▲ 남경원 기자.

[시사코리아저널/ 대구=남경원 기자] 천지에는 하나의 기가 있을 따름이나 그 하나의 기가 나눠져 음양이 생겨났고, 음양은 노소(老少)가 있어 그로인해 사상이 다시 나눠졌다고 한다.

동양철학인 역학(易學)에서 역(易)자를 파자해 보면 위에는 일(日), 아래는 월(月)이 된다. 일은 태양·낮·밝음·양 이라면 월은 달· 밤·어두움·음이라 하겠다. 즉 음양이 있다는 것으로, 사계(四季: 봄, 여름, 가을, 겨울)가 있고 사상(四象: 태음, 태양, 소음, 소양)의 체질이 있으며 삶의 과정(유년, 청년, 장년, 노년) 등 여러 형태의 사상이 있어 변화하는 것이다.

계사년을 지나 이제는 갑오년이 다가온다. 하늘 천(天)과 발(癶)이 합쳐진 계(癸)는 하늘에 올리는 거룩한 제사라는 뜻으로 뱀을 갈라 제사를 지내는 ‘악을 진멸하는 해’였다면, 갑오(甲午)년은 어떠한 의미가 숨어있을까?

십간(十干:甲乙丙丁戊己庚辛壬癸)은 하늘에 자리한다고 하여 천간이라 하고, 십이 지지는 땅에 자리한다고 하여 지지(十干: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라고 한다. 천지의 조화로 이뤄지는 것이 바로 60갑자이다.

‘하늘로 솟아 자라는 생명력을 머금은 나무’인 10간과 12지라는 12개의 가지라는 의미를 더해 ‘12가지 생명나무’로, 임금이 하늘의 근원(根源)에서부터 갈라진 땅(地)의 12기운과 하나 된다는 말도 있다.

그중 갑(甲)은 하늘의 첫째로 땅의 기운인 오(午)가 하나 된 60간지 중 31번째로, 갑은 청(飛)이므로 청마(飛馬)해로 불리기도 한다.

갑오(甲午)년은 하늘의 첫째이자 최상·일류의 기운(甲)이 땅의 거침없는 웅대한 말(午)에 올라탄 형국이다. 하늘의 영인과 땅의 천마가 하나되어 하늘을 나는 천마행공(天馬行空)의 빛이 온누리에 비취고, 천마의 발굽소리가 정치·사상·종교·인종을 넘어 온세상의 경종을 울리는 때가 바로 갑오년이다.

말과 관련된 고사성어 중 마이동풍(馬耳東風)이란 말이 있다. 귀는 머리에 있다. 머리된 자는 귀를 잘 기울여야 할 것이다. 바른 정치(政治)를 하고자 한다면, 정부(政府)로써 바른 치리를 하고자 한다면 말 그대로 마이동풍이 아닌, 국민의 충언과 비평의 소리를 바르게 들어야 할 것이다.

눈과 입 또한 머리에 붙어 있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눈으로 보고 그대로 입으로 전하는 것. 언론의 사명은 진실을 보도하는 것이며,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일이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혹은 어느 한 집단을 위해 편파적인 왜곡 보도를 한다면 분명 그 언론은 사장되고 말 것이다. 돈과 권력으로 진실을 잠시 감출 수는 있으나 영원히 감출 수 없으며 진실하지 못한 언론은 곧 그 불의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어느 누구라 할 것 없이 손과 발이 바쁘게 움직여야 할 것이다. 좋은 말은 채찍 그림자만 봐도 달린다는 말도 있다. 어느 직책에 있는 사람이라면 그 직무에 태만하지 않고 확실하게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각자에게 맡겨진 사명을 어디에서 어디까지 일해야 할지 민첩히 생각하고 공의공도(公義公道)로 처리하는 최선(最善)된 역군이 된다면 갑오년은 어느 때보다도 값진 해가 될 것이다.

새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2014년 고산(高山)의 천마(天馬)가 계사년의 세찬 바람을 가르고 푸른 해원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의 힘겨웠던 역경과 노고를 치유해 줄 푸른빛이 온누리에 가득한 갑오의 봄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남경원 기자  skaruds@g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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