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저널/ 김민선 기자] 얼마 전 17개월 된 남자 아이의 손이 베란다 문에 끼여 절단 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잠시 교사가 자리를 비운 사이 같은 방 아이들의 장난으로 손가락이 거의 절단돼 두 차례의 큰 수술을 받았다. 미닫이문의 안전장치가 없어 발생됐지만 베란다 안전장치에 대한 법 규정이 없어 과실의 경중이 가려지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아동은 신체 운동능력이나 지적 능력이 미성숙하므로 사고의 위험에 늘 놓여있다. 따라서 아동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부모나 교사의 관리, 교육기관의 안전시설 등은 필수 항목이다. 정부의 정밀한 어린이집 안전규정이 필요한 시점에서 시사코리아저널이 위협받는 아이들에 대해 알아봤다.

▲ 배란다 문에 끼여 17개월 아이의 손이 절단된 사고가 발생했다. (KBS 뉴스 캡처)

치솟는 물가에 맞벌이 부부가 늘고 있는 요즘, 믿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 찾기가 하늘에 별 따기다. 설령 찾았다 해도 대기 순번에 밀려 입학시기가 늦어지고, 뉴스로 보도되는 어린이집 사건 사고에 마음 조린 부모도 많다.

베란다 문에 끼어 아이의 손가락이 절단됐다는 뉴스와 화상 사고, 통학버스 교통사고 등 어린이집과 관련된 뉴스가 나올 때면, 한 번 더 챙겨보게 되는 것이 부모 마음이다.

그런 부모 마음도 모르고 아이들에게 폭언과 폭력을 쓴 보육교사와 원장도 있고, 아동학대를 몇 년 간 한 유치원도 있다.

부산의 어린이집 여교사는 아이를 때리고 강제로 밥을 먹이는 등 216차례 학대한 혐의로 구속 영장이 발부됐으며, 상한 음식을 먹이거나 훈육을 빙자한 폭력으로 아이를 상처 입힌 어린이집 원장도 처벌 받았다.

매번 이런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정부는 새로운 법을 내놓고 있지만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부산시는 어린이집 교사 원생 학대 방지 등을 위해 보육장학관제를 도입했었다.

‘부모들이 믿고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 운영방안’을 마련해 국면전환을 시도 했지만 시행 후 두 달 만에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했다.

허술한 관리·감독에 비난여론이 형성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매년 쏟아내는 정책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졌다.

이런 일 들이 되풀이 되자 보육시설, 교사, 원장, 부모간의 불신은 커져만 갔고, 어린이집의 신뢰는 땅바닥에 떨어졌다.

▲ CCTV가 설치된 국내 보육시설. (MBN 뉴스 캡처)

이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원장들은 모든 방에 CCTV를 설치해 24시간 녹화 및 부모가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아이들의 인격을 지키고, 부모의 불신을 단숨에 뒤 엎는 이 방안에 찬성하는 학부모들은 늘었지만, 정작 일하는 보육교사의 인권침해 논란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아이들의 안전을 지키자고, 교사의 인권과 사생활을 24시간 감시한다는 것이 일하는 보육교사의 입장에선 분명 좋은 일이 아닐 것이다.

누군가의 감시로 자신의 행동을 평가받는다면 아무리 인격 좋은 선생님이라도 화가 날 것이다. 떳떳하게 다 보여주려 CCTV를 설치하지만, 정작 가르치는 교사의 반대를 무시할 수 없는 게 현실인 것이다.

어린이집 CCTV 의무화를 강조하며 전국에서 처음으로 부산시는 설치비 절반을 지원하는 조례까지 만들었다. 그럼에도 국공립 어린이집은 30%, 민간 어린이집 설치율은 20%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실행여부를 놓고 여전히 대립중이다.

부모의 입장에선 자신의 아이를 볼 수 있는 CCTV가 설치된 유치원을 선호하게 되고, 그런 곳은 몇 달 씩 대기하며 자신의 아이 차례가 오길 기다린다.

극성맞다고 할진 모르나, 자녀가 거의 대부분 외동이므로 부모의 리즈를 정확히 파악한 어린이집이 인기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이런 의견을 종합해 보건복지부는 어린이집 운영 전반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고 보조금 부정수급, 아동학대 등 법령위반 사실을 공표하도록 한 ‘영유아보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국무회의에 의결 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부터 특별활동비 등을 포함한 보육비용, 급식현황, CCTV설치 여부 등 전국 각 어린이집의 자세한 정보도 학부모들이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아동 허위등록 등 부당한 방법으로 보조금을 타내다 운영정지나 시설폐쇄 처분을 받은 어린이집, 아동학대 자격이 정지·취소된 원장 및 보육교사의 명단이 지방자치단체·복지부·보육관련 기관 홈페이지·아이사랑보육포털 등을 통해 공표된다.

공개되는 어린이집에 관한 정보는 ▲기본현황 ▲보육과정 ▲보육비용 ▲예·결산 ▲영유아 안전·건강·영양 ▲어린이 통학버스 운영 등 6가지 항목으로 부모가 궁금해 하는 모든 내용을 담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내년 1월부터 어린이집을 선택하기 전에 부모들이 더욱 쉽고 빠르게 정보를 파악할 수 있고, 시설 운영의 투명성도 개선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당장 1월부터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기로 한 김 모 씨(30살)는 “자식 둔 부모로써 아이를 돌보는 선생님이 제대로 된 인격과 소양을 갖추길 원한다”며 “어린이집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면 내 아이를 선생님에게 믿고 맡길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 16개월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3도 화장을 입고 피부이식 수술을 받았으나, CCTV가 없어 정확한 사고경위를 거짓말 하는 등 학부모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MBN 뉴스 캡처)

근본적으로 이런 법까지 나온 이유를 따지고 보면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어린이집과 돈벌이 대상으로 아이를 이용한 어른들의 양심불량 때문일 것이다.

자질도 없는 교사를 채용하고, 허위로 아이를 등록해 정부 보조금을 타냈으며 사고가 났을 경우 책임을 회피하려고만 했다.

정확한 법적 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아 법망을 교묘히 빠져나가고, 다른 곳에 또 다시 어린이집을 운영하거나 교사로 재취업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되니 자녀를 가진 부모는 얼마나 애가 타겠는가.

자신의 아이에게 폭력을 행사해 다치게 만든 보육교사가 버젓이 다른 보육원에서 일하고, 상한음식을 아이들에게 먹인 것으로 추정된 보육원장은 3개월 자격정지와 운영정지를 받았을 뿐이다.

결국 잘잘못을 가릴 수 있는 정확한 근거를 찾기가 어려워, 생각보다 낮은 처벌만 받게 되는 것이다.

법의 허술함이 그대로 드러나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최근 4년간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사망사고가 41건에 달하지만 안전교육을 받는 보육교사는 미미한 수준이다.

보건복지부의 사망원인으로 통학버스와 교통사고가 3명씩, 36건은 원인도 밝혀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돼 충격을 주고 있다.

결국 어린이집에서 사고가나 아이가 죽더라도 증명할 방법이 없으면 원인미상이 되고, 처벌의 수준과 기준이 모호해져 버리는 것이다.

그러니 장소만 바꿔 어린이 집을 다시 운영하고, 다른 지역에서 보육교사를 할 수 있다. 자격정지와 취소를 받는 다 하더라도 개인이 운영하는 작은 보육원 같은 경우 불법이지만 저렴한 인건비에 그들을 쓰게 되고, 또 다시 아이들의 안전은 보장할 수 없게 된다.

어린이집 안전사고는 매년 2천 건 이상 일어난다.

현실은 이런데 보육교사 중 안전교육에 참여하는 비율은 3%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서 문제로 지적된다.

한 예로 안전한 어린이집 정부평가점수결과 화상사고가 났던 어린이집의 점수는 100점 만점에 94점으로 최상위 권에 속했고, 교사 부주의로 아이의 발톱이 빠진 어린이 집은 안전검사에서 만점을 받았다.

이런 결과를 놓고 볼 때 학부모가 아이를 어린이집에 믿고 맡겨도 되는지 노심초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물론 일부가 전부를 대변하진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넘어가기엔 사태가 심각한 수준이다.

연일 보도되는 어린이집 사건사고에 고민에 빠진 학부모들은 ‘육아공동돌봄’체를 결성하게 됐다.

공동육아로 이웃 간 품앗이를 통해 상부상조하는 자녀 양육을 선택한 것이다. 그들은 돌아가며 아이들을 교육하고 정보를 공유한다. 부모이기 때문에 아이들을 편견 없이 대하고, 바른 먹거리와 안전을 책임진다.

현행 어린이집의 관행을 탈피해 부모교육 중심으로 아이와 돌봄이들의 관계가 형성되므로 훨씬 안정적 이다.

오로지 자신을 둘러싼 가족만 신뢰할 수 있는 존재로 믿고 자랐던 핵가족제도속의 아이들에서 탈피해 공동체의식을 키우고 또래관계도 형성해가며 소사회를 배워나간다.

이웃간 소통과 교감 속에서 맞벌이하는 부모도 믿고 맡길 수 있는 장소로 인식돼 공동육아나눔터가 급작스럽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학습 품앗이와 사회성 및 공동체 의식 함양 등 자녀가 올바르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어린이집보다 안전하고, 평등의 구조 속에서 너도나도 친구가 될 수 있는 이곳이야 말로 어린이집을 대체할 수 있는 장소로 여겨진다.

그러나 자칫 교육장소가 아닌 놀이공간으로 인식될 우려도 있어 구분의 방법이 필요할 것이란 지적이다.

물론 이곳에서 생활하면 아이들이 폭력을 당하는 일도, 유통기한이 지난 불량음식을 섭취할 일은 없다. 그러나 재능기부로 이뤄지는 교육이 전문성을 가지지 못하므로 인지교육에 대한 불안감은 떨칠 수 없다.

또한 좋은 이웃을 만나지 못함에 대한 부담도 작용한다. 아름아름 한데 모여 공동육아돌봄을 진행한다 해도 천길 물속은 알아도 사람 속은 모른다 하지 않았던가.

다 같이 생활해 친하다 하더라도 좋고 싫음을 인지할 나이가 된 아이들의 태도 돌변은 예상 범주 안에 넣어야 될 것이다.

비용문제만 해도 정부의 지원이 전혀 없기 때문에 개인 사비가 생각보다 많이 쓰이게 된다.

이러한 부작용을 가지지만 여전히 공동육아돌봄에 대한 관심은 높다.

유치원이나 보육교사에게 엄마의 역할을 바라는 부모의 욕심이 충족되는 곳이며, 무엇보다 자신이 참여해 아이를 돌보니 맞벌이 부부들에게 아주 인기가 좋다.

결국 맞벌이를 해야 하는 사회구조 속에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 찾기가 힘들어지자 공동육아돌봄이 등장한 것이다.

어떻게 보면 제도의 문제점에 새로운 탈출구를 만든 것이지만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한다.

어린이집 사건 사고와 폭력이 줄어들지 않으면 공동육아가 늘어날 것이다.

다람쥐 쳇바퀴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뤄지는 상관관계 속에서 아이들의 안전을 지킬 수있는 최소한의 보호방편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민선 기자  sun2586@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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