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코리아저널 김민선 기자.

수서발 KTX 운영회사 설립을 저지하기 위해 시작한 파업은 철도민영화 전단계라는 노조 측 주장과 그것과는 무관하다는 코레일 측 의견으로 팽팽한 기 싸움 중이다.

이번 파업을 불법으로 정해 강경 대응하고 있는 코레일과 노조의 갈등은 더욱 깊어만 갈뿐 해결의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새마을, 무궁화, 누리로 열차 운행은 평시 대비 60%로 감소됐고, 화물열차 운행도 30%대로 떨어졌다. 코레일은 7608명이나 되는 조합원을 직위해제 시켰고, 노조는 이사진 12명을 서울중앙지검에 배임혐의로 고발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서로 물고 뜯는 치열한 공방만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파업이 장기화됨에 따라 수도권 전철과 통근열차 운행도 비상이 걸렸고, 화물운송 차질로 시멘트·레미콘 업체들의 타격도 이만저만 아니다. 이 상황에 열차 사고까지 났으니 물류대란도 이제 남의 이야기가 아니게 됐다.

결국 이 사태가 장기화로 접어들면 레미콘 공장과 건설현장이 모두 멈추는 도미노 파장이 진행되고, 그 피해는 국민이 고스란히 받게 되는 것이다.

갈등의 불씨는 수서발 KTX 노선의 분리 운영 때문이다.

내년 말 개통하는 이 노선은 출발역만 다를 뿐 기존 경부·호남선과 중복노선으로, 신설되는 수서발 KTX를 기존 노선과 경쟁시켜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정부의 생각으로 추진됐다. 하지만 승객수요가 달라 경쟁의 효율성자체가 의문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어 실효성에 문제가 제기 됐다.

또한 정부는 이번 기회에 코레일의 독점체제를 깨고 방만한 경영을 손보겠다는 속내도 담았지만, 별도의 자회사로 세금을 낭비하며 퇴직 공무원 자리를 만들려는 속셈이 아니냐는 비아냥도 쏟아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아마도 민영화에 대한 시각차이일 것이다.

정부는 ‘철도 민영화는 있을 수 없다’고 하지만 노조는 ‘자회사 분리운영 자체가 민영화의 서전 포석’이란 입장이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이 같은 불신은 이명박 정부가 경쟁체제를 앞세워 철도 민영화를 추진한 것 부터며, 거기에 동조한 코레일 사장의 결정이 이번 사태에 불을 지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시대적 흐름을 반영해 코레일도 변화가 필요했다”며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안을 통과 시킨 이사회에 철도노조가 반발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보는 이의 시각에 따라 철밥통을 지키려는 집단이기주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움직이는 그들이 지키려고 한 명분은 무엇이며, 파업의 이유에 귀 기울여줘야 할 것이다.

의견을 조율하고 합의점을 찾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소유될 진 아무도 모른다.

누구의 말이 옳다고 편들 수도 없는 입장에서 어떤 것이 국민을 위한 길이며 철도 이용에 더 효율적일지 판단해 봐야 될 것이다.

더 이상 국민을 볼모로 자신들의 편익만 위해 싸우지 않길 바라며, 누구하나 죽어 결론나지 않길 기도할 뿐이다.

어쨌든, 이번 사태가 별탈없이 빠른 시간 안에 마무리되면 좋겠다.

김민선 기자  sun2586@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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