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저널/ 이준형 기자］인간이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의식주의 문제일 것이다. 그 중에서 음식은 생명과 직결되는 것으로 삶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것이다. 과거에는 목숨을 연명하기 위한 수단으로 음식이 기능을 해왔다면 생활수준이 높아진 요즘에는 한 가지를 먹더라도 건강에 도움이 되는 영양 많고 맛있는 음식을 선호한다. 단순히 허기를 채우기보다는 양질의 음식을 먹고자 하는 욕구가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음식과 관련된 사업이 증가했고, 관련된 업종에 종사하는 인구도 꾸준히 늘고 있다.

■오늘의 ㈜경북외식산업이 있기까지

지난 10일, 경북 포항시 남구 인덕동에 위치한 ㈜경북외식산업을 찾아 김호연(56세) CEO를 만났다. 회사에 들어서자 준수한 외모에다 인상이 선해 보이는 김 대표가 반갑게 맞았다. 인터뷰 내내 김 대표의 밝은 모습과 편안한 말투 덕분에 쉽게 편안해질 수 있었다.

▲ (주)경북외식산업 김호연 사장.

㈜ 경북외식산업은 1992년 4월 포항캐터링서비스라는 상호로 사업을 시작한지 현재 25년째 포항지역에서 운영하고 있는 토박이 중소기업이다. 캐터링서비스란 전문위탁경영업을 말하는데 한국에서는 김 대표가 처음으로 도입해서 사용했다고 한다.

외식산업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현대제철(구,강원산업) 후생과장 재직 시 업무 차 일본에 10일간 출장을 간 적이 있었는데, 그곳에 머물면서 일본의 외식산업을 두루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80년대 중반이었던 당시의 일본기업이나 관공서는 식당을 직영으로 운영하는 회사가 없었고, 99%가 전문업체에 위탁운영하고 있었으며, 직영이나 친인척이 회사를 직접 운영하는 경우가 드물었다고 한다. 그 당시에 김 대표는 일본의 음식산업이 우리나라보다는 50여 년 정도 앞섰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지난날을 회고했다.

김호연 CEO는 “주어진 하루를 삶의 마지막 날이라는 생각으로 그날그날 최선을 다하면서 살아간다”고 말했다. 또한 “믿음으로 사업을 경영하고,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 살아간다”면서 유쾌하게 웃었다. 김 대표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하루하루 땀방울을 흘리며 살아가는 삶의 모습을 읽을 수 있었다.

■내일을 향한 힘찬 도약

▲ 깨끗한 위생시설에서 생산하는 각종 도시락.

최근 우리사회의 화두인 친환경에 걸맞는 음식을 제공하려면 우선, 양질의 맛과 함께 건강을 생각하는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그렇게 하기위해 HACCP(위험요소중점관리시스템)의 허가를 식약청으로부터 득하려고 준비 중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사업을 이루기까지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의 힘든 과정이 있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김 대표는 1992년 현대제철(구,강원산업) 퇴직과 동시에 외식산업을 포항에서 처음으로 시작했다. 당초 자신이 생각한 예상대로 철강공단의 많은 회사로부터 위탁경영을 받아 승승장구를 거듭했다.

하지만 IMF가 터지기 1년 전에 경험이 없었던 서비스 사업에 친구의 말을 듣고 뛰어들었다가 곧바로 IMF를 맞으면서 완전히 망했다. 힘들여 7년 동안 이루어 놓은 성공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었다.

사업에 실패하자 죽으려고 했지만, 가정을 둔 가장으로서 그마저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남은 전 재산이라고 낡은 티코 소형차 한 대 뿐이었다. 모든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그는 그동안 있었던 모든 일을 잊고, 다시 재기하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도전에 도전을 거듭했다.

다행히 초·중·고교시절 운동으로 다져진 체력 덕분에 힘든 줄 모르고 일에 몰두할 수 있었다고 한다. 욕심을 버리고, 일을 하면서 벌어들인 것에 대해서는 내 것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을 정도로 모든 것을 직원과 함께 나누었다고 한다.

회사를 전문 경영인에게 물려주고 깨끗하게 퇴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 김호연CEO의 하루 일과는 새벽 3시 50분에 회사로 나와 손수 운전하여 직원들을 출근시킨다고 한다. 이른 아침에는 시내버스가 다니지 않기 때문에 택시를 타고 다녀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어주고 경제적으로도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직원들과 함께 회사에 도착하면 출근 체크 후 죽도시장을 방문하여 당일 사용할 물품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신선한 식재료를 직접 구매한다. 식재료로 구매가 끝나면, 회사에 들어와서 당일 처리사항 결재, 직원회의, 현장업체 방문, 손님과의 만남 등으로 하루 일과가 바쁘게 진행된다.

▲ (주)경북외식산업 전경.

■CEO의 성장과정과 힘들었던 시절

교육자 집안에서 성장한 김 대표는 초·중·고교 시절에는 축구선수, 육상선수, 테니스선수 등의 경북도 대표 운동선수로 줄곧 활약했다. 부모님께서는 운동보다는 공부하기를 원했다고 한다.

지천명을 넘긴 지금도 학창시절에 부모님께서 운동에 관심을 조금만 가져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현대제철(구,강원산업)에 입사해서 직장생활을 시작하게 된 동기도 경북도 대표 선수로 활약한 테니스 선수의 경력 때문이었다. 당시 강원산업 회장님께서 즐기시는 테니스 파트너로 스카웃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살아오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IMF를 맞아 힘들게 이루었던 사업이 부도났을 때보다 1980년 12·12사태가 일어나던 날, 동네에서 신사임당이라고 불렸던 사랑하는 어머니께서 돌아가실 때였다고 말한다. 그

당시에는 철없는 학생으로서 경제적으로 어머니를 힘들게 하신 아버지를 많이 원망했다고 한다. 당시 아버지께서는 고등학교 수학 교사로서 재직하시면서 박봉을 받아 가정에 보태기 보다는 오직 생활이 힘든 고학생들만 돌보면서 제자들 생각만 했다.

그 당시 김 대표의 부친이 아끼고 돌봐주었던 많은 제자 중 한 사람이 전 이명박 대통령이었다고 한다. MB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나서 청와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아버지께 편지를 보내왔을 때 비로소 아버지의 깊은 마음을 알게 됐다고 한다.

김 대표는 살아 계실 때 모친께서 늘 들려주시던 유훈을 평생 잊지 못하며 산다고 말했다. 유훈 중에는 ‘은혜를 평생으로 잊지 마라’, ‘수원은 일시라도 두지마라’, ‘어버이에게 효도하라’는 세 마디라고 했다.

아버지께서는 평소에는 인자하시다가도 잘못을 하면 엄격하시기로 소문난 분이었다고 한다. 아버지께서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남들을 힘들게 하지 마라’, ‘항상 이웃과 같이 해야 한다’고 늘 말씀하셨다고 한다.

부모님의 말씀을 지금도 늘 기억하면서 살다보니,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보면 그냥 있지 못한다. 주변 사람들이 “김 사장은 마음이 너무 좋은 게 탈이라는 소리도 가끔씩 듣는다”며 활짝 웃었다.

포항시 북구 용흥동에서 태어난 김호연 CEO는 40대에는 정치에도 관심을 가진 적이 있어, 무소속으로 시의원에 출마해서 낙선하기도 했다. 청년회장, 자율방범대장, 빙위협의회원, 새마을금고 감사 등 동(洞)의 자생조직단체에 가입하여 동네를 위해서 많은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지금도 푸른 포항 21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살아오면서 특히 기억에 남는 일은 초창기 캐터링서비스를 운영할 때 불우이웃 20곳을 선택하여 5년 동안 무료로 급식배달 봉사를 했던 것이라고 한다. 또한 포항시에서 운영하고 있는 ‘행복한 가게’ 봉사요원들에게 2년간 식사를 제공했던 일, 해양과학고 운영위원장을 맡으면서 ㈜경북외식산업 명의로 장학금을 꾸준하게 지급했던 일 등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요즘에 와서 보람을 느끼는 일 중의 하나는 외식산업을 하다 보니 동사무소나 보건소를 통해 EM 만드는 재료를 공급하는 것이 솔솔한 재미라고 말했다.

■미래의 꿈이자 포부

현재 ㈜ 경북외식산업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은 20여 명으로 모두가 사장과 직원 구분 없이 한 가족처럼 지내고 있다.

그의 꿈은 지금보다 나은 최고의 음식을 연구해서 위탁업체에 제공하는 것, 전문 경영인을 찾아 사회적 기업으로 키울 인재를 키우는 것, 자신을 낮추고 함께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을 위한 섬김의 CEO가 되는 것, 회사 경영에서 손을 떼고 자연인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5년 이내에 사회적 기업으로 키워 뛰어난 경영자에게 회사 경영을 맡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가족이 아닌 전문경영인을 영입하여 경북외식산업이 소재하고 있는 인덕동 주민들과 함께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게 남은 포부라고 말한다. 더 나아가 욕심을 부린다면 농촌에서 흙냄새를 맡으며 농사를 지으며, 소박하게 살면서 보내는 것이 마지막 꿈이자 소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날 일은 그날 마무리 하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업무가 끝나는 동시에 그날 일은 모두 잊어버린다고 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56년의 세월을 살아오면서 한 곳에 머물러 본 적이 없었다는 그의 말 속에서 도전정신, 집념의 사나이라는 두 단어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한 번 마음먹은 일은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비록 가족들이 힘들더라도 그대로 있지 못한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죽을 고비를 4번이나 넘겼다고 말하면서 남은 인생은 덤으로 주어진 것이기 때문에 마음을 내려놓고 산다고 웃으면서 말한다. 같이 일하는 직원들과 사장과의 격의 없는 대화, 언제 어디서나 대화할 수 있는 회사 분위기가 서로간의 막힘이 없는 소통을 만들게 한다면서, 직원들은 ‘뒤끝이 없는 게 우리 사장님의 장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 대표의 트레이드마크는 작업복과 꾹 눌러쓴 중절모다. 이른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일을 하다 보니 멋을 낼 시간이 없다고 한다. 짙은 색의 작업복만 입으면 상갓집부터 시장, 회사 등 모든 곳을 편하게 다닐 수 있다면서, 양복을 입어본지가 5년이 넘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필자와 함께 인덕동 제2공장(대지 150평, 건물 3층)을 둘러보면서 고되고 힘든 작업 속에서도 항상 웃음을 띠고 있는 직원들의 모습에서 밝은 미래를 볼 수 있었다.

2013년 12월 현재, ㈜경북외식산업은 제1공장(중앙동 소재), 제2공장(제철동)을 운영하고 있으며, 학교급식 3개소, 기타업체 13개소에 단체급식을 위탁 경영하고 있는 내실 있는 회사다.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하여 지역경제에 일익을 담당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준형 기자  iptv828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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