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우근 편집위원.

옛날처럼 임금의 혀끝과 손가락 끝에서 모든 것이 시작되고 끝나는 세상이 아니고, 행정, 입법, 사법의 삼권분립으로 운용되고 있는 민주사회에서 1년 365일 날마다 벌어지고 있는 우리들의 정치는 어떠한가? 오랜 세월 박근혜의 시대를 열망하며 지지해온 촌부 관점에서 보면,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처럼 좀 더 정직하고 미래지향적인 젊은 인재들을 국정을 끌어가는 마부로 발탁하여, 구태의연한 국정을 과감하게 개혁 개선시키지 못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에 실망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작금 국정원의 선거 개입 의혹을 두고 국회와 길거리에서 벌어지고 있는 작태들을 보면, 과연 박근혜 대통령을 탓할 일인지 의문이다. 급기야 정치에 간여하지 말아야할 종교인들 즉, 일부 몰지각한 신부들과 승려들 목사들이 마치 세상의 모든 것을 다 아는 전지전능한 신처럼 행세하면서, 국가의 정치를 훈계하고, 법이 해야 할 유무죄를 판단 심판하며,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의 퇴진을 주장하고 나섰는데, 과연 사람의 자궁에서, 사람의 자식으로 태어나, 사람으로 살고 있는 그들이, 그러할 자격이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굳이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라는 공자의 말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오늘날과 같은 민주사회에서 국가의 녹을 먹고 사는 공직자들은 투표소에서 투표로 자신의 의사를 말할 뿐, 모든 선거에서 엄정중립을 지켜야 하는 것이 법률로 정해져 있고, 어떠한 경우일지라도 종교가 정치에 간여해서는 안 되는 것이, 문명한 인류의 불문율인데, 안타깝게도 언제부터인지 우리사회는 이 원칙과 도리가 지켜지지 않은 막장사회가 돼버렸다.

야당과 탐욕에 눈먼 사이비 종교인들은 연일 대통령을 향하여 온갖 막말들을 쏟아내며, 특검을 요구하고 국회의 정상화를 촉구하고 있는데, 삼권분립이 엄중한 민주주의 국가에서 행정부의 수장일 뿐인 대통령이 무슨 힘으로 국회의원들을 부릴 것이며, 무슨 재주로 사법부의 판단에 관여할 수가 있겠는가? 대통령으로 하여금, 독립된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을 종 부리듯이 좌지우지 하고, 공정해야할 사법부의 판결에 관여하라고 강요하고 있는 것 자체가 반민주적인 발상이다.

국가기관인 국정원이 대선에 개입한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지만, 그 유무죄의 판단은 사법부가 하는 것이고, 그 결과 박근혜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다면, 그에 따른 책임을 묻는 것 또한 우리 국민들이 하는 것이지, 성당의 신부와 사찰의 승려들이 하는 것이 아니며, 결코 해서도 안 되는 일이 이것이다. 고로 어쩌면 지금의 민주당은 새로운 정치를 갈망하고 있는 국민여론에 침몰하여 정치사에서 소멸될지도 모른다. 국가기관인 국정원이 대선에 개입한 것은 잘못된 일이다.

종교가 정치에 개입하는 일은 더욱 잘못된 일이다. 우리들이 겪고 있는 모든 부정부패와 그에 따른 몸서리쳐지는 고통들은 교회와 사찰을 의지하고 살아가는 이 땅의 성직자들이 부정하고 부패해버린 까닭이다. 국민들은 정쟁 보다는 민생을 살펴 달라하며, 국회의원들에게 애원하고 있다. 삶의 무게에 지쳐 자살을 하고 힘겨움에 지쳐 슬픈 눈물을 흘리고 있다. 그대들은 알고 있는가?

필자의 생각은 이러하다. 종교라는 허울을 쓴 성직자들이, 하는 일 없이 밥이나 축내면서, 냄새나는 똥주머니만 찾아다니는 어리석은 파리들처럼, 사리사욕만을 탐닉하며 부정하고 부패해버린 종교가 세속의 정치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 정치가 종교를 도구로 이용해서도 안 된다. 돌아가라.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라. 돌아가서 자신들의 직분에 성실히 임하라. 공연히 수고스럽게 세치 혀를 놀리지 마라. 박근혜 대통령을 탓할 일이 아니다.

이우근 편집위원  lwk13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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