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명신 전 주월사령관.

고인은 황해도 곡산에서 1926년 11월 27일 항일운동가인 아버지와 독실한 기독교인인 어머니 사이에서 출생했다. 1949년 육군사관학교 전신인 조선경비사관학교를 졸업하고(육사 5기에 해당) 이듬해 6.25전쟁에 소위로 참전했다.

당시 ‘백골병단’이라 불리는 게릴라부대를 이끌고 북한군 점령지를 돌며 후방교란 작전을 펼쳐 전과를 올렸고 이후 8사단 21연대 1대대장으로 북진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 후 미국에서 선진 군사학을 배우기 위해 유학길에 올랐고 1953년에는 미육군보병학교를 졸업했다.

고인은 1961년 5사단장으로서 박정희 당시 육군 소장이 주도한 5.16 쿠데타에도 가담해 국가재건최고회의에 참여했고, 육군본부 작전참모부장을 거쳐 1965년 주베트남 사령관 겸 맹호부대장에 임명됐다.

이후 1969년 4월까지 3년8개월간 베트남전에 참전한 한국군을 지휘했다. 주민들에게 고립돼 약해진 적을 우세한 병력과 화력으로 섬멸한다는 새로운 전술개념을 도입해 상당한 전과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에서 돌아온 뒤 육군 2군사령관을 지냈으며 1972년 박 전 대통령 유신에는 반대했고 같은 해 중장으로 예편했다.

고인은 5.16 쿠데타 가담 이유에 대해 “깡패가 국회를 점령하는데도 어쩌지 못하는 정부를 보고 쿠데타가 아니면 끝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최근 언론에 밝히기도 했다.

고인은 6.25전쟁과 베트남전에서 세운 공로로 태극무공훈장, 충무무공훈장, 화랑무공훈장, 을지무공훈장 등 훈장을 받았다. 국외에서도 베트남 최고2등훈장, 미국 공로훈장, 대만 공로훈장, 필리핀 명예훈장, 태국 왕관훈장, 브라질 문화훈장 등 다수 훈장을 받았다.

예편 후에는 스웨덴ㆍ그리스ㆍ브라질 대사를 역임하는 등 외교관으로 활동했고 대한해외참전전우회 명예회장, 베트남참전유공전우회 회장, 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 명예회장 등을 역임했다.

1980년대에는 하버드대 버클리대 등 미국과 일본 대학에서 연구활동에 매진하기도 했고, 이후 군 원로로 활동했다. 베트남전 당시 베트남에 태권도를 보급하는 등 태권도에도 관심이 많았고, 초대 태권도협회장을 역임했다.

고인은 이처럼 6.25전쟁과 베트남전에서 용맹을 떨친 군인이자 외교관, 체육인으로 기억된다.

저서로는 회고록인 ‘베트남전쟁과 나’를 비롯해 ‘사선을 넘고 넘어’, ‘`하나님, 나의 하나님’ 등이 있다. 유족으로는 부인 문정인 씨와 1남2녀가 있다. 장례는 육군장으로 치러지며, 28일 발인을 거쳐 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0호실. (02)3010-2631.

김용수 기자  yskim0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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