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저널 박주리 기자] 전 세계적으로 평화에 대한 관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구촌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반도의 평화 통일에 대해서도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고 이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 중 하나로 ‘기독교계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세계교회협의회(WCC) 10차 총회가 지난 10월 30일부터 11월 8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렸다.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총회가 한국에서 열리는 만큼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WCC는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세계의 교회와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힘과 정부권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남북한 국민을 재통일시키고 화해시킬 영구적이고 지속 가능한 정의로운 평화를 추구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한국의 통일과 평화를 외쳤던 WCC가 과연 한국 교회에 남긴 것은 무엇일까?

WCC 총회가 부산에서 열리기로 확정된 순간부터 이를 반대하는 보수 개신교단과의 분쟁이 끊이지 않고 일어났다. 총회를 개막한 날 부산 벡스코 현장에는 WCC부산총회 반대운동연대 2만여 명의 시위가 진행돼 ‘인류의 평화와 화합’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혼란스러웠다.

또한 이러한 반대 세력을 저지하기 위해 WCC는 외부인을 철저히 통제하며 그들만의 축제를 치러 화합과는 반대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종교가 화합하지 못한다면 결코 평화 통일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인류 역사를 통해서 알 수 있다. 지구촌의 역사를 살펴보면 시대마다 전쟁이 끊이지 않고 일어나는데, 전쟁의 대부분은 종교간 이념의 갈등으로 시작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종교가 화합함으로 말미암아 전쟁을 막을 수 있고 그로 인해 평화를 이룰 수 있게 된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한반도에 앞서 사회적 이념과 대립을 종교로 이겨내고 통일을 이룬 나라가 있다. 바로 독일이다. 우리는 독일 통일의 과정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독일은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1990년 10월에 통일을 이뤘다. 독일은 무력 통일이 아닌 평화 통일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많은 나라의 본보기가 되고 있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 바로 동·서독 교회였다.

사회적 이념과 갈등으로 분단된 상황에서도 통일을 이끌어 내기 위해 동·서독교회는 ‘평화의 기도회’를 실시했다. 평화를 바탕으로 해 동·서독교회가 끊임없이 교류하고 협력한 것이 통일의 원동력이 된 것이다.

1983년 옛 동독 라이프찌히의 니콜라이교회에서 시작했던 ‘월요 기도모임’은 전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게 해 촛불기도행진으로 발전하면서 통일을 이뤄내는 큰 불씨가 되기도 했다.

결국 정치적·사회적 이념 대립과 갈등관계 속에서 이 모든 것을 뛰어넘어 하나가 되게 하고 평화 통일을 이루게 된 데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종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한민국의 종교계 역시 한반도 통일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 중 독일 통일을 불러온 동독 라이프치히 니콜라이교회의 ‘월요 기도모임’을 본 따 ‘통일광장기도회’라는 이름으로 서울역 광장에서 기도회가 시작됐다.

‘북한구원 통일한국’을 위한 ‘통일광장기도회’는 2011년 10월 31일에 시작해 국내외 25개 도시에서 진행했고 올해로 2주년을 맞았지만 독일의 경우처럼 전 국민이 화합하는 촛불기도행진으로 발전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입으로는 평화와 화합을 외치면서 타종교와의 화합은 고사하고 기독교 안에서조차도 권력과 세력다툼으로 분쟁과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면, 이것이 어찌 통일의 불씨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진정으로 한반도의 통일과 평화를 원한다면 먼저 각 종교 안에서 하나가 되고, 더 나아가서 모든 종교가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평화 통일에 대한 불씨를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봐야 할 일이다.

박주리 기자  pjl11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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