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저널/경남=김용수 기자］사천시민 60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지난 17일 오후 3시부터 사천시청 광장에서 개최된 사천정명 600주년 기념행사' 장을 찾은 김모(76．벌리동)씨는 초청장을 받고 갔으나 앉을 자리가 없어 추운날씨속에 3시간을 오돌오돌 떨다 왔다며, 불쾌한 감정을 억누루지 못했다.

▲김용수 기자

그는 오후 3시에 시작될 축하공연을 보기 위해 무대 앞쪽 빈의자에 앉으려는데 담당 공무원이 "정해놓은 자린데 앉으면 안된다" 고 해 쫒겨나와 앉지를 못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런데 오후 3시가 되자 초청가수들이 차례로 나와 가요곡을 목청껏 뽑는 동안 국내외 및 지역 이른바 'VIP' 라 불리는 인사들이 간부공무원들의 안내를 받으며, 입장해 관람석 한 가운데 맨 앞줄에 차례로 앉아 모두 채웠다.

바로 뒷 줄에는 전직 공직에 몸담았던 분들이나 지역사회서 소위 '방귀' 깨나 뀐다는 인사들이 주류로 자릴 독차지 했다. 그런데 관람석 양옆과 뒷쪽으로는 나이많은 노인들이 추운날씨에도 불구하고, 구부정한 자세로 서서 추위에 떨고 있는 모습은 안쓰러웠다.

더욱 가관(可觀)인 것은 내빈소개를 하면서 무려 45명을 하나 하나 호명하며, 그 분들의 전 후 치적을 나열 하는 등 북치고 장고치는 구태의연을 보였다. 또 지난 21일 있은 사천읍시외버스터미널 기공식 때도 사회자가 사천지역 'VIP' 25명을 호명, 소개한데 이어 정만규 사천시장과 최갑현 사천시의회 의장 축사에서도 하나같이 이들의 이름을 들먹이며, 공치사 했다.

이에 대해 한 참석자는 "예전엔 각종 행사 때 많은 시간을 할애했지만, 이제는 빠르게 변화의 물결을 따라 행사 진행도 변화 돼야 한다"며 "좋은 것은 받아들이고, 없앨 것은 과감하게 버리는 상생의 행정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매년 각종 행사마다 국회의원과 시．도의원들이 약방 감초처럼 참석해 있는 것도 목불인견(目不忍見)으로 비쳐진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는 참석은 하되 축하해 주는 것으로 끝나야 하고, 인사말로 인해 시간을 낭비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날 기공식에 참석한 김모(46. 사천읍)씨는 "수산관광도시 품격에 걸맞은 시민소통 위주의 배려와 공감의 의전 체제로 전환해 약자 편의 위주의 행사가 돼야 한다"며 "전국 많은 시．군에서는 모든 행사를 정시에 시작해 30분 이내 끝내고, 지정좌석제를 폐지하거나, 앞줄에는 노약자나 수상자 등 을 앉히고 소위 "VIP" 는 맨 뒷쪽에 앉거나 또는 좌율좌석제로 전환하고 있다"고 일침했다.

김용수 기자  yskim0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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