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코리아저널 김민선 기자.

우리나라의 보험금 누수액은 연간 3조 4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즉 국민 1인당 7만원 꼴의 돈을 더 내는 셈이다. 작년 기준 보험사기에 가담한 자만 8만 3000명이 넘고 금액은 4500억 원에 이른다.

불안한 경기 속에 일부 양심 없는 사람들이 보험금을 노려 가짜 환자행세를 하고, 병원도 가세해 허위 진단서를 만들어 준다. ‘나이롱환자’라고 불리며 별 다른 증상이 없는데도 병원에 머무르고, 병원 측은 입원수가를 타내기 위해 모른 척 눈감아줬다.

자신은 물론 부모와 형제까지 동원한 가족단위 보험 사기범들이 등장했고, 자신의 친딸을 하반신 마비로 만든 비정한 엄마도 있었다.

몇 십개의 보험을 들어놓고 돌아가며 사고를 당하고, 직접 자신의 몸을 다치게 하는 경우도 발생했으며, 심한 경우 죽음에 이르기도 했다.

경기침체의 여파로 사회복지 상황이 악화되자 은퇴 후 소득이 없는 경제적 빈곤 노년층이 가담한 보험사기가 늘고, 10대부터 2~30대가 모인 자동차 전문 보험사기단도 등장했다.

보험사기를 다룬 영화가 나왔을 당시 사람들은 코미디영화 쯤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해를 더하면 더할수록 보험사기는 지능화됐고, 단위가 커졌다.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에 이르자 보험사는 자체적으로 조사단을 꾸렸고, 정부 합동 보험범죄전담대책반이 생기기도 했다. 그러나 보험설계사가 가담한 보험사기 범죄는 더 늘어났고 피해액도 예전에 비해 훨씬 커져다.

자신이 판매한 보험에 대해 잘 아는 설계사들의 주도로 이뤄진 보험사기는 수법이 교묘해 범죄사실을 밝히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지능형으로 바뀌는 보험사기의 유형에 따라가지 못하는 대책반도 문제가 있지만, 다른 범죄에 비해 적발이 쉽지 않고 고의성을 입증하기 어려워 더 문제가 된다.

자신의 몸을 담보로 저지르는 어처구니없는 범죄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지만 오죽했으면 이런 것 까지 하나 싶어 측은함마저 든다.

이런 범죄는 경제가 어려울수록 늘어난다.

먹고살기 막막해 자신의 몸을 활용하는 것이지만, 돈과 맞바꾼 생명이 과연 올바른 삶을 살아갈 수 있을 지 의문스럽다.

돈의 노예로 모든 것이 돈에 의해 결정되는 지금, 사람들의 꿈은 돈을 많이 버는 것에만 치중 됐다. 자신의 꿈과 행복을 돈에 팔아버리고, 무조건 돈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니 안타깝다.

이런 삶이 과연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 까.

물론 돈이 없으면 누릴 수 있는 행복의 폭이 줄어든다. 여가를 즐기고, 맛있는 것을 먹는 것 역시 돈이 없으면 불가하다. 하지만 자신이 가진 것에 행복함을 느끼고,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한다면 돈은 자연스럽게 들어오는 것은 아닐까.

보험사기의 결말은 병든 몸과 사회에서 격리된 감옥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자신의 몸을 좀 더 소중히 생각하고, 올바른 가치관 확립으로 보험사기 같은 범죄가 줄어들면 좋겠다.

김민선 기자  sun2586@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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