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우근 편집위원.

현 장관은 '파티는 끝났다'며, 일부 공기업은 감당할 수 없는 부채에도 불구하고, 과다한 복지, 철밥통 등을 지적하며 민간 기업이라면 감원의 칼바람이 몇 차례 불고, 사업 구조조정도 수차례 있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공기업 부채는 2008년부터 최근 5년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 6월 감사원 발표를 보면 한국전력, 토지주택공사(LH), 도로공사, 석유공사, 수자원공사 등 9개 주요 공기업의 부채는 2011년 말 284조원으로 2007년 말 128조원과 비교해 121% 증가했다. 하지만 부채가 왜 증가했는지, 따져보면 정부도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정부주도의 대형국책 사업에 공기업들이 경제성 검토 보다는 울며 겨자 먹기로 참여하면서 부채는 눈덩이처럼 쌓였다.

자원 자주개발률을 높인다며 정권 내에 가시적인 성과만을 고집, 해외사업에서 많은 실패를 보았다. 전기나 가스 요금을 책정하는데 있어 연료비가 큰 폭으로 증가해도, 정부는 정권의 눈치만 보며 요금인상에는 인색했다. 이래놓고 이제 부채가 많다고 공기업을 쥐어짜는데, 스스로는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공기업은 정부로부터 강력하게 예산 및 인원 통제를 받는다.

공기업의 부채 문제는 현재 얼마인가도 중요하겠지만, 왜 발생했는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정부는 공기업들이 경영혁신을 통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도와주고, 방만 경영에 대해서는 매섭게 채찍을 들어야 갰지만, 지나친 간섭은 배재해야하며 장기비전을 갖고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주는 것도 중요하다.

지난 2009년 10월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의 통합으로 탄생한 LH공사는 주택 공급, 신도시 개발, 국토 관리 등을 주요 업무로 하고 있다. 문제는 LH공사가 그 운영에 있어 수차례 여론의 질타를 받아왔다는 점. 이러한 가운데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또다시 방만 운영 실태가 대중에 노출돼 논란이 예상된다.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이 LH공사로부터 넘겨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LH공사는 보상 후 장기 미착공 지구에 투자된 사업비 13조4675억원, 택지조성 후 미매각토지 30조31억원, 판매 연체금 2조8797억원으로 총 택지사업 미회수 금액이 46조350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LH공사측의 사태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마련 해명에도 불구하고 방만 경영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그도 그럴 것이 LH공사의 경영 실태에 대한 비난 여론이 형성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같은 LH공사 청사 신축 계획으로 인해 논란이 불거졌다. LH공사는 대표적 부채 공기업이라는 불명예의 주인공이다.

지난 2007년 LH공사 부채는 66조, 그러나 MB정부 이후 LH공사의 부채는 72조원이 증가해 현재 약140조의 부채를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부채를 부채로 갚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됐다는 것. LH의 하루 이자 지불액은 100억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에 호화청사 논란이 불거졌고 급기야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택지사업 투자비 미회수 현황 실태가 고스란히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LH공사는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난 4년간 임원 급여를 30%나 인상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 교통위원회 소속 민홍철 의원이 LH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임원 1인당 총급여는 4년 전에 비해 약 3700만원이 많은 1억600여만원으로 30.5% 상승한 것에 비해 같은 기간 직원 임금은 12.7%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직원 대비 임원 임금 인상률이 2배 이상 상승한 것이다.

대표적 부채공기업 LH공사가 또다시 운영 실태와 관련해 도마에 오르내리고 있다. 박근혜 정부 첫 번째 국정감사를 통해 LH공사의 방만 운영 실태가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이치를 망각한 채 내 집을 마련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서민들을 더 이상 고통을 주어서는 안 된다.

필자가 한마디 한다면, 이들의 선량한 길잡이가 되어주기는커녕 불법을 밥 먹듯 자행하고, 협박과 공갈로 법을 모르는 서민들을 강취하고, 재량권을 일탈하는 LH는 이제부터서라도 국민을 섬기는 겸손함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이우근 편집위원  lwk13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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