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원보훈지청 복지과 김호연.

3·1절이나 8·15 광복절과는 달리 ‘순국선열의 날’은 어떤 날인지를 모르는 분이 많은 것 같다.

간단한 설명을 하자면, 11월 17일은 대한제국이 실질적으로 국권을 빼앗긴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된 날이다. 이 날을 전후해 수많은 애국선열이 방법은 각기 달랐으나 자주독립을 이루겠다는 염원 아래 일제에 항거하다 순국한 까닭에 이 날을 기념일로 정했다.

193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순국선열들의 위훈을 기리는 정부기념일로 제정한 ‘순국선열 공동기념일’이 그 모태가 된다.

‘을사늑약’은 그저 먼 옛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부터 100여 년 남짓한 지난 날의 아픔이 그대로 서려있는 역사적인 사건이다. 우리의 조상들은 조국의 자주독립을 위하여 국내에서는 물론 사랑하는 가족과 고국산천을 등지고 낯설고 물설은 북간도, 만주, 중국, 노령 등 해외로 건너가 항일독립군기지를 건설하고 갖은 고초를 겪으며 투쟁했다.

이렇게 자신을 희생하면서 조국독립이란 대의(大義)에 헌신한 순국선열들의 살신성인 정신이야 말로 이 땅에 발을 딛고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있어서 무엇보다도 소중한 가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분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우리가 지금 독립된 국가에서 자유민주주의를 향유하면서 살아갈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우리는 어떠한가?

일 년 내내 밸런타인데이부터 온갖 기념일을 정해놓고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 대다수 국민은 순국선열의 날이 있는지조차 모르고 지내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우리가 속해 있고 살고 있는 대한민국. 아직도 남북이 서로 대치하고 있는 분단의 현실에서 국가를 위해 몸 바쳤던 선열들의 희생을 잊고 너무 가볍게 잊고 사는 것은 아닌가, 우선 나 자신부터 반성해 본다.

이제 며칠 있으면 ‘순국선열의 날’을 맞이하게 된다.

지난 날 선열들이 흘리신 값진 피와 땀이 헛되지 않도록 그 분들의 뜨거운 애국정신과 숭고한 희생정신을 받들어서 참으로 뜻 깊은 ‘순국선열의 날’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보훈지청 김호연  webmaster@koreaj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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