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코리아저널 김민선 기자.

믿고 맡겼던 돌보미에게 주먹으로 머리를 맞은 아이는 왼쪽 뇌를 다쳐 오른쪽 눈은 사시가 됐고, 마치 중풍에 걸린 사람처럼 몸의 절반이 제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됐다.

외상성경막하 출혈로 4시간의 수술을 받은 아이는 평생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

아이가 울고 보챈다는 이유로 주먹으로 꿀밤을 몇 대 때렸다는 돌보미는 처음에는 자신의 잘못을 부인했고, 증거가 드러나자 시인했다.

아동 돌보미라는 신뢰를 저버리고 아이를 폭행해 다치게 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중상해’가 아닌 ‘아동복지법’이 적용돼 형량은 최대 5년으로 줄어들었다.

우리나라는 아동 및 여성과 관련된 성범죄가 다른 범죄보다 가볍게 처리되는 경향이 있다. 아동복지법은 낡았고 솜방망이처벌이 대부분이다.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의 경우도 겨우 12년을 선고받지 않았는가.

법은 최 약자를 보호해야 할 의무와 책임을 가진다. 그러나 우리사회에서 아직 그것이 통용되지 않는 것 같아 씁쓸하다.

성인에 대한 폭행보다 아동에 대한 폭행의 형량이 낮은 우리나라의 법 안에서 지켜야할 대상이 잘못 선정된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었다.

미국의 경우 아동학대에 관해 엄격한 법이 적용된다.

72시간내 아동을 무조건 보호 격리시키며 아동학대범임이 확인되면 중벌과 함께 사진과 이름을 공개하는 등 평생 접근금지 명령도 내린다고 한다. 실제로 얼마 전 미국에서 이번 사건과 비슷한 아동학대 사건이 있었는데, 그 당시 베이비시터는 103년 형을 선고 받았다는 외신의 보도가 있었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의 법은 관대하기 짝이 없다.

아이의 안전이 우리의 미래를 짊어짐에도 불구하고, 죽지 않았으니 중대한 사안이 아니라고 말하는 경찰과 어린이는 유권자가 아니니 관심을 두지 않는 국회의원들에 의해 법 개정안은 1년이 넘도록 제자리걸음 중이다.

언제쯤이면 아이 키우기 좋은 나라가 될 수 있을까.

아이를 위해 복지를 늘려달라는 것이 아니다. 저출산 문제를 지적하기 이전에 아이의 안전이 보장 될 수 있는 법적 근거와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동 정책은 아이들의 피를 먹고 자란다’는 섬뜩한 말이 나오지 않도록 아이들을 위한 법적 조치가 무엇보다 우선 돼야 할 것이다.

아동 돌보미 기준역시 조정이 필요하며 보육교사 채용에 있어 심리검사역시 중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를 놔두고 일하는 워킹맘들의 불안은 해소되지 않을 것이다.

경제는 날로 어려워지고,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아이를 키우기 힘든 시대다.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 속에 아이들의 행복한 미래는 우리 어른들의 책임 속에 만들어 진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될 것이다.

김민선 기자  sun2586@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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