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저널/경남=김용수 기자] 통영경찰서는 통영 사량수협 간부를 특정경제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업무상 배임)혐의로 구속하고 관련자들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190억 원대 공금을 빼돌려 구속된 통영시 사량수협 유통판매과장 A(40)씨의 범행은 마른 멸치 유통과정에서 발생한 적자를 메우려고 사채를 빌려 쓰고 이를 갚으려고 공금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통영해양경찰서는 12일 중간수사 브리핑을 통해 A씨는 2009년 마른 멸치 시세하락으로 5억 원의 적자가 발생하자 사채 5억2000만 원을 빌려 수협에 3억2000만 원을 입금하고 재고물량이 1억 원, 미수금 액수가 1억 원인 것으로 장부를 조작했다고 밝혔다.

이후 A씨는 사채 이자가 불어나는 데다 돌려막기가 여의치 않아지자 사량수협이 지정한 중간 도매인 3명에게 허위로 마른 멸치를 주문하고 돈을 송금하는 방법으로 공금을 빼돌렸다.

허위 주문을 한 중간 도매인 3명과 재고물량 조작에 가담한 냉동 물류창고 관계자 1명은 이 같은 내용을 시인했다.

경찰 조사결과 허위 주문을 빼돌려진 수협 공금은 모두 189억 원이며 그 가운데 100억 원만 다시 입금됐다. A씨가 사채업자 3∼4명에게 값아야 할 사채 이자는 40억 원 정도다.

A씨는 경찰에서 "평생 영업업무를 담당한 자부심 때문에 수협에 영업손실을 보고할 수 없었다"며 "수협이 갑이라는 점을 최대한 악용해 중도매인 등에게 가상 구매를 하도록 했고 대가는 지불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되돌아오지 않은 수협 공금 89억 원의 행방을 쫓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가운데 A씨가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된 돈은 35억 원이다.

A씨는 통영과 대구 등지 아파트 구입비로 22억 원을 썼고, 에쿠스 승용차를 구입하고 벤츠 등 고가의 외제차량을 리스하는 데 5억 원을 사용했다. 또 까르띠에 등 약 3억 원 상당의 명품시계 17개를 샀으며, 신용카드 결제대금으로 5억 원을 소비하는 등 호화생활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의 범행은 지난 5월 그가 홍콩으로 일주일 정도 외국연수를 가 자리를 비운 시기에 사량수협이 미수금 내역을 정산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범행이 탄로 날 것에 대비해 귀국 직후 공항에서 통영으로 돌아오는 길에 함안의 한 도로에서 고의로 차량사고를 일으켰다. 차량은 크게 부서졌지만 경상을 입은 A씨는 이를 틈 타 마른 멸치 허위구매와 관련한 지급 결의서, 거래명세표, 검수증 등 관련 서류 일부를 파쇄했다.

A씨는 지난 9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구속됐다.

이정석 통영해경 지능수사계장은 "의자의 추가적인 자금 사용처 추적 외에 사량수협 내부 관계자와 공모여부를 집중 조사할 계획"이라며 "자금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추적할 계좌가 100여개로 추정돼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용수 기자  yskim010@hanmail.net

<저작권자 © e시사코리아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