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원보훈지청 보상과 박재순.

그럼 지난 11월 11일은 어떤 날일까?

미국과 영국 그리고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옛날 영국의 식민지였던 55개의 나라로 구성된 영연방국가에서는 제1차 세계대전 종료일이자 영연방 국가의 현충일(Memorial Day) 및 미국 제대군인의 날(Veterans Day)로 지정해 참전군인의 희생과 헌신을 추모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현충일은 6월 6일이지만, 영연방국가의 현충일이 11월 11일인 것이다.

2007년부터 시작한 ‘부산을 향하여(Turn Toward Busan)’ 추모행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열렸다.

이 행사는 캐나다의 빈센트 커트니(6.25전쟁 당시 종군기자)씨가 2007년 UN군 6.25전쟁 참전용사들이 잠들어 있는 부산 UN기념공원을 향해 현지 시간에 맞춰 동시묵념과 추모행사를 제안하며 시작됐다.

총 21개국의 참전국 중 캐나다, 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벨기에, 프랑스 등 7개국이 동참의사를 표했고, 올해로 7회를 맞았다.

추모와 더불어 부산 UN기념공원에 안장돼 있는 11개국 2,300명의 전사자 유족 중 한국 방문 경험이 없는 유족들도 초청했다.

UN묘지 참전 및 한국의 문화유산과 발전상을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는 이 행사는 정전 50주년인 2003년부터 실시돼 지난해까지 9개국 320명의 유족이 초청됐다.

특히 올해는 행사 전부터 많은 언론에서 기사화된 캐나다 참전용사 Andre A.Regimbald 이병의 아들 2명이 각기 입양되어 키워지다가 정전60주년 관련 보도를 통해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이번 행사를 통해 처음 만나게 됐다.

동생인 Leo Demay씨는 부친이 UN기념공원에 안장되어 있음을 알고, 6년 전부터 UN기념공원에서 근무 중이다.

이렇듯 6·25전쟁이 남긴 것은 우리나라만의 아픔이 아닌 먼 타국의 평화를 지키고자 전쟁에 참전한 모두의 아픔인 것이다.

지금 우리가 대한민국에 마음 편히 살 수 있는 것은 우리 국군과 더불어 이 땅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젊은 나이에 6·25전쟁에 참전한 UN참전국 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이 바탕이 됐기 때문일 것이다.

앞으로 매년 11월 11일, 상술에 의해 만들어진 날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말고 우리나라를 위해 싸웠던 6·25참전용사들의 값진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며 기념하는 하루가 됐으면 한다.

보훈지청 박재순  webmaster@koreaj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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