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저널/ 김민선 기자] 국제결혼이 증가하며 ‘국제결혼 이혼브로커’가 등장해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제이혼 건수가 2007년 8천 294건에서 2008년 1만 건을 넘었고, 2012년 1만 887건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외도나 학대 등 폭력에 의한 인권문제의 심각성과 무분별한 국제결혼대행업체 이혼브로커들로 인한 한국 남성의 피해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돈벌이 대상으로 전락한 한국 남성과 위장결혼의 피해상황 및 개정된 법의 장·단점에 대해 시사코리아저널이 알아봤다.

▲ 국제결혼 피해자들의 시위 모습.

국내에서 치러지는 결혼 커플의 약 10%가 다문화 가정이다. 그런데 다문화 부부 10쌍 중 한 쌍이 이혼하고 있다는 놀라운 결과도 있다.

이렇게 이혼율이 높은 이유는 문화차이나 성격차이가 아닌 ‘위장결혼’ 때문이다. 물론 모든 이주여성이 위장결혼을 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며, 가난한 친정을 도와주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몇몇 악덕 브로커들로 인해 ‘위장결혼’이 이뤄지며, 이혼하는 방법까지 가르친다고 한다.

결혼 이주 여성들의 공통점은 가난이다. 중국이나 중앙아시아, 동남아 국가에서 온 여성들의 사정도 비슷비슷하다.

이들에게 ‘한국’은 기회의 땅이다. 일자리도 많고,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나 한국에 갈 순 없다.

외국인 여성들이 선택 중 가장 손쉬운 방법은 국제결혼일 것이다. 결혼을 위해서가 아닌 돈 때문에 결혼을 선택하고 있어 문제가 된다.

물론 모든 이주 여성이 여기에 속하는 것은 아니다. 악덕 브로커들의 개입이 문제다. 이들은 혼기를 놓친 한국 노총각과 외국 여성들 사이에서 잇속을 챙기는 데에 혈안이 돼있을 뿐이다.

이들에게 ‘위장 결혼’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한국행을 원하는 이주 여성이나 결혼하려는 농촌 총각들 한 명, 한 명이 모두 돈에 불과하다. 자신들이 중개한 결혼이 가짜건 진짜건 상관하지 않고 오직 돈만 챙기면 그만이라 생각한다. 그렇다 보니 너도나도 국제결혼 중개 브로커로 나섰고 지금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결국 검증받지 못한 이들로 인해 피해는 고스란히 한국 남성들이 짊어지게 됐다.

위장결혼을 통해 국내에 들어온 이주 여성은 한국에 입국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가출한다. 보통 한 달에서 1년 사이 해피스타트 프로그램을 받아 결혼비자가 생기면 집을 나간다. 2년간 체류할 수 있고 외국인 등록증도 나오니 지내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영주권이나 귀화 신청을 하려면 2년 이상 혼인 관계를 지속해야한다. 그러므로 위장결혼을 한 이주여성의 입장에서 긴 시간을 견뎌 영주권을 취득하거나, 가출을 통한 자유를 선택하는 것이다.

결국 국제결혼을 선택한 한국 남성들은 신혼의 단꿈이 깨진 것은 물론이고, 결혼비용으로 수천만 원을 썼으니 금전적 손해도 입는다. 만남에서 결혼까지 적게는 6개월 많게는 1년의 시간이 걸리고 그 사이 들어가는 돈도 어마어마하다. 선물이며, 비행기 표, 생활비 등 갖가지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기도 한다. 어린 아내를 얻는 비용이 생각보도 만만찮다는 점에서 ‘위장결혼’을 노린 브로커들의 검은 손은 늘어만 갔다.

‘기획결혼’이라 불리며 브로커들의 통제아래 ‘위장결혼 - 기획이혼 - 취업’ 으로 이어지는 시스템에 당할 재간이 없다.

기획이혼은 결혼부터 이혼까지 계획적이며 체계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브로커들에 의해 외국인 여성은 결혼 후 언제쯤 가출하고 이혼해야 하는 지 그 시기까지 시나리오로 작성해 익힌다. 이혼하는 방법도 자세히 가르쳐 주며 위자료를 받는 방법 행동지침까지 전달하는 실정이다.

마치 포토폴리오처럼 짜여진 각본대로 움직인다.

위장결혼을 생각한 이주 여성들에게 가정은 의미가 없다. 돈을 벌 곳이며, 비자를 챙길 수 있는 수단에 불과하다. 그러니 처음에는 착하고 순진한 어린 신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본색을 드러내게 된다.

▲ 영화 파이란 스틸컷.

경기도에 사는 윤 씨(38)는 결혼중개업체를 통해 베트남 여성인 A 씨(23)와 만나 결혼했다. 윤 씨는 고향에 신접살림을 차렸고, 노모를 모시고 있었다. 어린 아내가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하도록 꼼꼼하게 챙겨줬고, A 씨도 그런 윤 씨를 잘 따랐다. 시어머니에게도 ‘어머니’라고 부르며 다정하게 대했고, 동네 사람들을 만나면 웃으면서 싹싹하게 인사도 잘했다. 그러나 입국 후 석 달이 지나자 A 씨는 이상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한다.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큰소리를 내며 대들고, 집안일은 전혀 하지 않았다. 시어머니와의 싸움도 빈번히 일어나 고부갈등이 극한으로 치달았다.결국 윤 씨는 분가했고, 달라질 것이라 예상한 A 씨의 행동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혼해’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내뱉었고 부부관계도 거부했다. 그러다 화가 난 윤 씨가 밥 먹다 그릇을 방바닥에 던졌고, A 씨는 윤 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남편을 폭행죄로 고소해 이혼 소송을 내고, 귀책사유를 남편에게 돌려 위자료도 청구했다.

국제결혼 이혼브로커와 A씨가 작당하고 벌인 위장결혼 사례다.

분명 피해자는 윤 씨지만, 법의 태두리 안에서 그는 억울한 가해자일 뿐이다.

또 다른 예로 돈은 돈대로 받고 이주여성을 보내주지 않는 경우도 있었고, 결혼 성사 후 집에 있는 귀금속을 들고 도망가는 사건도 발생했었다.

이렇듯 검증되지 않은 무분별한 국제결혼대행업체의 돈벌이 수단에 한국남성들의 피해는 날로 증가했다.

결혼과 동시에 이혼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위장결혼과 취업을 안선 한다. 남편에게 매 맞는 법, 식탁에서 싸우는 법, 돈 빼돌리는 법 등을 배운 이주여성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결혼을 통한 비즈니스를 성사시킨다.

믿고 평생을 함께 할 것이란 기대를 가진 배우자의 뒤통수를 제대로 치는 행위지만, 결과를 놓고 보면 윤 씨처럼 피해자가 이주여성이 되는 아이러니를 낳는다.

증거를 차곡차곡 모아 이혼을 준비하고, 두둑한 위자료를 챙기며 자신은 결국 한국 국적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주여성이 위자료를 받고 이혼하게 되면, 국제결혼대행업체의 브로커들에게 일정금액을 수수료로 준다. 이 수수료를 받은 브로커는 이주여성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도 하고 또 다른 남성을 소개해 주기도 한다.

이렇게 돌고 도는 패턴에 결혼과 이혼으로 돈은 돈대로, 상처는 상처대로 한국 남성의 피해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지난 9월 15일 ‘국제결혼피해센터’ 관계자와 두 손 놓고 당한 피해자들은 보라매공원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하루아침에 아이와 부인이 사라져 버린 이들은 국제결혼의 실상을 전 국민에게 알리고 더 이상 이런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법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여성가족부는 국제결혼중개업자의 건전한 중개를 유도하고, 이용자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국제결혼중개업 이용자 피해예방 가이드’를 마련해 배포한다. 하지만 이미 피해는 현제 진행 중 이다.

크고 작은 법 개정으로 국제결혼중매업체가 많이 사라졌지만, 법보다 돈이 우세한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 돈을 벌기위해 혈안이 된 악덕 브로커의 검은 손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런 시대상황에 맞춰 최근 국제결혼 관련법이 일 년에 몇 번씩 개정되고 있다.

결혼 건전화와 이민 비자 심사기준을 개선한 ‘출입국관리법’은 2014년 4월 1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 개정안의 핵심은 국제결혼에 따른 여러 폐해를 막고, 비자 심사 단계부터 정상적인 결혼생활 가능 여부를 따지겠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결혼이민자를 직접 만나 기초 수준 이상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지 파악한 후 비자를 발급한다. 또한 초청자(한국 배우자)의 소득과 주거공간 확보여부도 비자발급 심사 기준에 포함시켰다.

국제결혼 악용을 막기 위해 결혼이민자 초청도 5년 1회로 제한하며, 한국 국적이나 영주권을 취득한 경우에도 3년 이내 다른 외국인을 결혼이민자로 초청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

여성가족부 측은 불건전하고 위법적인 국제결혼 관행으로 위장결혼 및 외국인 신부의 가출, 한국 불법입국과 체류, 인권침해 사례가 개정된 법 안에서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까다로운 출입국 심사로 불법 이혼 브로커의 개입을 막고, 안전하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개정했다 말한다.

하지만 개정된 법 시행을 놓고 불만의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너무 지나친 규제와 재제로 국제결혼을 희망하는 남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도 그럴 것이 소득이 최저생계비보다 20% 이상 많지 않은 차상위계층과 기초생활수급자의 외국인 배우자에게는 결혼이민비자가 발급되지 않기 때문이다. 적어도 월 111만원의 소득이 있어야지만 결혼이 가능하다. 이것은 저소득층의 국제결혼이 사실상 금지됨을 시사하고 있다.

한국남성이 외국인 배우자를 선택하는 이유에 ‘한국여성보다 조건을 덜 따진다’는 이유가 포함된 설문조사 결과가 있다. 조건을 피해 선택의 폭을 넓혔는데, 이제 그 선택도 힘들게 됐다.

또한 주거공간이 없는 국민도 결혼이민비자 발급이 제한된다. 노숙자나 신용불량자가 돈을 얻기 위해 위장결혼을 하거나, 가족 부양능력이 없어 가족 해체로 이어지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라지만 돈 없으면 결혼은 생각지도 말라고 대 놓고 말하는 것이다.

짧은 시간 내에 상대를 바꿔가며 국제결혼을 여러 번 해도 결혼이민비자 발급에 제한 받고, 최근 5년 이내에 두 번 국제결혼을 하면 세 번째 국제결혼은 외국인 배우자에게 이민비자가 발급되지 않는다.

만약 결혼생활이 마음에 들지 않아 합의 이혼하더라도 5년을 허송세월로 보내야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결국 국내결혼을 해야 하는데, 국제결혼 이혼남의 꼬리표를 달고 결혼을 할 수 있는 남성이 몇이나 될지 의문스럽다.

국제결혼 업체를 운영하는 박준원 씨는 “내년 시행될 ‘출입국관리법’이 개정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국제결혼의 피해가 많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무엇이 원인인지 찾아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된다”고 전하며,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고 국민의 한사람으로 법에 위배되지 않는 것이라면 선택할 권리가 있다”고 목소릴 높였다.

시행착오는 어느 정도 예상된다.

너무 극단적인 방법이 아닌지 조심스럽게 지적해본다.

국제결혼피해사례가 모든 국제결혼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브로커의 개입으로 피해 입은 한국남성이 존재한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출입국관리법의 시행으로 한국남성의 피해가 줄어들 수 있을지 의문스럽지만, 위장결혼을 노리는 일부 외국인 여성은 줄어들 것으로 사료된다.

어쨌든 더 이상 피해보는 이가 없길 바란다.

김민선 기자  sun2586@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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