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코리아저널 김민선 기자.

매달 14일만 되면 ‘발렌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 ‘로즈데이’ 등 온갖 ‘Day’로 학생들과 젊은 소비자층의 지갑이 가벼워진다.

화려한 겉포장에 빈약한 내용물, 대부분 경제관념이 부족한 젊은 층의 과소비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바구니 하나가 7만 원이 넘고, 대형 막대 과자는 2만 원이나 한다. 상상을 초월하는 상술에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만 피해를 보고 있다.

매달마다 행사 아닌 행사로 특구를 맞으며, 특별한 날임을 강조하는 ‘Day’문화가 과연 올바른 것일까.

‘빼빼로처럼 날씬하라’는 의미에서 시작된 이 날은 ‘사랑과 우정’의 상징이 마치 이 과자로부터 시작되는 것처럼 광고된다. 실제로 대구의 초등학교는 2011년 ‘밀레니엄 빼빼로 데이’를 맞아 학교가 휴교하기도 했다. 과자를 받지 못하는 학생들은 왕따로 인식되고, 상처받기 때문이다. 이에 사지 않아도 될 과자를 한가득 구매해 학교에 가지고 등교하는 불행을 낳았다. 인기의 척도가 과자를 얼마나 많이 받느냐에 달려있으니, 사춘기 아이들의 고민은 물론 부모의 지갑도 문제가 되고 있다.

한쪽에선 빼빼로 데이를 기념해 많은 사람들이 막대과자를 주고받지만, 원래 11월 11일은 ‘농업인의 날’ 이다.

농민의 궁지와 자부심을 고취하고 농업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법정 기념일이지만 한 과자회사의 상술에 결국 ‘빼빼로 데이’만 기억하게 돼버렸다.

예로부터 농업은 우리에게 중요했다.

지금은 농업보다 산업이 발달하고, 기술력과 수출에 더 많은 포커스가 가지만 뿌리산업인 농업이 없었다면 이 모든 것을 이루긴 힘들었을 것이다.

농림부는 2006년부터 이날을 ‘가래떡의 날’로 지정하고 국민들에게 대대적인 홍보를 실시했다. 우리 쌀을 주제로 건강한 기념일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달달한 초콜릿의 유혹에 가래떡보다는 빼빼로가 더 많은 관심의 대상이 됐다.

‘가래떡 데이’가 무색할 만큼 길거리엔 막대 과자천지다.

선물은 받거나 주는 사람모두 행복하고 기쁘다. 하지만 이런 상술에 놀아나는 것은 좋은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의미가 퇴색되고, 그저 상술만 남아 마치 이 과자를 받지 않으면 안 되는 것처럼 과대포장됐다. 화이트데이며, 발렌타인데이 역시 마찬가지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꼭 초콜릿과 사탕으로 고백을 해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지 않은가?

그런 기념일을 무조건 적으로 챙기기보단, 의미 있고 기억될 만한 추억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너도나도 다 따라하는 그런 것 말고, 의미 있고 올바른 기념일 문화에 앞장서는 자세가 필요하다.

김민선 기자  sun2586@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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