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 이우근 편집위원.

경찰은 이날 국감에서 국정원 사건 수사 축소-은폐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용판 전 청장이 지난 4월 초 자신의 퇴임 전에 경찰 내부 기밀문서를 빼내간 사실을 공식 인정하기도 했다. 최현락 경찰청 수사국장(전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은 김 전 청장이 수사 서류를 유출한 의혹에 대해 김 전 청장이 퇴직 전에 안동현 서울경찰청 수사2계장에게 수사 서류를 달라고 했고, 안 계장이 문서를 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성한 청장은 당시 김 전 청장이 서류를 접할 위치에 있어서 위법 행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이 국제뉴스로 자주 보도되면서 한국의 민주주의가 후퇴했다는 것이 알려지고 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0월22일(현지시간) '한국의 대선 스캔들이 점점 커지고 제하의 기사에서 검찰 관계자인 윤석열이 국정감사에서 말한 내용을 상세하게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 검찰이 지난 6월 국정원 요원들의 온라인 비방 캠페인과 관련,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기소를 전하고 국가기관의 선거개입이 드러난 이후 한국정가의 마비를, 소개하고 있다.

이 사건이 국제적 이슈로 부상하면서 한국의 직접 민주주의가 후진국 형으로 전락해가는 실정이다. 뉴욕타임스는 정부기관이 모 후보를 지칭해 북한의 종이라는 댓글을 달게 했다고 힐난했다. 일본의 유력 언론들도 이 사건을 다뤘고, 한국정치를 희화화했다. 이처럼, 이 사건은 국가 위상 실추에 관한 문제로 범국가 차원에서의 빠른 봉합‘이 아쉽다.

지난 대선은 이명박 정권 말기에 치러졌다. 그러므로 이 사건의 최종 책임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그 정부일 것. 국정원은 대통령의 직속기관처럼 운용되어온 국가기관이다. 그러므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정권 차원의 국정원 대선개입 사태를 사실대로 밝혀야 할 주체이기도 하다. 이성한 경찰청장이 국가정보원의 여론조작 및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경찰의 수사 축소-은폐 의혹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 사건과 관련,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거듭 말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입을 열어 진실을 밝혀줄, 의무의 주인공이 아닐까? 개인비리로 구속되어 있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국정원장 재직 당시 본인 자의로 법을 어기면서 독단으로 이 사건을 저지르지는 않았을 것.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이의 실체를 밝혀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

차제에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침묵을 깨고 대선개입과 관련한 진실을 말해야 한다고 본다, 국가의 위신이 더 이상 실추되지 않으려면 이 사건과 관련, 최종 책임자가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지 않겠는가? 이 사건의 장기화는 국가 전체를 불행의 늪으로 빠지게 하고 있다.

이우근 편집위원  lwk13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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