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코리아저널 김민선 기자.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팬이다. 팬이 있기에 연예인들이 존재하고, 그들이 있어 빛난다.

팬 문화가 직접 이슈가 된 것은 서태지와 아이들, HOT, 젝스키스 등 90년대 가요계를 뒤흔들었던 가수부터 시작됐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서 보여줬던 순수한 열정과 연예인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봉사는 팬들의 모습은 그 시대를 추억하게 했다.

4~50대 어른들이 보면 이게 뭐하는 짓인가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엄앵란, 신성일 결혼에 몰린 하객과 팬은 4천여 명이었고, 나훈아나 조용필은 여전히 젊은 오빠의 상징이다.

90년대 토니 스콧 감독의 ‘더 팬’은 비뚤어진 팬심에 살인까지 저지르는 길 리나드(로보트 드니로)가 등장했고, 요즘 젊은 팬들은 흥신소를 고용해 연예인의 뒷조사를 하거나 가택침입도 서슴없이 한다.

‘좋아서’, ‘보고 싶어서’가 더는 순수한 팬 심이 아닌 비뚤어지고 광기 어리게 변해버렸다. 연예인에게 선물하기 위해 사채를 쓰기도 하고, 몇억이 되는 차를 선물하기도 한다. ‘조공알바’라는 신조어를 등장 시킬 만큼 광범위하게 이뤄지며, 이를 악용하는 연예인이 등장할 정도다.

지난번 조용필이 ‘바운스’로 뮤직뱅크에서 1위를 했을 때 SNS는 시끄러웠다. ‘듣보잡가수’, ‘1등 쉽게 하니 좋나?’, ‘아이돌보다 비주얼, 가창력, 팝핀 등 아무것도 뛰어난 게 없는데 왜 1위냐’, ‘조용필이 누구냐’ 등의 반응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순위가 낮은 것에 대해 분풀이 했다.

또한 EXO(엑소)라는 아이돌 가수의 팬은 ‘엑소 군 면제 서명운동’과 청와대 군대폐지 시위 계획을 밝혔고, 엑소의 노래 ‘으르렁’을 애국가로 지정해 달라는 극단적 주장을 펼치지도 했다. 삼성 투수 배영수는 LG 팬에게 뒤통수를 맞았고, 가수 김창완 씨는 팬에게 스토킹과 폭행을 당했다.

비뚤어진 팬심으로 오히려 피해를 받는 쪽이 연예인이라는 아이러니를 낳은 이런 행위를 이제는 사랑과 관심으로 보기 어렵다. 정말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인지, 사생팬을 넘은 지능형 안티인지 구별 되지 않을 만큼 심각하게 이른 팬 문화에 눈살이 찌푸려진다.

개념 충만한 팬들은 연예인의 이름으로 기부도 하고, 봉사활동도 하면서 이미지를 좋게 만들고 있지만, 이런 무개념으로 똘똘 뭉친 팬들은 연예인의 얼굴에 먹칠하고 있어 안타깝다.

관심과 사랑이 좋은 것도 어느 정도 선이 있다.

지켜야 할 것을 지키지 않고 올바르게 행동하지 않는다면, 강경 대응 하는 연예인이 지금보다 더 늘어날 것이다.

연예인이기 이전에 그들도 한 사람이다.

대중의 사랑과 관심을 필요로 하지만 지나친 애정은 오히려 독이 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때다.

개념 충만하고 떳떳하게, 팬으로서 연예인에게 힘이 되는 그런 존재가 팬 문화를 이끄는 동력이 됐음 좋겠다.

김민선 기자  sun2586@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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