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코리아저널 김민선 기자.

아베 총리는 자신의 명의로 야스쿠니 신사에 ‘마사카키’로 불리는 화분 형태의 공물을 봉납했다.

주변국의 눈치를 보며 공물 봉납이란 명분하에 신사참배를 간접적으로 실시한 셈이다.

추계예대제를 맞아 신도 요시타카 총무상과 초당파의원 120여 명이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했다. 지난 4월 춘계대제 때도 참배 대신 공물을 바친 아베 총리는 지난 1차 정권 때 “신사를 참배하지 못한 것이 통탄스럽다”라는 망언도 했었다.

우리나라와 중국 등 외국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공물 봉납이란 꼼수를 쓰며 간접참배를 실시한 아베의 행동에 국민들은 ‘일본이 미쳐 날뛰고 있다’는 반응이다.

야스쿠니신사는 일본의 제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이 합사된 곳이다.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정당화시키며 그들을 영웅으로 숭배해 업적을 기린다.

이곳을 참배하는 일본 정치인들에 대해 주변국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 자신들의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일본 군국주의 정신을 만천하에 알리고, 우경화를 더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때문이다.

일본이 이런 만행을 저지를 때마다 일일이 반응하는 것도 우습지만,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순 없다. 역사 왜곡 교과서와 독도 영토 문제, 위안부문제도 모자라 야스쿠니신사참배까지 얼마나 더 많은 만행을 일본이 저지를지 이제는 기대마저 든다.

갈 데까지 간 일본의 형태를 보며, 최근 ‘나치 전범의 시신을 묻는 것조차 거부’한 독일 총리가 떠오른다.

1970년 12월 7일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의 ‘제2차 세계대전 유대인 희생자 위령탑’ 앞에선 독일 정치인은 헌화 도중 털썩 무릎을 꿇었다. 그는 한동안 고개를 숙인 채 일어나지 못했다. 당시 나치의 범죄를 무릎 꿇고 사죄한 서독의 빌리 브란트 총리는 “나는 역사의 무게에 눌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때 행동을 했다”고 말했다. 세계 언론은 “그날 무릎을 꿇은 것은 한 사람이었지만, 일어선 것은 독일 전체였다”고 평가했다

독일은 그런 나라다. 유대인 학살의 책임을 통감하고, 끊임없이 사죄하며 용서를 빌었다. 그들은 나치의 만행을 잊어서는 안 되고 잊으려고 하지 않는다며, 총리가 바뀔 때마다 사과하고 유대인 추모 공원을 방문한다. 자신들의 반인간적 범죄행위를 머리 숙여 사죄할 줄 알고, 역사책에서는 자신들을 침략자로 규정해 학생들에게 독일 나치의 진상을 조사하게 한다.

역사를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일본과는 다르다.

일본은 주변국을 침략한 가해자가 아닌 태평양전쟁에서 원폭 피해를 본 ‘피해자’의식을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침략전쟁을 정당화하며 신사참배는 당연하다고 말한다. 위안부를 향해 막말을 던지고, 나치를 옹호하며 위안부소녀상에 말뚝을 박는 그런 몰지식한 나라다.

여전히 아베 총리는 사과할 마음도 없고, 독도는 자기들 나라라고 우긴다. 언제까지 이런 헛소리를 들어줘야 할지 의문스럽다.

현명한 민족은 역사로부터 교훈을 터득하기 마련이다.

독일이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책임지려 했듯 일본 역시 그런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들에게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그저 진심 어린 사과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는 그런 태도를 원한다.

사람이라면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 아닐까.

김민선 기자  k1m2s0@naver.com

<저작권자 © e시사코리아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