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코리아저널 김민선 기자.

익명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세 치 혀를 놀리듯 악플은 다른 사람에게 큰 상처를 준다. 최근 황수경 아나운서의 파경설을 유포한 중앙일간지 기자와 증권회사 직원은 구속됐고, 검찰은 사이버 공간에서 늘고 있는 유명인에 대한 명예훼손 행위를 구속수사의 원칙으로 진행하겠다 밝혔다. 가수 백지영도 자신에 대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악플러를 고발했다.

지난 2010년 이후 악플로 인한 고소건은 점차 증가하며 올해만 해도 벌써 10건이 넘는다. 과거에는 참거나 겁주기 식 고소를 진행했으나, 현재 피해자들은 악플러들이 마땅한 법적 조치를 받길 희망한다. ‘선처는 절대 없다’는 강경한 입장으로 그들의 뿌리를 뽑고 싶어 할 뿐이다.

악플러들은 그저 장난으로 글을 올렸을지 모른다. 하지만 당하는 사람은 절대 장난이 될 수 없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듯’ 장난의 도가 지나치게 되면 결국 누구 하나 사달이 나게 되는 것이다. 故 최진실 씨도 수많은 악성 댓글로 우울증이 심해져 자살이란 선택을 하게 됐고, 가수 손호영도 악플을 견디다 못해 자살을 시도했었다.

인터넷 매체는 점차 발달하고, SNS로 확산된 허위사실은 주워담을 수 없이 급속도로 퍼져 이미 사실화되고 공론화된다.

이는 연예인만 겪는 문제가 아니다. 소셜네트워크의 발달은 유명인에 한정됐던 악성댓글을 일반인으로 옮겨가게 했고, 일반인의 피해도 만만찮게 일어나는 실정이다.

지난 8월 영국의 14살 한나 스미스는 페이스북을 통해 쏟아지는 악플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선택했다. “네가 죽으면 모두가 행복할거야”, “못생겼으니 자살해라”와 같은 말을 쏟아내며 사춘기 여자아이의 인격을 모독했다. 물론 자살을 선택한 것은 잘못이다. 하지만 자살을 선택하게 한 악플러의 말은 고의는 아니었겠지만, 명백한 살인행위일 것이다.

악성댓글은 자연스럽게 사이버폭력으로 이어져 또 다른 악플을 낳고, 누군가에게 악플을 단 사람의 신상이 털리고 새로운 악플이 또 달리고, 결국 모든 것이 돌고 돌아 자신의 목에 칼을 드리울 뿐이다.

국내 초등학생 인터넷 이용자의 경우 자신이 사이버 폭력을 당했을 때 해당 글 작성자에게 똑같이 되갚아 준다는 답변이 40%에 달했다. 결국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서로 상처만 남기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셈이다. 학교폭력도 사이버 공간으로 옮겨와 문자메시지나 SNS로 욕설과 비방을 하고, 사이버 왕따 피해 학생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삶이 스마트 해지고 편리해 질수록 사람들 사이에 지켜야 할 것은 늘어난다.

간단한 인터넷 예절은 한나 같은 일을 방지할 수 있고, 뒤늦게 선처를 고하며 눈물을 흘릴 필요도 없게 만든다.

인식의 변화는 어려운 것이 아니다.

처지 바꿔 생각해보면 다 알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면 나 또한 그 화살을 맞게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더는 이런 불미스런 사건이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

김민선 기자  k1m2s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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