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코리아저널 김민선 기자.

7년이란 긴 세월 동안 양쪽입장은 쉽게 좁혀 지지 않고 있다. 송전탑 공사가 5개월 만에 다시 재개됐지만 갈등의 골은 더 깊어만 지고 있다.

한전은 지난 2000년부터 신고리 원전의 전력을 영남지방에 공급하기 위해 울주, 기장, 양산, 창녕, 밀양 등 5개 지역에 90Km에 달하는 송전탑을 건설하기로 했다. 밀양을 제외한 4개 지역은 주민합의가 이뤄져 이미 송전탑 건설이 완료됐으나 밀양지역은 주민반대에 부딪혀 여전히 제 자리 걸음 이다.

한전의 입장에선 영남지역의 전력공급을 원활히 하려면 밀양지역 송전탑 공사가 꼭 필요하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은 환경파괴와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격렬히 반대하고 있다. 송전탑이 건설되면 고압선이 집과 학교주변, 논·밭 바로 위를 지나가 위험성이 크고 자연환경이 훼손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지역주민들은 ‘죽을 각오다’를 외치며 경찰과 대치중이고, 한전은 더 이상 공사를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로의 입장이 너무나 팽팽해 물러설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이번 싸움은 쉽게 해결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통합진보당과 민노총 등 외부세력이 주민 쪽에 합류하며 공사 저지를 외치고 있고, 반핵 단체들의 집단 농성도 주말을 맞아 실시 될 예정이라 이번 사태는 더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어떻게 보면 자신들의 생존권을 걸고 싸우는 것이고, 다르게 보면 지역 이기주의의 끝판 왕이라 할 것이다. 공공의 이익을 위하느냐 개인의 이익을 위하느냐는 내가 개인이 되어 보지 않고는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일이다.

밀양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몇 십 년을 살아온 그들에게 삶의 터전을 잃는 다는 것은 어쩌면 마지막 노후를 잃는 것일 지도 모른다. 한전이 책정한 보상금도 턱없이 모자라고 지역 주민의 3분의 2이상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도저처럼 공사를 밀어붙이고만 있다. 경찰들도 공사를 방해하는 시민들을 엄벌에 쳐하겠다 얘기할 뿐 중립을 지키지 않고 있고, 70·80대 노인을 무력으로 저지하고 있다.

연일 쏟아져 나오는 뉴스는 충돌로 인한 부상자 속출이고, 주민들의 투쟁은 몸에 쇠사슬까지 두르며 격렬해지고 있다. 지난 1월 밀양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며 분신한 故 이치우 씨 같은 사건이 또 다시 일어날까 걱정이다.

바쁜 수확기 밀양 시민들은 생계수단도 놓은 채 맨 바닥에서 투쟁을 한다. 보상 따위 필요 없으니 살던 대로 살게 해달라는 밀양 시민의 목소리가 가슴에 울린다.

지켜보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 사태가 하루 바삐 해결의 실마리를 풀길 원한다.

정부도, 밀양 시민들도, 한전도 만족할 만한 해결이 나올 순 없겠지만 양보와 배려로 이 사태가 원만히 해결되면 좋겠다.

김민선 기자  k1m2s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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