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코리아저널 김민선 기자.

자신도 장애를 가졌지만 평생 장애인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겠다던 ‘거지목사’ 한 씨의 이중생활은 실로 놀라웠다. 정부 보조금과 후원금으로 고급세단에 마사지샵, 헤어샵 등을 다니며 호화로운 생활을 누렸다. 남의 카드를 도용해 노래방, 단란주점 등 유흥비로 약 9천만 원을 사용했다. 이 카드 값은 고스란히 장애인의 몫으로 돌아갔다. 자그마치 9천만 원이다.

강원도 홍천군에 위치한 ‘실로암 연못의 집’은 한 씨가 운영하는 장애인 복지시설이다. 지난 5월 시설에서 패혈증으로 사망한 故 서유석 씨 누나와 모 목사의 제보로 밝혀진 그의 이중생활은 ‘장애인의 아버지’가 아닌 ‘악마’ 그 자체였다.

움직이지 못하는 장애인의 식사는 제때 챙기지 않았으며, 유통기한이 지난 식재료를 사용하기도 했다. 자신은 해외로 보신 관광까지 다니면서 시설에 있는 장애인의 건강과 안전은 돌보지 않았다. 라디오, 신문에서 장애인을 도와달라 호소했던 그의 모습은 그저 연극에 지나지 않았다.

정작 자신도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이면서 장애인의 아픈 마음과 가족까지 농락해 사리사욕을 챙긴 그를 이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무자비한 폭력과 폭언, 시설에 있던 장애인이 입었을 상처는 과연 누가 보상해 줄 수 있을까.

‘장애인이 길거리에 많이 보이면 그 나라는 선진국이다’라는 말이 있다. 그런 면에서 아직 우리나라는 선진국이 아니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은 여전히 존재하며 거지목사처럼 장애인을 악용해 자신의 이득을 챙기는 사람도 존재한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나쁘고,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을 꺼린다. 장애시설도 외국보다 많이 부족하며 그들이 살아갈 수 있는 여건과 환경마련은 늘 국회에서 논의될 뿐 정확한 정책은 뒷받침되지 않았다.

매년 늘고 있는 장애인의 수에 비해 정책은 늘 제자리걸음이라 안타깝다. 의료비와 교육비, 장애인 시설비 등 결국 국민의 혈세로부터 시작되지만 정부가 하루바삐 해결책을 내놓길 바란다.

어느 누구도 장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의 인식 변화만이 장애인의 인권을 보장할 수 있고, 제도화된 법으로 ‘거지목사’같은 사건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사회악들은 세상 곳곳에 포진해 법을 어긴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있듯 그들을 쏙쏙 골라내 처벌할 수 있는 법과 제도가 생기길 바래본다.

여전히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복지시설과 장애인이 많다. 풍성한 한가위를 맞기 전, 그들을 돌아보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김민선 기자  k1m2s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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