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계열사를 부당지원하고 거액의 사기 대출을 받는 등 SPP그룹 계열사에 수천억원대의 손해를 끼친 혐의가 드러난 SPP그룹 이모(51) 전 회장을 구속기소했다.

창원지검 특수부(부장검사 홍기채)는 계열사를 부당지원하고 허위서류로 사기 대출을 받거나 회사 자금을 유용하는 등 수천억원대의 손해를 끼친 이 전 회장을 횡령과 배임,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검찰은 또 같은 혐의로 SPP그룹 전 임원 고모(49)씨와 전모(46)씨 등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010년 1월께 SPP해양조선 자금 261억원을 임의로 인출해 자신의 주식 매수자금으로 사용한 혐의다.

이씨는 2010년 5월부터 2011년 8월까지 채권단과의 협약을 위반해 '통합구매' 방식으로 SPP조선 자금 1273억원을 다른 계열사들에 부당지원하고 2010년 5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261억원 상당의 SPP조선에서 발생한 고철을 아들 소유 회사 등에 임의 처분하는 등 계열사에 총 3200여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또 지난 2011년 3월께 허위의 재무제표와 구매약정서, 이사회결의서 등을 이용해 우리은행과 광주은행, 수협, 군인공제회 등에서 1700억원을 사기 대출받아 계열사에 부당지원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SPP그룹 9곳의 계열사들이 모두 비상장 회사로 이씨의 가족과 계열사의 출자를 통해 설립돼 이씨가 사실상 1인 지배해오면서 이를 남용해 온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 2007년 이씨가 이런 지배구조를 개선한다며 전문경영인을 각 계열사 대표이사로 선임했으나 이씨의 보좌조직인 경영지원본부를 따로 두고 중요사항을 결정하면서 전문경영인들과 이사회가 감시·감독 기능을 전혀 수행하지 못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 조사결과 이씨는 지난 2010년 5월 우리은행 등 채권단과 '계열사에 대한 부당지원 금지' 등의 자율협약을 체결했음에도 허위 발주서, 우회거래 등의 방법으로 채권단이 파견한 자금관리단의 감시를 피해 계열사에 자금을 부당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공급계약서 변조, 회계분식, 외부투자유치 실패 사실 등을 은폐함으로써 채권단을 속이고 1700억원을 대출받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금융권의 불법대출 여부와 SPP그룹 임직원들의 추가 불법 의혹에 대해 수사를 계속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4일 우리은행 본점과 광주은행 본점 등을 압수수색 한 검찰은 이씨가 이 과정에서 자금관리단 등 금융권 관계자들에게 로비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다.

한편 현재 SPP그룹의 계열사들은 지난 8월 SPP율촌에너지가 파산 선고받아 SPP조선과 SPP로직스 두 곳만 남아 있으며 이 전 회장은 지난해 6월 경영권을 상실해 회장직에서 퇴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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