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코리아저널 김민선 기자.

결혼식 전부터 종교단체와 일부 보수단체는 시위와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고, 행사도 중 한 남성은 오물을 뿌리며 “동성애는 죄악이다. 동성애는 가족과 사회를 파괴한다”고 외치기도 했다.

이런 해프닝 속에서 무사히 식을 마친 그들은 구청에 혼인신고 할 예정으로 “우리 결혼을 계기로 동성애자들이 이성애자들처럼 결혼을 선택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는 동성 결혼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한동안 행정소송과 헌법소원 등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시대가 확실히 변하고 있다. 처음 방송에서 커밍아웃한 ‘홍석천’씨는 몇 년 동안 비난의 대상이 됐고, 여전히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락거린다. 그 당시만 해도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기 힘든 발표였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13년이 지난 지금 이번 동성결혼식은 많은 사람의 축하로 떠들썩하게 마무리됐다.

대한민국의 동성애는 인구의 약 20%로 추정된다. 그들의 특징상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하나 성적 소수자는 늘 자신에 대해 숨겨야 하는 고통을 가지고 살아간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비밀을 시원스레 털어놓을 수도 밝힐 수도 없다. 이는 성적 소수자라는 것이 알려짐과 동시에 비난 및 편견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유교 국가였기에 이런 성적 소수자들에 대해 이해하는 범위가 다른 나라들보다 좁다.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14개 국가에서 동성 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하고,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커지지만 우리나라 사람은 여전히 인식이 부정적이다. 사회의 근간을 흔들고 전통적인 가치관과 가족 질서를 붕괴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국가인권위원회의 국민인권의식 실태 조사 결과 일반인 중 76.1%, 전문가 중 86.7% 등이 ‘한국사회에서 성소수자의 인권이 존중되지 않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한국 사회에서 동성애자 차별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고 있다.

이에 시민단체는 “가족구성권 보장은 성소수자의 평등권 확보에 반드시 필요하다”며 “사회구성원으로서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가족과 공동체를 구성할 수 있는 권리와 함께 이에 대한 법적지위가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이 당연한 권리라고 강조하는 김조광수 커플은 우리나라의 성적소수자들을 대변하고 있다. 트랜스젠더 방송인 하리수씨도 “이 결혼식은 일종의 사회적 운동이다. 지금은 비록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이들로 인해 많은 동성 커플들이 용기와 희망을 얻게 될 것”이라 말했다.

이 것은 옳다, 그르다를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무조건 ‘동성결혼은 나쁘다’, ‘동성애자들은 사회의 악이다’라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는 자세도 필요하진 않을까?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다. 여자를 좋아할 수도, 남자를 좋아할 수도, 둘 다 좋아할 수도 있다. 이는 개인의 취향이며 가치관이다. 나와 다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에게 자신의 기준을 잣대로 평가하는 것은 올바르지 못하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가치관이 옳다고만은 할 수 없다.

13년 전 커밍아웃이 사회 비판의 대상이었다면 2013년 지금 축하해줄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것만으로도 밝은 내일을 말해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소통과 이해의 장을 넘어서 그들을 인정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마련됐으면 한다.

어찌됐던 어려운 선택에 맞서는 그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김민선 기자  k1m2s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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