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코리아저널 김민선 기자.

이런 이야기가 영화에서만 존재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뉴스에서 심심찮게 들리는 스토킹 피해자들의 이야기는 결국 살인을 부르기도 한다.

얼마 전 헤어진 여자친구 A씨에게 다시 만나자고 요구한 B씨가 자신의 요구를 거부한 A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상해를 입힌 사고가 있었고, 헤어진 남자친구와 실랑이를 버리다 여성이 건물에서 떨어져 숨지는 사건도 있었다.

미국은 20년 전 대부분 주에서 ‘스토킹방지법률’을 제정했고, 영국과 일본은 각각 1997년 , 2000년에 ‘괴롭힘방지법’을 만들어 스토킹 및 유사행위 규제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실정은 꼴랑 범칙금 8만 원이 전부다. 이는 아주 가벼운 경범죄 처벌이며, 암표 판매 16만 원 보다 못한 것이다.

당해보지 않으면 아무도 알 수 없다는 이 고통으로 피해자는 심각한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이 생겨 사회생활에 피해를 받지만, 가해자는 커피 22잔, 햄버거 세트 17개, 친구와 술 한잔 할 수 있는 돈만 내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

그러나 스토커 가해자는 재범률이 높아 또다시 스토킹하는 경우가 많고 이에 피해자는 전보다 더한 고통을 받진 않을까 두려워 신고도 못 하는 실정이다. 다시 보복 범죄의 대상이 될까 봐 스토킹 피해자들은 자꾸 음지로 숨지만, 가해자들은 당당하게 거리를 활보하며 또 다른 대상을 찾는 것이다.

이런 것이 과연 올바른 것이라 할 수 있는가? “연인 사이의 일”, “남녀의 문제지”라고 넘어가기엔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은 너무 크다. 옆집에서 부부싸움으로 사람이 죽어도 부부의 일인데 남이 어떻게 끼어드느냐는 식의 변명은 이제 어울리지 않는다. 여성이건 남성이건 피해를 입은 쪽을 구제해야 하며, 그들의 도와야 하는 게 법이 할 일이다.

일이 일어나고 나서는 아무 소용이 없다. ‘소 잃고 외양간 고쳐’ 봐도 소는 돌아오지 않는다. 타이르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일선 경찰의 말처럼 스토킹 처벌 조항이 너무 애매하고 벌금이 약하다.

8월 진보당 김제남 의원이 ‘스토커 방지법안’을 발의했다. 민주 통합당 이낙연 의원도 ‘스토킹 처벌 및 피해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발의했다.

발의만 하면 뭐하겠는가.

국회에 통과 되지 않는 이상 피해자들의 고통은 가중될 뿐이다.

몇 년째 제자리걸음 중인 이 법안이 하루 빨리 통과돼 더 이상 고통 받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

김민선 기자  k1m2s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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