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코리아저널 허경태 선임기자.

[시사코리아저널 허경태 선임기자] 은행잎이 조금씩 물들어 가는 구월의 한가운데서 모처럼 평온한 휴식을 취한다.

베리 고디가 창업한 음반사 모타운이 배출한 살아있는 전설, 평화의 메신저. ‘뉴스위크’표지 기사에 우리 시대의 가장 창의적인 팝 뮤지션으로 소개된 시각장애인 가수 스티비 윈더.

그의 히트곡들을 들으면서 졸리면 조금씩 졸고 그러다가 눈이 떠지면 다시 눈을 감고서 천천히 그의 음악을 음미하면서 이 세상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의자에 기대어 그의 대표곡부터 내가 좋아하는 곡까지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은 명곡들을 반복해서 듣고 또 들으면서 그의 삶을 추억한다.

내가 좋아하는 팝 아티스트의 음악을 마음껏 들어본지가 얼마나 되었던가. 가만히 옛 기억을 되짚어가다 보니 이십여 년도 더 지난 것 같다. 이는 그만큼 내 자신이 일상의 노예가 되어 무기력하게 살아왔다는 말이 아니던가?

스티비 윈더는 디트로이트 새기노에서 미숙아로 태어났다. 인큐베이터에서 43일을 보냈고, 이 기간에 시력을 잃어버렸다. 시각장애인으로 환영받지 못한 채 세상에 나왔지만 그의 몸을 통해 느껴지는 음악적인 감각(청각)과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 지칠 줄 모르는 예술적인 광기로 어려서부터 음악신동으로 인정받았다.
정치든, 학문이든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려면 어떤 장애가 가로 막든 끈기를 갖고서 성공할 때까지 멈추지 말아야 한다.

인생은 수많은 실패를 통해서 배운다. 내가 좋아하는 스티비 윈더는 이를 모두 극복한 사람이다. 내가 그의 노래를 좋아하는 것은 수많은 좌절과 차별 속에서도 끝까지 분투하면서 역경을 이겨나가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었다는 점이다.

“남이 나를 잘못 보는 것 따윈 전혀 두렵지 않다, 나는 여전히 나다.” 라고 난세의 영웅 조조는 말했다. 우리의 삶에서 모험을 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 것도 하지 못하며 그리하여 아무 것도 아닌 존재이다. 스티비 윈더 그의 삶은 순간순간이 도전이었다. 그래서 도전한 만큼 삶이 달라질 수 있었다.

그는 마틴 루터 킹을 정신적 스승으로 삼고 그의 삶을 닮으려고 꾸준히 노력했다. 결국 그는 세계 각국에서 자유와 평등을 구현하는 데 앞장 선 사람들을 기념하는 취지로 설치된 미국 애틀란타 마틴 루터 킹 센터 내에 있는 ‘세계 인권 명예의 전당’에 이름이 새겨졌다. 가수로는 스티비 윈더가 유일하다.

▲ ‘뉴스위크’표지 기사에 우리 시대의 가장 창의적인 팝 뮤지션으로 소개된 시각장애인 가수 스티비 윈더. /뉴시스

태어날 때부터 시각장애를 가졌지만 그만의 특유한 음악적 천재성을 바탕으로 가수이자 작곡자, 음반 프로듀서 등으로 맹활약하며 전 세계 음악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스티비 윈더.

그는 지금까지 7천 5백만 장 이상의 음반 판매고를 기록함과 동시에 30곡 이상을 빌보드 TOP 10에 올렸다. 25차례나 그래미상을 수상했으며, 1985년에는 아카데미 음악상을 받기도 했다. 1983년과 1989년에는 ‘작곡가 명예의 전당’과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으며, 미국 대중음악계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거쉰(Gershwin) 공로상’을 수상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에서 비욘세, 보노 등과 함께 축하공연을 펼치는 등 나이가 들수록 더욱 성숙해진 음악성을 바탕으로 음악활동을 지금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으며 ‘UN 평화특사’로 임명되는 등 음악뿐만 아니라 사회운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내가 스티비 윈더의 음악에 빠져드는 매력 중의 하나는 억눌린듯하면서 애절하고, 슬프게 느껴지면서도 편안하기 때문이다. 또한 듣는 사람에게 강한 호소력과 함께 모든 멜로디가 아름답다는 것이다.

나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 중에서 스티비 윈더와 같은 뮤지션이 있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그가 건강하게 오래 살아서 아름다운 하모니카 소리와 매력적인 팝을 많이 들려주기를 기대할 뿐이다.

허경태 선임기자  gjshstnf@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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