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 이우근 편집위원.

차세대 전투기 사업의 단일 후보인 F-15 사일런트 이글의 성능이 논란이다. 23일 JTBC는 F-15 사일런트 이글이 스텔스 기능을 갖출 경우 독도까지의 비행능력도 안 된다고 단독 보도했다. F-15 사일런트 이글 제작사 보잉 측도 작전거리가 짧아질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우리 공군에서 운용 중인 F-15K. 외부 연료탱크 3개와 엔진 공기 흡입구 양옆에 연료를 실으면 작전거리는 1,200㎞. 비행시간은 30여분 가능하다. 반면 F-15K의 개량형인 F-15 사일런트 이글은 적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기능을 갖추기 위해 외부에 아무런 장착을 할 수 없다. 때문에 미사일 등은 내부화하고 외부 연료통은 달 수 없다.

전문가들은 이 경우 작전거리는 600㎞, 비행시간은 10여 분으로 F-15K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성남이나 대구기지에서 이륙할 경우 독도조차 제대로 갔다 올 수도 없는 상황. 초계 비행 등 단순 임무조차 수행할 수 없다.

제작사인 보잉 측은 그동안 제시한 제원은 무기를 내부화하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시인했다. 보잉 측(F-15SE) 관계자들도 거리가 줄어드는 것은 맞습니다 F-15K에 비해서 왜냐하면 연료통을 못 달고 올라가기 때문에 그렇다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보잉사는 절충교역 안으로 공중급유기 2대를 무상으로 주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40년 이상 된 노후 기종이라 우리 정부에서 거부한 바 있다.

자주국방네트워크 신인균대표는 설사 F-15SE이 스텔스가 된다 하더라도 공중급유기 자체가 레이더에 잘 잡히기 때문에 공중급유기의 급유를 받는 순간 스텔스가 완전히 무력화됩니다.라고 토로 하고 있는 실정이다. 차세대 전투기를 도입하겠다며 시작된 F-X 사업. '동네 순찰'마저 제대로 못 하는 것 아닌지 우려되고 있다.

하지만 갑 행세를 마음껏 하고도 칭찬 받을 수 있는 일이 있었으니 바로 차기전투기사업을 하고 있는 방위사업청의 전투기구매다. 전투기사업비가 자금만치 8조원이 넘는 엄청난 사업이다. 이쯤 되면 갑도 슈퍼 갑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의 무기사업 역사를 보면 과연 갑의 행세를 제대로 할 수 있을 까 의심이 생긴다.

무기구입국의 일원화로 주로 퇴역기종이나 A/S도 제대로 안 되는 것들을 웃돈 주고 구입하기 일쑤였던 과거의 전력에 비추어 보아서 큰 기대는 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 이 번 만큼은 갑의 행세를 제대로 해보라고 하면 갑이면서 을의 행태가 몸 깊숙이 배어 잇는 저들에게 무리한 요구였을까? 역시나 무리였던 모양이다. 미국에서 퇴역하는 기종이 설정 될 것 같다.

차세대 전투기사업에 3개사가 입찰을 했었다. 미국의 록히드마틴(F-35A)과 보잉(F-15SE),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 유로파이터가 참가했다. 모두가 생각 했 듯이 뭐 한 곳은 들러리 일 것 같았다. 모양새는 공개입찰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수의계약이 아닐까 우려되었었다.

'F-35A' 'F-15SE' 둘 다 개발-개조중이고, 유로파이터는 공중전에선 능력 앞서지만, 공군은 'F-35A' 반공개적 지지한다고 하더니, F35A가 가격 선을 못 맞추자 이제 F-15SE로 급선회 한 모양이다. 애초에 유로파이터는 들러리 이었던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에 무리가 없는 것이 MB정권 때를 생각해보면 된다. 지난 정권 때 여러 가지 구설수가 많아서 이번 정권으로 넘어온 사업이다. MB정권 때 록히드마틴에게 철저히 무시당하면서도 그들에게 매달려 있었다.

그들은 우리가 요구한 F-35의 시승이나 근거리 관찰이나 심지어 비행 데이터를 지상에서 수집해 분석하는 평가하는 것조차 거부했었다. 이건 마치 최신 스포츠카를 사면서 직접 시승도 못 해보고 달리는 모습을 관중석에서 보고, 핸들의 조작편의성, 조향성, 브레이크가속능력을 평가하겠다는 것이었는데도, 그 마저도 거무한 록히드의 콧대가 드높아 있다.

구매자가 판매자에게 이처럼 구걸 적 행태를 보이는 것을 상식파괴라고 해야 할까? 하물며 아이들 장난감 RC카를 사주려고 해도 만져도 보고 몰아도 보고 한다. 국가 안보의 심장인 차세대전투기를 구매하면서 지난 MB정권 때는 여러 요구조건이 관철이 안 되자. 외국의 예로 들면서 시뮬레이터를 해보고 사겠다고 했다고 하니, 방위사업청의 주장은 거짓말로 탄로 났다.

그러자 방위사업청장은 불찰이었다고 해명을 한 것이다. 아니 국가안보와 직결되고 국민세금 8조가 량이 투입되는 사업에 불찰이 될 말인가? 이와 같이 MB정권은 갑이면서도 을에게 쩔쩔매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어 짜증을 나게 하고 심지어 이면에 무엇이 있지 않을까 의심하게 끔 했다.

그럼 박근혜정권이 갑의 행세를 할 수 있을까.

새누리당 정권은 안보를 입에 달고 사는 정권 아닌가? 어느 전투기가 우리 안보에 가장 도움이 될까? 퇴역기종, 아직 양산되지도 않은 기종, 일반인의 상식을 가지고 있다면 답은 명확하다. 하지만 저들은 일반상식 조차도 모르는 것 같다. 그게 더 걱정이다. 국가안보의 핵심인 무기를 도입하면서 갑의 행세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평가조차도 제대로 하지 않을 거 같아 걱정이다.

필자가 한마디 덧붙인다면, 차세대전투기사업, 대한민국이 갑의 횡포를 부리면 부릴수록 국민들은 박수를 받을 수 있는데도, 미국에게 또, 을 행세모드로 들어 간 것이냐. 앞으로 30년 동안 우리의 안보를 책임질 전투기를 구입하면서, 미국에게 비굴한 모습으로 구걸하는 모습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실망스러워 한다는 걸 당국은 알아야 한다.

이우근 기자  lwk13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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