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 이우근 편집위원.

삼국지는 유비, 관우, 장비가 서로 마음이 통해 그것을 배경으로 쓰인 소설이기 때문이다. 소설은 실제 상황이 아니라 상당부분이 허구로 구성될 수도 있다. 우리는 무릇 이것을 실제 중국의 역사로 착각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삼국지의 내용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배경이나 인물은 실존인물이다.

그런데 그 배경으로 벌어지는 많은 전쟁들이나 인물들의 능력으로 보면, 상당히 과장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제갈공명이 바람을 부르거나 신통한 능력을 구사 하는 장면이 대표적일 것이다. 다른 인물의 책사들도 많은데 유독 제갈공명만 신통한 능력을 발휘한다.

이런 부분은 무협지에 많이 등장하기도 한다. 이것은 늘 승자의 능력이나 위엄을 높이기 위한 부분이다. 전략과 전술이 뛰어나 보이지만 이것은 전쟁에서 승리를 했기 때문에 더 돋보이는 것이다. 온갖 간계와 술수가 난무하는 전쟁터. 삼국지는 다른 나라와의 싸움이 아니라 자기네들끼리 서로 싸움을 하면서 성과 땅을 차지하는 게임과 같다.

일본의 많은 성주들이 작은 성을 주위로 군림했듯이 중국 또한 이와는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 많은 중국의 인물들 중 유비는 아우와 책사를 잘 만난 것이 행운이다. 거기에 유비의 인품이 민심을 잃지 않았기에 가능했던 부분일 것이다. 제갈공명이 아무리 신통하다 해도 민심을 잃으면 그만인 것이다. 유비는 그것을 간파했던 것이다.

삼국지는 그 내용에서 그것을 보여 주려는 것 같다. 삼국지는 좋은 소설일 뿐, 멋진 중국의 역사의 현실은 아니다. 그런 유비가 세운 나라도 오래 가지 못했으니 제갈공명의 장래를 내다보는 에시력도 신통하지는 않다는 생각이다. 다만 삼국지 소설은 유비의 민심을 헤아리는 마음이 특출하여 그를 오늘날 삼국지의 주인공으로 더 위대하게 만들어놓은 것이다.

이 소설을 서두에 꺼내고 설명한 것은 현재 우리의 상황에서 교훈을 삼고자 함이다. 본론을 말한다면 원전 비리, 이제는 정치권이다. 지난 7월8일자 본지 칼럼에서 이 내용을 필자가 올렸다. 원전 설비 공급과 관련한 로비 대가를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다음 주 초 검찰에 소환된다는 보도가 나왔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원전비리 수사단은 박 전 차관에 대한 조사의 필요성이 있어 이르면 다음 주 초에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박 전 차관은 이상득 전 국회의원과 그의 동생인 이명박 전 대통령에 의해 승승장구했다. 이명박 정부 때 영포라인의 핵심 인물이었다. 그는 영포라인 출신 브로커 오희택(구속)씨가 한국정수공업 이모 회장에게 아랍에미리트(UAE) 수출 원전에 대규모 설비를 공급할 수 있도록 박 전 차관에게 인사와 청탁이 필요하다면서 요구해 받은 로비 자금 13억 원 중 3억 원을 여당 고위 당직자 출신인 이윤영(구속)씨를 통해 전달받은 의혹을 받고 있다.

정치란 무릇 힘과 권력이 다가 아니라 민심을 알고 그것을 헤아릴 줄 알아야 성공하는 것이다. 삼국지의 저자 나관중은 혼란스런 중국의 역사 속에서 조금이나마 희망이 되고자 소설을 썼다. 작가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싶어 하는 것이 바로 민심이었던 것이다. 그 시절 혼란스러웠던 중국의 역사의 슬픈 단면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작가의 상상이 오늘날 우리는 소설을 역사로 착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작가가 말하는 민심은 오늘날도 앞으로도 정치에서 중요한 대목이다. 정치인은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고 그 마음으로 민심을 알아내고 실천하는 것이다. 그것이 진정한 민주주의의 본심임을 하루 빨리 깨달았으면 좋겠다.

결국 원전비리, 4대강 부실공사는 박근혜정부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그래서 끝부분에서 필자가 쓴 소리를 하고 싶다. 존경하옵는 이명박님요. 졸개들이 무슨 죄요. 국력을 이렇게 낭비해선 안 됩니다. 대장은 죽어도 대장이 되어야 합니다 라고.

이우근 편집위원  lwk13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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