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저널 강성태 기자]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을 빌미로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 발목잡기에 나선 야권이 국민들의 냉소가 심해지자 이젠 막말까지 서슴지 않는 등 막장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사임으로 귀결된 ‘워터게이트’ 사건을 거론하면서 박 대통령의 하야를 선동하기도 했다. 집나간 민주당의 조급함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6일 오후 인천 남구 용현시장을 방문하여 시장 상인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공=청와대)

이 자리에서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김무성·권영세 두 증인이 나오지 않은 원인과 결과, 책임은 모두 새누리당에 있다. 새누리당은 김무성, 권영세 두 사람의 핵심증인에 대해선 대화조차 거부하고 있다"며 "국정원, 경찰이 새누리당과 짜고 국정조사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이 경찰과 집권당인 새누리당을 싸잡아 몰아세우자 같은 당 의원들은 한 술 더 떠 박 대통령과 정권에 포커스를 맞춰 화살의 시위를 당겼다.

박영선 의원은 “박근혜 정권이 매우 미련한 대처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이 부분을 털고 가야 정권의 정통성 확보되고 더 이상 국민의 시빗거리가 생기지 않는다”며 “스스로 무덤파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정권의 정통성 의심이 커질수록 박 대통령이 져야 할 무게가 점점 더 무거워지고 있다”며 “하루라도 빨리 박 대통령은 이 부분에 대해 입장 밝히고 국정원 개혁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프로그램 내놔야 한다”고 압박했다.

박 의원이 정권의 정통성을 의심하며 박 대통령 흠집 내기에 나서자 같은 당의 박남춘 의원도 거들고 나섰다.

박 의원은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은 '원죄'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있다. 박 대통령은 역사의 실패에서 반드시 배워야 한다”며 “박 대통령은 자신의 심복인 남재준을 국정원장으로 임명해놓고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이 불거지고 불리한 방향으로 가자 국가이익은 아랑곳하지 않고 정권이익과 국정원 이익을 위해 남북정상간 대화록을 불법 공개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국정원에 자신의 심복들은 인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역사적으로 확립시켜야 한다”며 “이 원칙을 위해서라도 국정원 개혁의 출발점은 남재준 해임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신경민 의원은 아예 대놓고 박 대통령의 하야를 선동하며 민심을 부추겼다.

신 의원은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사임으로 귀결된 워터게이트 사건을 거론하며 “대통령에게 조언하자면 실기하지 말기 바란다. 국정조사가 끝나는 23일이 두 번째 기회”라며 박 대통령에게 시비를 걸었다.

민주당의 막말 공세에 통합진보당도 입을 거들었다.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은 “이번 국조는 방탄 국조였다. 새누리당은 증인신문에서 진실을 규명하지 않고 오히려 증인신문을 방해하고 증인에게 왜곡된 말을 할 것을 앞장서 주장했다”며 “스스로 국회권위를 무너뜨렸고 정치적 무덤을 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박 대통령이 직접 나와서 해명하지 않는다면 국정원 사건 의혹은 끝나지 않는다”며 “오늘 이자리가 끝나면 청와대로 가겠다. 박 대통령을 만나러 가겠다. 이 의혹을 어떻게 해명하고 해결할건지 확인하겠다”고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박 대통령에 대한 도발을 서슴지 않았다.

▲ 【서울=뉴시스】조종원 기자 = 21일 오전 서울시청 광장에 설치된 민주당 천막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한길 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민주당은 원내외 병행투쟁 원칙은 흔들림 없이 계속될 것”이라며 “국회에서 열심히 일하고 천막에서도 국민과 함께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국가정보원이 저지른 개입사건, 대선 전후 국정원, 경찰, 권력이 한 몸이 돼 헌정질서를 무너뜨린 범죄 진실 앞에 비통해했다”며 “새누리당이 핵심증인 채택을 방해하고 증인선서 거부와 가림 막으로 진실을 가리려했지만 숨길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 개입 당시 수사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서장의 증언 한마디로 모든 것이 압축돼 결론이 났다. 눈 먼 자들의 도시에서는 눈 뜬 자 하나가 진실을 말한다”며 “새누리당은 권 전 과장의 증언을 지역주의로 색칠했다”고 비판했다.

야권의 다른 의원들과 마찬가지로 박 대통령 물어뜯기도 잊지 않았다.

김 대표는 “국민행복시대도 이명박 정부처럼 구호로만 존재할 뿐이다. 6개월은 국민 불행시대의 서막이란 평가다. 지난 반년은 민주주의와 민생의 총체적 위기였다. 국기문란 진상 규명 요구에 국조 방해와 침묵으로 일관했다”며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애써 폄훼했다.

그는 “전세대란, 전력·세금대란, 서민·중산층을 벼랑 끝으로 내몬 6개월이었다. 경제민주화는 이미 흔적조차 없이 자취를 감춰버렸다”며 “국민과 야당을 무시하고 불통과 독선이 지속되는 한 민주주의와 민생의 위기는 더 심화될 우려를 지울 수가 없다”고 덧붙여 비난했다.

이어 “한국은 미래로 나아가야 하지만 2013년 8월 엄연한 현실은 민주주의와 민생이 위기에 처해있다는 것이다. 민주주의와 민생을 실은 미래라는 전차가 과거로 역주행하고 있다”며 “민주주의는 한국의 엔진이다. 민주주의 망가지면 권력자들은 선거와 세금을 주무른다. 권력 장악 세력이 선거 주무른 것인 대선 전후 국기문란”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또 “세금을 주무른 게 이명박 4대강과 부자감세 그리고 박근혜 정부의 중산층 쥐어짜기다. 민주주의 없으면 서민·중산층에 세금을 먼저 걷고 쓸 때는 재벌이 먼저인 나라가 된다”며 “박 대통령은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 요구에 답해야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야권이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을 무기삼아 집권당과 박 대통령에게 집중포화를 쏟아 붓는데 대해 새누리당은 ‘민생정치’로 맞받았다. 집나간 민주당에 냉소를 보이는 민심에 힘을 받은 것이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취임 100일을 맞은 이날 ‘민생 정치’에 방점을 찍으면서 “당이 강력 드라이브를 걸겠다”고 밝혔다.

최 원내대표는 “위기의 시대에 정부가 과거식 패러다임에 갇혀 있으면 신뢰받는 정책이 나올 수 없다”며 “정부도 민심을 반영한 정책을 할 수 있도록 당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 나가야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최근 세법개정안과 부동산 정책, 전력 대책 등에 대한 정부의 행보가 잇따라 비판을 받으면서 당이 주도적으로 민생 정책을 챙기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 【서울=뉴시스】김기태 기자 =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새누리당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상임위원장-간사단 연석회의에서 최경환(오른쪽)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 두번째부터 김기현 정책위의장, 서상기 정보위원장, 나성린 의원.

그는 이어 “부동산 정책도 투기 시대에 하루가 다르게 집값 오르고, 수요가 많아지는 시대에 만들어진 정책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비슷한 처방만 반복하고 있다. 전력문제도 그렇다”며 “당이 강력히 드라이브를 걸도록 하겠다. 정부보다 당이 민심에 민감하다”고 각오를 다졌다.

민주당이 막말을 쏟아 부으며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도발을 일삼고 있는데도 새누리당이 민생행보로 눈을 돌린 것은 박 대통령의 통 큰 결정 때문이다. 시정잡배 같은 막말에 일일이 대응하기 보다는 그 시간에 하나라도 더 민생을 챙기겠다는 박심(朴心)이 새누리당을 바꿔놓은 것이다.

박 대통령은 여야가 민생은 안중에도 없이 네 탓 공방만 벌일 때부터 홀로 민생을 챙겼다. 그리고 하반기 주요정책의 포커스를 민생에 맞추고 민생행보에 고삐를 당겼다.

박 대통령은 최근 전월세난 해결을 위한 당정(黨政) 간 적극적 대응을 주문한 데 이어 주택시장 정상화 대책의 방향을 제시하는 등 본격적인 민생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박 대통령은 “전세 시장에 집중된 수요를 매매 시장으로 돌려서 매매와 전세시장 간의 균형을 맞추도록 하는 정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택정책의 기본방향이 매매와 전세시장 간의 균형 회복에 있음을 전제하고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될 수 있게 유도해 줄 것을 주문한 것이다.

대책 발표도 주택 수요가 집중되는 가을 이사철 전에 선제적으로 이뤄지도록 지시했다. 특히 전월세난과 관련해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분양주택 용지의 임대 용지 전환 ▲미분양 주택의 임대주택 공급 등을 대책으로 내놓고 월세 세입자들을 위한 대책 마련도 주문했다.

박 대통령이 전월세난 해소를 강조한 것은 주거안정 없이는 경제적 성과 체감이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민들이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의 성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정부 역량 최대한 짜냈다. 외국기업의 투자 활성화를 위해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 입법을 거듭 요청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법은 손자회사가 증손회사를 외국기업과 합작으로 증손회사를 만들 때 보유 지분율을 현행 100%에서 50%로 완화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더욱 강화시킬 것이란 반대에 부딪쳐 지난 6월 국회 처리가 무산됐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은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어서 2조원 이상의 해외투자가 안 되고 있다”면서 “경제 활성화와 세수 확보에 중요한 사항”이라며 정치권의 협조를 당부했다.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서도 박 대통령은 “청년위원회를 중심으로 청년층 고용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청년 맞춤형 일자리 대책을 마련해야 하겠다”며 ▲청년 창업지원 확대 ▲시간 선택제 일자리 창출 ▲지역 특성을 살린 일자리 창출 등을 지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은 자나 깨나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생각뿐인 것 같다”면서 “앞으로도 이와 관련된 구체적 내용을 챙기고 보고받는 일들을 계속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 대다수가 집나간 야권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오히려 냉소를 보내면서도 박 대통령에게는 무한신뢰를 보내는 이유다.

강성태 기자  stkitt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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