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 이우근 편집위원

지금까지 안철수류의 정치인과 그런 정치인을 따르는 세력을 무수히 봤다. 잠깐 반짝했다가 스러져 간 기린아들을 따르던 세력은 그 기린아가 쓰러지면 그를 버려두고 자기들은 자기 길을 간다. 그 기린아가 구원자요, 구세주인 것으로 추앙하다가 현실의 벽에 막혀 쓰러지면 그만 버려두고 다른 기린아를 찾아서 간다. 새로운 정치세력이 착근하지 못하고 현실세력에 투항하거나 아니면 사라지는 악순환을 계속해 왔다. 한국정치사에서 거듭된 일이었다.

안철수가 추구하는 새 정치, 그리고 기존 박대통령 세력과 그 반대세력의 정치행태가 싫어 안철수가 추구하는 새 정치가 추후 이 땅의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어 낼 것으로 믿으며 따르는 사람들 아직은 그 선의를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안철수 지지자들이 조금씩 불편해지고 있다. 필자는 안철수가 절대 선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국민들은 현재의 박대통령과 새누리당, 민주당의 김한길, 또는 친노 등이 있지만 정치권에 새로운 리더십이 나와야 한다는 데는 동의한다. 그러나 그 대안이 안철수라는 데는 이제는 물음표이고, 의문이 더해가는 분위기다. 그래서 내 눈에 보이는 안철수의 정치 지도자로서의 부족함이나 미흡함을 지적하기도 하고 비판하기도 했다. 벌써부터 안철수 지지자를 자임하는 분들은 그런 글을 매우 버거워하고 불편해 한다.

안철수 죽이기로 보기도 하고 아직 제대로 자리 잡지도 못한 싹을 밟는 것으로 몰아붙이기도 한다. 박찬종, 정주영, 이인제, 정몽준, 문국현 등 숱한 정치인들이 있어왔지만 문국현을 제외하면 이들은 제3세력일 때 지금의 안철수 급이었다. 박찬종도 단기필마로 국민 지지율 30%를 넘겼던 때가 자주 있었다. 새 정치를 말했고 3김청산을 말하며 ‘무균질 정치’를 말했다. 정주영도 3김청산 영호남 정치청산을 말했다.

이인제도 한때는 새 정치를 말했다. 정몽준도 이회창의 한나라당이나 김대중-노무현으로 이어진 정치세력이나 민주당이 싫으면 새 정치를 추구하는 나를 따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대 30%, 최소 15%대의 지지자들이 깃발을 들었을 때 호응하던 세력이 있었다. 지금 그들은 어디에 있는가? 현실 세력에 투항하거나 사라져 갔다. 그럼 그들을 지지하던 세력은? 혹자는 입에 담을 수 없는 용어로 한 때 자기가 추앙했던 정치인을 욕하고, 혹자는 자신이 추앙했던 정치인을 따라 그가 투항한 세력에 안존하고, 혹자는 아직도 또 다른 기린아를 찾아서 부유한다.

혹여 안철수 지지층이라고 자부하는 사람들 중 이렇게 부유하는 층은 없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 필자는 안철수 지지자들에게 말한다. 안철수가 현존하는 악의 무리들을 대적하여 새 정치를 해낼 수 있는 그릇이라면 당신들이 그토록 안달하지 않아도 안철수는 해낼 것이다. 그러나 그 그릇이 아니라면 당신들의 어떤 안달도 당신들의 희망을 충족시킬 수 없다. 마찬가지로 안철수가 그릇이라면 내가 어떤 비판의 글을 써도 안철수는 그릇 몫을 해낼 것이며, 아니라면 내가 아무리 칭찬하는 글만 써도 해내지 못할 것이다.

정치인들은 안철수의 리더십을 못미더워하는 눈치다. “안철수 의원이 국회의원이 된 후 눈에 띄는 분명한 리더십이나 새 정치활동을 그렇게 보여주지 못해서 과거보다 지지세가 약화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안철수가 과연 새 정치의 대안일까? 많은 국민들이 안 의원이 정당화 하는 세력으로서 정신적 지주 등으로 모신 최창집 교수 등은 지도노선을 단독으로 진보, 노동 쪽으로 몰고 가기도 했다. 또한 지방선거에 있어서도 대다수의 국민들의 의향과 다르게 기초선거에서 정당공천제 유지를 선호하는 입장인데, 이러한 것은 새 정치를 바라는 국민의 뜻과 안철수의 뜻과도 배치되니 말이 없다. 과연 안철수가 새 정치를 위한 대안일까? 그를 지지하는 사람이외에도 말이다.

이우근 편집위원  lwk13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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