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 이우근 편집위원.

김 전 사장은 2007년 4월부터 한수원 사장을 맡아 지난해 5월까지 무려 5년여간 근무, 최장수 재직 기록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검찰은 추가 비리 혐의가 드러날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며, 검찰은 최근 이 같은 단서를 포착해 해당 업체를 압수수색하고 업체 대표를 소환해 관련 진술을 확보했다고 한다. 이 업체는 신고리 1-2호기 등에 시험 성적서를 위조해 제어 케이블 등을 납품한 JS전선과 무관하다고 항변 하고 한다.

허나! 김 전 사장 재임 기간에 원전 부품의 시험 성적서가 대거 위조되고 불량 부품이 무더기로 납품돼 각종 고장과 발전 정지 사태가 줄을 이었기 때문이다. 검찰은 지난달 20일 구속한 송모 한수원 부장의 자택과 그와 관련된 제3자의 집에서 수억 원의 5만 월권 현금다발을 발견해 출처와 윗선 전달 여부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를 펼치고 있다.

송 부장은 2008년 1월 한국전력기술로부터 안전성(Q) 등급인 YS전선 제어 케이블에 문제가 있다는 보고를 받고도 승인하라고 지시한 혐의로 구속 했다. 더불어 검찰은 지난달 29일 고리 3·4호기 취, 배수구 등의 바닥판을 교체하는 것처럼 속여 5억1000여만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권모 한수원 과장을 구속했다. 검찰은 당시 대리였던 권 과장도 금품 로비를 받은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원전 부품 비리가 불거진 뒤 새로 설치한 원자력안전 옴부즈맨 창구에도 비리 제보가 쏟아지고 있다. 하도급 비리와 연구비 횡령 등 갖가지 비리 유형이 포함됐다고 한다. 국민의 안위가 걸린 원전 안전이 위협받는 것은 물론이고, 무더기 원전 가동 중단으로 심각한 전력난을 겪는 것이 모두 우연이 아니다. 여름철에 에어컨도 켜지 못한 채 더위에 시달리는 국민들의 울화를 더욱 돋우고 있다.

원전 비리뿐 아니라 직원들의 기강 해이도 두드러진다. 정전 사고를 조직적으로 은폐하는가 하면,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버젓이 마약을 투약하다 적발된 사례도 있다. 이러고도 원전을 제대로 운영, 가동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한수원의 총체적 비리는 업무 감독 시스템 등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결과라지만, 수뇌부가 원전 마피아의 우두머리 노릇을 한 마당에는 시스템을 탓할 것도 없다.

한수원의 비리가 이 정도로 걸쳐 있다면 지금 가동되고 있는 원전도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검찰은 비리 복마전 한수원 조직의 범죄 행태를 샅샅이 밝혀내 국민의 분노와 불안감을 씻어주어야 한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한수원을 상대로 한 금품로비는 수사하면 할수록 고구마 줄기처럼 계속 나온다며 도대체 어디까지 파야할지 모를 지경이다.

그러나 한수원 비리 몸통이 김종신 전 사장이 끝이라고 믿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은 아무도 없다. 이번사건을 바라보는 국민들은 정치권으로 옮겨지는 것은 필연적인 수순이다.

이우근 편집위원  lwk13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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