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형 경북 취재본부장.

박승호 포항시장은 3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어린 학생들을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 주민 합의 없이는 승마장 공사를 절대 하지 않겠다”며 “고뇌의찬 결단”을 내렸다.

지난 열흘 동안 벌어진 승마장 사태에 대한 결론이다. 포항시가 애당초부터 소통 없이 하면 된다는 식의 밀어붙이기 행정의 결과가 결국 포항시민들만 고스란히 피해를 입게 되었다.

처음부터 관련 공무원들이 나서 모든 것을 보다 진지하게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 했더라면 이와 같은 불상사를 사전에 막았을 것이다.

한마디로 얘기하면 박 시장 주변에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는 참모가 없다는 지적이다. 철 밥통 책상에서 박 시장 눈치만 보다가 이런 사태가 온 것이다.

이번 양덕승마장 백지화 사건으로 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각종 사업들이 순탄하게 이루진다는 보장은 없다.

이미 90% 공사가 진행되었고 이달이면 준공을 눈앞에 두고 있는 ‘양덕승마장 사업 포기’에 행정의 무능함을 드러내는 꼴을 가져왔다.

이번 사태에 대해 일부 포항시민들은 이해 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시공해 놓은 사업에 주민들이 반대 한다고 쉽게 공사를 포기하는 것은 시 행정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양덕 승마장 반대주민들 입장에서 보면 말똥 냄새와 악취로 아이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반대 투쟁 하는 것은 포항시로써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맞다.

그렇다고 그 어떤 대책도 없이 포기하면 어쩌란 말인가? 반대 대책위 주민들과 밤새워 역지사지(易地思之)입장에서 승마장 문제를 놓고 함께 고민해보고 내린 결론인지 묻고 싶다,

어느 부모 치고 내 아이 소중 하지 않은 부모가 세상에 어디 있을까? 반대 주민들은 대부분 초등학생을 가진 학부모들로 얼마나 답답하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서울까지 가서 승마장 반대를 외치며 결석을 했겠는가?

어느 한 부모는 아이 등교 거부에 매일 아침 피눈물을 삼키면서 출근길에 나선다고 고백했다,

앞으로 포항시가 해야 할 이런 저런 사업들이 즐비하게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양덕 승마장 백지화’ 사태는 아주 나쁜 행정 선례를 남긴 것이다.

당장 효자 빗물펌프장 공사를 앞두고 있다. 이 사업 역시 재난을 대비해 포항시가 꼭 추진해야 한다.

그러나 이곳 효자sk뷰 주민들은 ‘빗물 펌프장 건립’에는 반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위치를 변경해 달라고 한다.

효자 빗물펌프장 건립공사도 양덕 승마장처럼 주민 설명회 없이 공사만을 강행 하다 반대 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행정에 대한 불신과 갈등은 점점 깊어만 가고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 양덕동 승마장 백지화 결단 정도면 포항시가 못할 것 없다고 본다.

이준형 기자  iptv828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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