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저널 임춘호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자격으로 방문한다. 지난달 미국 방문에 이어 취임 후 2번째 해외순방길이다. 박 대통령은 앞선 미국 방문에서 특유의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카리스마로 전 세계를 압도했다. 특히 미국 의회에서 상하원 의원들에게 영어로 한 연설은 압권이다. 세계를 감동시킨 박 대통령은 당시의 해외순방을 통해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대한민국의 국격을 당당히 세계최고의 자리로 끌어 올렸다. 박 대통령이기에 가능했던 4박 6일간의 기적에 국민 모두는 진심어린 박수를 보냈다. 그렇기에 이번 중국 방문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 또한 크다. 시사코리아저널이 박 대통령의 방중과 관련, 그 역사적인 의미와 향후 한중관계를 전망해봤다.

▲ 사진은 지난 5월 6일(현지시간) 박근혜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화동들로부터 환영 꽃다발을 받고 밝게 웃는 모습. (사진=청와대)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 경제 사절단 규모가 총 72명에 이를 것이라고 했다. 규모만 놓고 보면 이명박 정부 때의 2배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008년 5월 취임 후 첫 방중 때 36명의 경제 사절단과 동행했다.

박 대통령의 이번 방중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구본무 LG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이 미국에 이어 동행한다.

또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등도 동행할 예정이다.

다만 미국 방문 때 동행했던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은 이번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이 회장은 일본 재계 인사들과의 사전 미팅이 예약돼 있어 청와대에 양해를 구하고 지난 20일 일본으로 출국했다. 이재용 부회장도 사절단에 포함돼 있지 않다. 삼성에서는 중국 사정에 밝은 강호문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 회장을 대신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중소기업 관계자만 30여 명”이라며 “중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서부 지역에서 한국 기업의 비즈니스를 돕는 비즈니스 외교를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경제사절단은 박 대통령을 수행하면서 양국 간 경제협력방안을 모색하고, 28일 열리는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서 중국 재계의 거물들과 교류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중국과의 교역규모가 늘어나면서 방중 경제사절단에 합류하기를 원한 경제인들이 많다”며 “청와대와 조율을 통해 조만간 공식 명단이 발표될 것”이라고 전했다.

사상 최대 규모의 경제 사절단이 동행하는 박 대통령의 첫 중국방문에 대해 국민들의 기대치 또한 남다르다.

여기에는 그간 북핵과 관련, 박 대통령이 선보인 특유의 강약조절이 가미된 ‘밀당외교’가 한몫했다.

사실 중국은 북한을 제외하더라도 역사문제 등으로 다소 껄끄러운 관계였다. 그런 한중관계가 박 대통령 취임 이후 확 달라졌다. 비단 중국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취임 4개월도 채 안된 새내기 대통령의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한 카리스마에 전 세계가 매료되면서 대한민국의 국격은 품격이 됐다.

그런 만큼 이번 방중에 거는 국민들의 기대치 또한 높다. 사실 역대 어느 정권에서도 대통령의 해외순방을 이렇게까지 높게 평가하며 기대치를 드러낸 적은 없다. ‘혹시나’의 기대도 없었지만, 결과 역시 ‘역시나’로 끝난 게 다반사였다. 그런 해외순방의 개념을 박 대통령이 확 바꿔났다. 앞선 방미순방이 그 대표적인 예다.

절대 다수 국민들, 한중 정상회담 긍정적 전망, ‘대체로 또는 매우 좋아질 것이다’ 85.1% 응답

그렇기에 절대 다수의 국민들은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재단법인 한반도미래재단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한중관계 관련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민 74.4%가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응답했다.

구체적으로는 ‘어느 정도 기대가 된다’는 의견이 54.5%로 가장 높았고, ‘매우 기대가 크다’는 의견이 19.9%로 나타났다. 반면 ‘부정적인 기대’ 의견은 21.8%(별로 기대가 안된다 20.1% + 전혀 기대가 안된다 1.7%)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중국과의 관계에서 가장 우려되는 사안으로는 ‘동북공정을 통한 역사왜곡’이 40.7%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탈북자 북송 등 인권문제’(24.5%), ‘중국어선의 서해안 불법조업’(18.6%), ‘반한감정이나 혐한기류’(7.1%)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2013년 동아시아연구원에서 실시한 조사 결과와 비교해보면, ‘한중관계가 더 중요하다’는 응답이 2배 이상 더 높았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다루어야 할 현안으로는 ‘한반도 비핵화 문제’가 52.1%로 과반수를 기록했다. 다음으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경제분야 협력’(15.6%),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정상화 문제’(12.4%), ‘일본 역사왜곡 공동대응’(10.9%), ‘탈북자 문제’(8.9%)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중 FTA에 대해서는 우리 국민의 63.6%가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1년 당사에서 실시한 한미 FTA 국회비준에 대한 찬반여부 조사 결과와 비교해보면, ‘찬성’의견이 20% 이상 높게 나왔다.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중국의 역할에 대해서는, ‘긍정적 기대’ 의견이 62.9%(어느 정도 기대가 된다 43.5% + 매우 기대가 크다 19.4%)로 집계됐다.

향후 한중관계에 대해서 우리 국민 대다수(85.1%)가 긍정적인 전망을 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대체로 좋아질 것이’는 의견이 72.2%로 가장 높았고, ‘매우 좋아질 것이다’는 의견이 12.9%로 나타난 반면, ‘부정적인 전망’ 의견은 8.6%(다소 악화될 것이다 7.4% + 매우 악화될 것이다 1.2%)에 불과했다.

향후 희망하는 한중관계에 대해서 우리 국민들은 ‘협력관계’(64.8%)를 가장 원했다.

2004년 당시 KBS에서 조사결과, 79.8%가 한국과 중국을 ‘경쟁자 관계’로 생각했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반대로 ‘협력관계’가 무려 64.8%로 나타났다.

2004년 조사결과, 79.8% 한중은 ‘경쟁자 관계’, 박근혜정부에서는 64.8% ‘협력관계’ 인식 전환

한반도 통일에 대한 중국의 입장 전망에 대해서는 우리 국민 절반 이상(59.4%)이 ‘통일을 반대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역시 2004년도 조사에 비해 부정적 의견이 15% 가량 감소했다. 당시 조사에서는 중국이 한반도 통일에 부담을 느껴 도움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74.8%로 압도적이었다.

남북이 군사적으로 충돌할 경우, 중국의 입장 전망에 대해서 우리 국민 절반 이상(58.5%)가 ‘중립을 지킬 것이다’라고 생각했다.

2011년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에서 실시한 조사 결과와 비교해보면, 절반가량 감소했다. 당시 조사에서는 중국이 북한을 지지할 것이라는 응답은 69.2%였다.

5월 미국 의회 연설에서 박 대통령이 발표한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에 대해서는 우리 국민의 2/3 정도(65.2%)가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구체적으로는 ‘어느 정도 기대가 된다’는 의견이 50.5%로 가장 높았고, ‘매우 기대가 크다’는 의견이 14.7%로 나타난 반면 ‘부정적인 기대’ 의견은 27.3%(별로 기대가 안된다 25.8% + 전혀 기대가 안된다 1.6%)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 최우선적으로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할 국가로는 ‘미국’이 46.0%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그 다음으로는 ‘중국’이 28.9%를 차지했다.

향후 한중관계와 한일관계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우리 국민 대다수(83.0%)가 한중관계가 한일관계 보다 더 중요하다고 인식했다.

이번 조사는 6월 14~15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와 유선전화 RDD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박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이처럼 단순 여론조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취임 후 처음으로 대륙을 밟는 박 대통령에게 중국정부는 이보다 더할 수 없을 만큼 깍듯한 예의를 차리고 있다. 남북이 격양된 입장을 보이며 대치중인 상황에서 중국정부의 이 같은 반응은 다소 의외다.

미국과 중국이 어떤 국가인가. 바로 전 세계를 지배하는 1~2위 국가다. 그런 막강한 국가 원수들이 앞 다퉈 박 대통령과 손을 잡으려 한다. 바로 박 대통령이기에 가능한 일들이다. 앞선 여론조사가 단순한 수치개념을 넘어 대한민국의 실체며, 위상임을 잘 드러내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앞서 우리나라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한 경우는 지금까지 모두 6차례다.

지난 1992년 한중수교의 외교적 이정표를 세운 노태우 대통령을 시작으로 김영삼(1994년) 김대중(1998년) 노무현(2003년) 대통령이 각각 한 번씩이었고, 이명박 대통령은 2008년과 2012년 두 차례 중국을 국빈 방문했다.

국가원수의 중국 방문은 국빈과 실무방문 두 가지로 나뉜다. 국빈 방문에는 공식 환영식과 공식 회담, 그리고 공식 만찬이 있다는 점이 실무방문과 가장 큰 차이다.

중국은 국빈방문 시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 광장에서 공식 환영행사를 열어 국빈을 맞이한다. 환영식은 양국 국가연주, 21발의 예포 발사, 의장대 사열 및 분열 순으로 진행되며 국빈과 중국 국가주석이 함께 의장대를 사열한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세계 최상 국빈 대우, 시진핑 주석과 의장대 사열 등 환영식

공식 회담에는 중국 국가주석과 총리, 전인대 상무위원장 등 중국 정계의 핵심 실력자들이 나선다.

박 대통령은 이번 방중 기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 뿐 아니라 중국의 제2인자인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만나 북핵 문제를 포함한 양국 현안을 폭넓게 논의할 예정이다.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 상무위원장도 만난다.

숙소와 차량도 국빈 방문에 걸맞게 최고의 의전을 갖춰 제공된다.

중국은 국빈으로 초대받은 외국 국가 정상을 비롯해 장관급 관리, 정계 인사, 주요 기업인들에게 전용 숙소로 ‘댜오위타이(釣魚臺)’를 제공한다. 지난 1992년 한중 수교 후 중국을 방문한 전직 대통령도 예외 없이 이곳에 묵었다.

여기까지는 공식적인 예우다.

중국정부는 비공식적으로 박 대통령의 위상에 걸맞은 최고 예우를 베풀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05년 저장성 당 서기 신분으로 한국을 방문했던 시 주석을 한나라당 대표 자격으로 만나 두 시간 넘게 대화를 나눴던 각별한 인연이 있다.

시 주석은 박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 3월 보낸 장문의 친서에서 “2005년 7월 한국 방문 때 박 대통령과 만났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언급하는 등 각별한 인연을 뽐냈다.

앞서 이명박 대통령은 2008년 중국을 국빈 방문했을 당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자칭린(賈慶林)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등 중국 지도부내 서열 1, 2, 3위의 인물들을 차례로 만나 중국 정부로부터 상당한 예우를 받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던 2003년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단독 정상회담을 마친 뒤 인민대회당 하북청에서 50분간 공동기자회견을 가졌다.

중국이 정상회담 후 공동회견을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청와대는 당시 의전상 각별한 예우였다고 설명했다.

그런 만큼 중국정부가 박 대통령에게 어느 정도까지 의전상 각별한 예우를 표할지에 관심이 더해지고 있고, 정치권 안팎에선 중국정부의 태도에서 알 수 있듯 이번 방중의 목표는 이미 달성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분위기다.

실제 “비핵화(非核化)를 포함한 북한 관련 문제 해결을 위한 한·중 양국의 상호 협력 및 공조 외에도 ‘장기적·호혜적 경제협력 관계 구축’이 이번 박 대통령 방중의 주요 목적인데, 중국정부의 태도만 놓고 보면 목표달성은 이미 떼어 놓은 당상처럼 느껴진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중론이다.

박근혜 정부의 대한민국에서 품격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임춘호 기자  8035ok@koreajn.co.kr

<저작권자 © e시사코리아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