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산포앞바다(좌측) 노래비, 왕산포유일의 횟집(우측).

1959년 서울명동에 약속다방이 있었다고 했다. 다방마담 조 모 씨는 이화여전에 다니는 서글서글한 외모에 평양출신 여인이었는데 과거의 사랑을 잊지 못해 그와의 약속을 상기하려 “약속”다방이란 간판을 걸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북출신 은행원 김득봉이 작사한 이미자가 부른 “님이라 부르리까”가 탄생했다.

그 김득봉이 작사가 김운하(金雲河)선생이다. 지금은 고인된 가수 조미미씨의 “서산갯마을”도 김운하선생이 작사했고, 잘 알려진 저음가수 오기택씨가 부른 “고향무정”도 김운하선생이 작사한 노래다.

1969년 김학송 작곡, 김운하 작사의 서산 갯마을은, 굴을 따랴 전복을 따랴 서산 갯마을/ 처녀들 부푼 가슴 꿈도 많은데/ 요놈의 풍랑은 왜 이다지 사나운고/ 사공들의 눈물이 마를 날이 없구나/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서산 갯마을/ 쪼롬한 바닷바람 한도 많은데/ 요놈의 풍랑은 왜 이다지 사나운고/ 아낙네들 오지랖이 마를 날이 없구나 로 끝난다. 지금은 아니지만 1969년 우리나라와 서산 갯마을은 가사와 별로 다름없는 곳 이었다.

산 능선을 따라 굽이굽이 내려가는 왕산포구!
해송이 군락을 이룬 곳 잿빛 바다는 졸린 듯 속살을 들어내며 오수에 취해 있다. 앞섬에서 날아온 갈매기 무리의 인사로 짙은 갯냄새를 칠해 놓고 눈을 뜬다.

서산 갯마을 노래비가 서있는 뒤로 언덕위에 정자가 있다.
그 곳에 오르면 그리운 희망이 바람처럼 가슴에 닿으리라

왕산포구는 서산의 몇 안 되는 낙지 산지다.
왕산포 횟집에 들면 바깥주인이 들려주는 구수한 낙지이야기로 식욕을 억제할 수 없다. 요즈음 밀낙박속낙지가 제일유~
밀 이삭이 나오는 6월에 세발낙지의 부드러운 식감!
백문불여일식(百聞不如一食)이 맞다.

주말과 일요일에는 낙지 부족하고 평일이 좋다고 귀띔 해준다.
주변에는 그림 같은 펜션이 10여 곳 있어 1박을 해도 좋을 듯하다.
교통편은 서산에서 시내버스가 운행 중이고, 서울에서 서산나들목을 나와 대산방향으로 가다 지곡면 중왕리에서 좌회전해 도로종점 왕산포까지 간다.
소요시간은 2시간이 걸린다.

송윤종 기자  ehyun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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