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수 기자

제171회 사천시의회(의장 최갑현)가 오는 17일부터 28일까지 12일간의 행정사무감사에 들어간다. 이는 제6대 사천시의회 임기 중 마지막 행정사무감사다.

사천시의회는 이번 행정사무감사에 앞서 논란이 있는 각종 민간단체 보조금 문제를 비롯해, 각종 공사에서 드러난 예산낭비 사례, 집행부 주요 사업에 대한 점검 등을 중점적으로 살핀다는 방침이다. 또 시정의 불합리한 사항과 시책개선 사항은 물론 이에 따른 시민들의 건의사항 및 제보 등도 꼼꼼히 따져볼 참이다.

3선인 최갑현 의장은 진작부터 "시민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는 의회가 되겠다"며 12명 전체 의원 중 절반이 넘는 초선의원들을 동료로서 살갑게 대하며, 일하는 의회가 되자고 독려해 왔다.특히 이들의 원만한 의정활동을 위해 후반기 의회개원과 함께 관내 사업장에 대한 현장방문을 실시하는가 하면, 간담회와 자체 연수 및 해외 연수 등을 통해 초·재선 의원들이 융화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데 심혈을 기울려 왔다.

이번 행정사무감사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가 남다른 이유다. 사실 전반기 사천시의회의 집행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가 몇몇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지적이 시민들 사이에 끊이지 않았다. 정작 굵직굵직한 현안은 구렁이 담넘어가는 식이고, 지엽적 문제에 대해 너무 집착하면서 오히려 사안이 왜곡(歪曲)되는가 하면 사전 준비 소홀로 수박겉할기식 인상을 풍겨왔다.

또 준비한 질문도 행정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우문우답(遇問遇答)'을 자초하는 경우도 있어왔다. 행정사무감사는 지방의회가 당해 집행부의 사무전반에 대해 매년 실시하는 보편화된 할동이며, 주민들을 대신해 집행부를 감시 견제할 수 있는 강력한 제도적 장치이다.

이번에도 날 선 각오로 요란하게 시작해 보잘 것 없는 결과물 몇 건 건진 것으로 시간만 때운다면 최 의장과 함께 시민의 심부름꾼을 자처한 11명 의원들의 모든 노력은 허구(虛構)가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반대로 너무 의욕만 앞세워 집행부의 발목이나 잡고 엄포나 놓는 식의 하나마나한 사무감사는 시민들이 바라지 않는다. 현명한 어부는 바다 전체에 그물을 내리지 않고 고기가 많은 부분에 그물을 내린다는 구전(口傳)이 있다.

철저한 자료준비와 날카로운 질문을 통해 문제점이 도출된, 또는 문제점이 도출될 것으로 보이는 각각의 사안들에 대해 냉철한 진단을 보여주어야 한다. 해당 사업결정의 판단 근거와 투명성, 집행과정 및 변경의 적합성, 만일 실패했다면 실패에 대한 원인 등을 도출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은 묻고, 칭찬할 사항은 칭찬해 주는 노력을 보여주길 바란다.

아울러 각종 정책들에 대한 주민들의 욕구(欲求)가 날로 증대하고 있는 작금(昨金), 집행부의 운영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잘못된 부분을 지적해 시정을 요구함으로써 지방자치 행정이 보다 합리적인 방향으로 추진되도록 하는데 행정사무감사의 의의가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물론 시의회가 집행부의 광범위한 업무를 12일 짧은 기간 동안 세밀히 검토하기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는데는 동감한다. 하지만 12명 의원들 모두 이러한 어려운 의무를 수행하겠다고 선거 때 시민들에게 약속하고, 이를 수행해 달라고 부탁 받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지방자치가 시행된 지 24년이 흘렀다. 선거 때만 머슴을 자처하고, 당선 뒤엔 시민과 집행부 위에 군림하지는 않았는지 지역발전의 디딤돌이 아니라 걸림돌로 작용하지는 않았는지, 뒤돌아 볼 때다. 내년 6·4일이 또 선거일이다. 그동안 의회가 지역민들의 삶과 생활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되짚어 볼 때다.

김용수 기자  yskim0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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