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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 고성에 건립을 추진 중인 국회 연수원 현장을 지휘하고 있는 권오을 당시 국회 사무총장. | ||
인천 강화에 있는 국회 연수원이 사실상 ‘휴양콘도’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있은 가운데, 국회가 다시 강원도에 대규모 연수원을 건립 중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는 430억 원의 예산을 들여 강원도 고성군에 신규 연수원 건립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해에 이미 30억 원의 기본설계비를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기존 연수원도 활용도가 극히 저조한 상태에서 강원도에까지 대규모 연수원을 새로 건립하는 것은 국가 예산을 심의하는 국회가 스스로 예산낭비에 앞장서는 꼴이라는 지적이다.
강화 연수원 96%가 '휴양 목적' 이용
시민단체인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최근 국회에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지난 2002년 지어진 국회 연수원은 사실상 국회 직원들의 휴양콘도로 이용되고 있다.
인천시 강화군 양사면에 있는 이 연수원은 당초 170억 원의 예산으로 1만5570평에 7개 숙소동, 4개 강의동, 전망대와 산책로를 조성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활용도가 높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현재 15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4개의 숙소동과 1개의 강의동, 족구장만 1차로 조성된 상태다.
실제로 작은 규모의 이 연수원마저 국회의원, 보좌관, 국회사무처 직원들의 직무연수로 사용된 것은 4%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의 경우 강화 연수원 총 사용 건수는 582건에 3638명이 이용했다. 그런데 이 중 교육 및 연수 목적의 방문은 21건(318명)에 불과했고, 나머지 96%인 561건(3320명)은 가족모임과 휴양 목적의 방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일보>가 2003년 3월 보도한 내용을 보면 강화 연수원은 군부대의 허가를 받아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지역에 설립돼 있다. 해안 철책 너머로 강화도 앞바다와 북녘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고, 대부분의 시설이 통나무 등 고급 건축자재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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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강화연수원에서 휴양을 온 일반인들이 음식을 조리하고 있다. | ||
국회 보좌관 "이러니까 욕 먹지"
당시 국회는 연수원 건립목적을 ‘국회 내 토론문화 활성화를 위한 토론 공간 마련’으로 내세웠지만, 정작 이곳은 휴양소로 이용되고 있다는 것이 문화일보 보도 내용이다.
개원 후 8개월 간 이용 현황을 보면 1813명 중 1590명(88%)이 ‘쉬기 위해’ 이곳을 찾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그런데 지난해 96%가 ‘쉬기 위해’ 이용한 것과 비교하면, 갈수록 연수원 기능보다 휴양콘도로서의 기능이 절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강화 연수원을 이용한 적이 있다는 한 여당 국회의원 보좌관은 “이름만 연수원이지 사실상 국회의원과 직원들의 휴양시설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면서 “동료 보좌진과 가족들이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도 이래서 정치권이 욕을 먹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국회 안에는 의정연수원이 있다. 정당이나 국회의원이 주최하는 토론회나 세미나는 거의 다 의정연수원에서 이뤄지거나 아니면 의원회관 회의실에서 열리기 때문에 먼 거리에 있는 연수원을 이용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 336억 규모로 축소 요구
국회 연수원의 신규건립 타당성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자 기획재정부도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기재부는 우선 국회사무처가 제출한 고성 연수원 사업규모가 지나치게 크다며 총 사업비 430억을 336억 규모로 축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연수원 건립에 필요한 올해 요청 예산 23억400만원 중 8억5200만원만을 편성한 상태다.
이에 대해 야당 국회의원의 한 보좌관은 “항상 일정에 쫓기는 국회의원들이 연수를 위해 굳이 멀리까지 갈 이유도 없고, 보좌진이나 사무처 직원들도 거기까지 가서 연수를 받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 “강화든 고성이든 일단 국회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연수원은 증축도 필요 없고 신축은 더더욱 필요 없다”고 말했다.
이 보좌관은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신규 연수원 건립을 중단할 수 없다면 효율적인 활용방안부터 마련한 뒤 건립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지난 11일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현재 강화도에 위치한 국회연수원은 34명을 수용할 수 있는 소규모 시설로, 국회 전 직원이 4300여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세미나시설로 턱없이 부족하고 낙후된 관계로 연수목적의 이용률은 다소 낮은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강원도 고성에 건립을 추진 중인 제2국회연수원을 본래 목적의 교육, 연수공간으로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유제 기자
박유제 기자 forall@koreaj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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