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차기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놓고 표출됐던 당내 갈등이 일단 수습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평이다.
정기전당대회를 5월4일 열기로 한 비상대책위원회의 전격적인 결정에 전국 시도당 위원장들과 당내 비주류가 반발했지만 판을 뒤엎을 정도의 명분이 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면서 사태가 진정국면에 들어서는 분위기다.
노웅래 서울시당 위원장 등 전국 16개 시도당 위원장은 20일 성명서에서 "다수 당원의 뜻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비대위의 전횡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비대위를 공격했다.
그러면서도 "대선 패배 이후 2개월이 지난 시점에서도 전당대회에 대한 아무런 준비를 못하다가 그동안 논의조차 되지 않았던 제3의 안을 채택한 비대위의 무책임한 행태는 당을 새로 일어날 수 있게 할 원만한 전당대회를 위해서도 다시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며 사실상 비대위 안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시도당 위원장들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성명서를 오전 비대위 회의장에 나온 문희상 비대위원장에게 전달했고, 회의를 마친 문 비대위원장과 비대위원들은 간담회를 열고 이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간담회 후 설훈 비대위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시도당 위원장들의 문제제기는 당연하고 그 취지도 충분히 알고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전대준비위와 정치혁신위가 부딪히는 상황을 수습하지 않으면 당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비대위가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5월4일 전당대회는 비대위가 만장일치로 정한 방침이고 전대준비위와 정치혁신위도 이 방침을 양해했다"며 "(반대가 있을 수 있지만)큰 틀에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병호 비대위원도 "시도당 위원장들의 입장은 정기전당대회를 수용하되 앞으로 정치혁신위가 전당대회 준비에 관여하지 않게 해 달라는 것이었다"고 시도당 위원장들의 입장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사실 시도당 위원장도 대선책임을 지고 재신임을 받아야 한다. 임시전당대회를 하자는 것은 기존 시도당 위원장들이 기득권을 갖고 가자는 것"이라며 "정기전당대회가 번거롭긴 하지만 그렇다고 피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당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도 "비대위의 결정은 받아들이는 게 당의 오랜 전통이다. 비대위 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당이 난파선이 될 수밖에 없다"며 5월4일 정기전당대회 방침이 바뀔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비주류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당내 일각에선 반발이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비주류인 김영환 의원은 이날 YTN '뉴스 인'에 출연해 "지역위원장 회의와 여론조사에서도 임시전당대회로 하기로 한 민주적인 결정을 다 뒤엎고 5월 정기전당대회로 정했다"며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는 바람에 여러 가지 오해를 낳게 됐다"고 당내 주류와 비대위를 비난했다.
김 의원은 이어 "주류가 5월 전당대회에서 다시 당권을 잡아도 당은 존립이 될지 모르겠지만 야권 발 정개개편이 눈 밑에 와있다"며 "또다시 패권적인 기득권을 유지하려 하면 당이 고사되고 국민에 의해 당이 혁파되는 아주 참혹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당에 쓴 소리를 하는 쇄신모임 의원들이 하나둘 모여 지금은 30명 정도가 결집됐다"며 "우리끼리 힘을 합치고 당원 대의원의 힘이 만들어지면 언제든지 지도자를 구성할 수 있다. 외연을 넓히고 동료의원들의 이해를 구하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쇄신모임 중심으로 비주류 세력을 결집, 당대표 후보를 내세울 경우 내부갈등은 더 폭발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진화 기자 sisa@koreaj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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