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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의 진보정치, 봄은 언제 올까?’대선 후 ‘정치적 패닉’ 상태 지속…'진보의 재구성'으로 돌파구
  • 박유제 기자
  • 승인 2013.02.15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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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의당 노회찬 공동대표가 ‘안기부 X파일 사건’으로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진보진영은 거의 ‘패닉’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대통령선거 이후 이념별 또는 정당별로 정치적 돌파구를 찾던 진보의 ‘재구성’이 어떤 형태로 이뤄질 지가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노회찬 대표 의원직 상실에 '격앙'

당의 정체성을 ‘서민 대중 정당’으로 설정하고 보편적 복지 실현으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대안 야당’의 위치를 확고히 하겠다던 진보정의당은 노회찬 대표의 의원직 상실로 전체 7명의 국회의원이 6명으로 줄었다. 특히 당 공동대표가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은데 대해 당내에서는 격앙된 분위기가 역력하다.

14일 오후 국회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원단 긴급 연석회의에서는 대법원 판결을 ‘정치 보복’으로 규정했다. 당사자인 노회찬 대표는 “대법원도 보도자료를 대법원 사이트에 그대로 게재하면서 국회의원이 인터넷에 게시한 것을 처벌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반박했다.

조준호 공동대표 역시 “국회의원의 본분을 다 한 노 대표의 의원직 상실은 사법수단을 통한 정치적 보복”이라고 말했고, 박원석 원내수석부대표는 “뇌물 주고받은 도둑들은 처벌받지 않고 면죄부를 준 것은 사법정의를 모욕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상정 서기호 김제남 의원은 “대법원이 휘두른 판결의 검은 오염된 법치주의의 치부를 감추는데 급급한 아주 비열한 검”이라며 “노 대표를 기소했던 황교안 검사의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 문제를 낱낱이 지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 대표의 의원직 상실과는 상관없이 진보정의당은 제한적 '계급 정당'을 지양하면서 서민 대중을 중심으로 당원을 확대, 빠르면 올 상반기 안에 ‘2단계 창당’ 작업을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회찬 대표 역시 의원직 상실 뒤에도 각종 언론으로부터 한꺼번에 ‘러브콜’을 받았다. 15일 하루에만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 YTN라디오 ‘김갑수의 출발 새아침’, 그리고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잇따라 출연했다.

앞서 진보정의당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측에 여․야․정, 노사,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경제민주화 실천을 위한 사회연대협의회' 설치를 제안하면서 “박근혜 정부와 일자리·복지 문제 해결을 위한 전략적 동맹을 맺을 자세가 돼 있다”고 밝혔다. 여․야는 물론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 측과도 협력할 부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관계를 맺겠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통합진보당과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노회찬 공동대표는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 “통합진보당과는 당분간 별 관계가 없을 것”이라고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지난 대선에서 이슈가 됐던 ‘종북 논란’에 휩쓸리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 진보정의당 노회찬 대표를 비롯한 당직자들이 지난 설 연휴 귀성객들에게 정책을 홍보하고 있다.

통진당 김선동 '의원직 상실 위기'...이정희 대표 선출 '눈앞'

어떠한 형태로든 이정희 후보를 통해 대선 결과에 일정한 ‘역할’을 한 통합진보당 역시 현재 4명의 국회의원 중 1명이 의원직 상실 위기에 처해 있다. 국회의 한미FTA 비준안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최루탄을 터뜨려 특수공무집행방행 등의 혐의로 재판 중인 김선동 의원이다.

김 의원은 특수 국회회의장 소동, 총포‧도검‧화약류 등 단속법 위반 혐의가 추가돼 지난달 29일 징역 4년을 구형받은 바 있다. 오는 19일 1심 선고를 앞둔 김 의원은 ‘국민의 의사는 무시한 채 매년 계속되는 국회의 날치기 처리에 대한 정당방위였다’는 입장을 강조하면서도 선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2013년 전국동시당직선거를 통해 대표와 최고위원, 중앙위원과 중앙대의원 등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유세일정에 나섰다. 광역시도당 위원장과 부위원장, 지역위원장 선출까지 총망라하는 동시당직선거는 5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7일 대전‧충청, 13일 전북, 14일 부산‧울산‧경남, 15일 대구‧경북, 16일 광주‧전남, 17일 서울‧경기‧인천‧강원까지 전국을 순회한 뒤 18일부터 22일까지 투표가 이뤄진다.

당 대표에는 대선후보였던 이정희 전 대표가 단독으로 출마해 당선이 확실시된다. 옛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출신으로 경남도 정무부지사를 역임했던 강병기 비상대책위원장은 통합진보당 경남도당 위원장에 출마했다.

통진당은 이번 전국 순회유세에서 당의 과제와 사업계획, 발전 전망에 대한 전체 자유토론의 시간을 마련, 당원들과 함께 당 진로를 모색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4일 민주노총 경남본부에서 열린 제32차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는 한진중공업 사태의 조속한 해결, 북한 핵실험에 따른 북미 간 직접대화를 촉구하며 당 정체성을 높이기도 했다.

▲ 통합진보당 김선동 의원에 대한 검찰의 징역 구형에 반발, 시민단체들이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의원의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이용길 대표체제 출범은 시켰지만...

이들 진보정당과는 달리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는 진보신당연대회의는 주로 지방의회 의원들을 주축으로 풀뿌리 지방정치에 상당한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경기도의회 최김재연 의원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모두 14명의 지방의원이 지방의회에서 큰 역할을 해 온 것이다.

하지만 최근 김해연 경남도의원이 부적절한 처신을 한 책임을 지고 의원직을 자진사퇴하면서 지방의원 수는 13명으로 줄어들었다. 김해연 전 도의원은 경남도의회에서 가장 활발한 의정활동을 한 사람으로 평가되고 있었고, 심지어 2015년 지방선거에서 가장 유력한 거제시장 후보 중의 하나로 부각되고 있던 중이었다.

김해연 전 도의원의 사퇴로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은 진보신당은 김 전 의원의 탈당계를 수리하는 한편, 당직자와 선출직 공직자 모두에 대해 성 평등 교육을 진행하는 등 적극적이고 발 빠른 수습책으로 당을 안정시켰다.

이어 지난달 10일부터 시작된 당대표단 선거유세를 끝내고 지난 1일 온라인과 오프라인 투표를 통해 민주노총 대전충남본부장 출신의 이용길 전국위원을 당 대표로 선출했다. 신임 이용길 대표는 민주노동당 충남도당위원장과 진보신당 사무총장을 거쳐 부대표를 역임했으며, 함께 출마한 김현우 금민 후보에 비해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됐다.

이 대표는 취임식 뒤인 지난 13일 사무총장에 정현정 전 사무부총장을, 정책위의장에 윤현식 전 정책위원을, 대변인에 박은지 부대표를, 살림실장에는 고승희 전 전북도당 사무처장을 각각 임명하는 등 주요 당직자 인선을 마치고 당 쇄신작업에 들어갔다.

▲ 당 대표단 선거에 나선 진보신당연대회의 후보자들이 울산 선거유세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진보의 재구성' 생존전략 될까?

이처럼 3개 진보정당들이 저마다의 정체성 확립과 새로운 지도부 선출 등을 통해 당 쇄신과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정책결정 과정에서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는 여당인 새누리당과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의 양당구조 속에서 군소정당인 이들 진보정당들이 다원화되고 있는 추세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게다가 각종 선거에서 야권단일화라는 명분으로 적극적인 선거연대를 추진했지만, 지난 대선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것도 여전히 진보정당의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정책결정 과정에서 힘을 쓰지는 못해도 저마다 ‘선명 야당’이라는 이미지 제고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진보정당. 대선과 북한 핵실험을 전후로 ‘좌클릭’과 ‘우클릭’을 오가는 민주통합당과의 차별화 전략, 그리고 ‘진보의 재구성’을 통해 생존전략을 찾아가는 진보정당들이 올해 어떤 모습으로 국민에게 다가설 지 주목된다.

박유제 기자  forall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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