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위원장 사퇴로 촉발된 포항경실련 파동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경실련 개혁을 요구하는 일부 회원의 대표 사퇴 요구가 집행위원장과 대표의 힘겨루기 양상으로 비화됐고, 결국 정기총회 무산으로 이어지면서 대표와 집행위원장, 사무국장 공석이라는 상황까지 초래했다.
이번 경실련 사태는 지난달 30일 경실련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진 J집행위원장이 K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며 활동중단을 선언하면서 시작됐다.
J위원장은 이날 “경실련이 특정 인물을 위한 조직으로 변질돼 시민단체로서 생명을 잃었다”며 “도덕적이고 민주적인 인물로 조직개편이 이뤄질 때까지 집행위원장직을 내려놓고 활동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직 안팎에선 포항경실련이 사실상 대표 K씨의 사조직으로 전락한 것이 이번 사태의 배경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일부 회원 사이에선 K대표가 지위를 이용해 사적인 이익을 추구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포항시에 따르면 2011년 1월~2012년 6월 18차례에 걸쳐 포항시가 구매한 4억3000여만원 상당의 상수도관 중 K대표가 대리점을 맡은 것으로 알려진 G회사의 제품 3억4000여만원어치가 납품됐다. G회사를 제외한 나머지 4개 업체의 납품 금액은 8000여만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모자란 정족수를 채우기 위해 위장 회원을 동원했다는 설도 터져 나오면서 지난달 30일 열린 정기총회마저 무산됐다.
경실련 규약에 따르면 정기총회 개최를 위해서는 전체회원의 1/5이 출석해야 한다. 하지만 이날 경실련 회원 90명 중 18명이 참석했고, 이중 3명이 회원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 총회를 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날 총회에 참석한 한 회원은 “누가 사주했는지는 모르지만 처음 보는 인물이 세 명 정도 참석했다. 이게 들켜 총회가 무산된 것”이라며 “심지어 한 대학교수는 본인에게 의결권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의장 역할을 맡으려고도 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시민단체로서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해서는 안 될 일을 저지른 것”이라며 “경실련에 몸담은 사람으로서 부끄럽기 짝이없다”고 지적했다.
핵심 인사들의 공백으로 임시총회 개최 여부도 불투명해졌기 때문에 경실련의 파행 운영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게 경실련 안팎의 지배적인 전망이다.
중앙경실련 관계자는 “여러 가지로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사실 확인 후 사고지부 지정 여부 등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K대표는 지난달 31일과 1일, 5일 세차례에 걸쳐 경실련 사태를 보도한 한 일간지 K모 기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이준형 기자 iptv8288@hanmail.net
<저작권자 © e시사코리아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