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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회 인사권 개입 ‘해도 너무해’공무원노조 “월권행위, 지방의원 행동강령 제정해야”
  • 박유제 기자
  • 승인 2013.02.06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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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경기도의회 본회의장.

“인사개입’ 거부하자 행정에 협조 안 해”

일부 광역의회와 기초의회 의원들이 공무원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공무원노조가 강력 반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경남 의령군의회 A의장은 지난해 12월 의령군 고위 공무원을 의장실로 불러 보건직 6급에 특정인 B씨를 거론하며 인선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무원은 “의장의 요구를 거절하자 ‘앞으로는 의회 차원에서 행정에 협조해 줄 수 없다’는 식의 압력성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A의장과 평소 친분이 두터운 사이로 알려졌던 B씨는 며칠 뒤 이뤄진 인사에서 1년 만에 군 보건소로 복귀하면서 공직사회는 물론 동료 의원들조차 비난의 목소리가 빗발쳤다.

특히 군 보건소 관계자들도 예상 밖의 인사에 “공직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한마디로 부적절한 인사였다는 판단이 지배적”이라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A의장은 언론을 통해 “서로 친한 사이는 아니며 업무적으로 연관돼 아는 관계”라면서 “보건소 내부 업무에 능통한 B계장을 의회차원에서 협조를 요청한 것이지 압력을 행사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B계장 역시 “내가 인사 부탁을 했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소리이며, 누군가 모함을 하는 것 같다”고 불쾌한 심정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농업기술원 소장이 의장 공항영접

이에 앞서 지난달 말에는 경기도의회 의장과 일부 의원들의 인사개입도 논란거리가 됐다. 경기도청공무원노조는 지난달 28일 성명서를 통해 “최근 사무관과 서기관 등 5급 이상 인사와 관련해 도의회의 몽니로 인사가 늦어지고, 인사 협조를 이용해 비합리적인 요구를 하는 등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공무원노조는 이 성명에서 “경기도의회는 직분을 이용해 인사에 관여하지 말고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균형 역할에 충실해 달라”고 촉구하고 해당 공무원 전보조치, 지방의원 행동강령 제정 등을 요구했다.

경기도청 안팎에서는 의장이 농업기술원 C소장을 의회 상임위 수석전문위원으로 발탁할 예정이었으나, C씨가 의장의 공항 영접을 갔다는 얘기가 나돌면서 인사 청탁 논란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윤화섭 경기도의회 의장은 지난달 31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일 잘하는 공무원에 대해 도의회로의 발령을 요구했고, 승진시켜준 공무원도 일부 있다”며 인사개입 사실을 공개했다.

윤 의장은 그러면서 “도의회 능력 향상을 위해 유능한 공무원을 뽑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지방의회의 인사권 독립과 관련된 법 개정이 이뤄질 때까지 앞으로도 소신을 갖고 의회 인사에 관여할 것”이라고 말해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비서’ 승진시키려 동료의원에 연판장 ‘충격’

또 지난해 8월 경남 거제시의회에서는 의장이 특정 공무원의 승진을 위해 동료 의원들로부터 연대서명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지역사회에 큰 충격을 던졌다.

거제시의회 황종명 의장이 지난해 7월 자신의 수행비서 역할을 하던 6급 공무원을 승진시키기 위해 15명의 전체 시의원 가운데 13명으로부터 연대서명을 받았다.

황 의장은 서명 원부를 권민호 거제시장에게 전달하려다 이 같은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연판장은 없던 일로 하겠다’고 물러선 사실이 확인됐다.

그러나 거제시공무원노조는 즉각 ‘거제시의회 의장의 독직에 공무원노조는 분노한다’ 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연판장을 주도한 의장의 사퇴와 서명 의원들의 공개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공노조는 성명을 통해 “시의회가 승진인사 압력용 문서에 연대서명 후 말썽이 나자 백지화했다는 해괴한 보도를 접하고 의회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거제시 공노조는 이어 ▲직위를 남용한 의장의 자진 사퇴 ▲시의원의 신분을 망각하고 연판장에 서명한 의원들의 공개사과 ▲거제시장의 다면평가, 직위공모제, 승진후보자 명부 공개 등을 요구했다.

결국 황종명 의장이 시의회 공개석상에서 “유능한 인재를 등용하고자 했던 것이지 특정인을 승진시키려 했던 것은 아니다”라는 내용의 해명성 사과발언으로 사건은 일단락됐다.

"인사 불개입 표명, 다면평가제, 직위공모제 필요"

반면 제주도의회 박희수 의장은 취업난에 대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공정인사와 인사 불개입 원칙을 천명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박 의장은 지난해 말 제주도의회 기간제 직원 1명 공개채용에 대졸자 등 32명이 몰리자 “취업난을 실감했다. 의정을 이끄는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취업문제에 대해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떤 일이 있어도 의장이든, 위원장이든, 의원이든 인사에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며 직원채용과 관련해 어떠한 ‘인사개입’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혀 대조를 이뤘다.

박유제 기자  forall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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