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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아름다운 하모니를 위하여!
  • 김화평(연세대 4년)
  • 승인 2013.01.3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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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화평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4년)
'수양산(首陽山) 바라보며 이제(夷齊)를 한(恨)하노라/ 주려 죽을진들 채미(採薇)도 하는 것인가/ 비록애 푸새엣 것인들 그 뉘 땅에 났는가’ 이 시조는 집현전 학자 출신인 성삼문(成三問, 1418~1456)이 지은 것이다.

여기서 이제(夷齊)는 중국 고사에서 충절의 신하로 거론되는 백이(伯夷)와 숙제(叔齊)를 말한다. 백이와 숙제는 상나라 말기의 형제로, 두 군주를 섬기지 않고 끝까지 자신의 군주에 대한 충성을 지킨 의인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사육신(死六臣)의 한 분인 성삼문이 볼 때 백이와 숙제는 충절을 지킨 신하가 아니다. 진정한 충절은 자신의 뜻과 맞지 않는다고 해서 산속에 들어가 고사리나 먹으며 연명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나라에 백이와 숙제 같은 인물들이 얼마나 많은가? 진보든 보수든 조금이라도 자신의 뜻과 맞지 않으면 모두 배척하지만, 결국 이 땅을 떠나지 못하고 근근이 살아가는 사람들 말이다.

과연 그것이 정말 나라를 위하는 일인지 조심스럽게 묻고 싶다. 진심으로 나라를 생각한다면, 죽지 못해 살아간다면, 나와 뜻이 맞지 않는 이들과도 협력하고자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2012년 12월 19일, 대한민국 5년의 미래를 책임질 지도자를 선출하는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되었다. 어디든지 승자가 있으면 패자가 있다. 이날 대학가의 분위기는 침울했다.

학교 내 설치된 부재자 투표소에서는 1시간이나 줄을 서야 투표할 수 있을 정도로 투표 열기가 뜨거웠지만, 그토록 희망했던 정권교체를 이루지 못한 것이다. '이것이 우리 선배들이 몇 십 년 동안 피땀 흘려 이룬 민주주의의 결과물이냐!' '이제 이 나라에는 희망이 없다.' 등등 온갖 불평불만의 소리가 들렸다.

SNS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그런 이야기들을 듣다 보니 '과연 이것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어갈 청년들의 수준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몹시 서글퍼졌다. 그리고 이런 청년들의 반응을 오히려 더 부추기는 일부 어른들이 야속했다.

민주주의는 다른 사람들이 나와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승자를 승자로서 인정할 때, 패자도 박수를 받을 수 있다. 비록 자신이 투표한 사람이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가 아니더라도, 엄연히 과반수이상의 득표율로 당선된 '국민의 대통령'이다.

대통령 취임식도 하기 전에 불평과 질책만 늘어놓는다면 아무리 훌륭한 리더라도 사기가 꺾여서 잘할 수 없을 것이다. 어떤 사람이 한 일이 옳지 않기 때문에 그 행동을 비판하는 것과, 단순히 그가 밉기 때문에 그가 하는 일까지 비난하는 것은 다르다. 타당하지 못한 일에 대해서는 마땅히 목소리를 내야 하지만, 반대하기 위한 반대는 옳지 않다.

윈스턴 처칠은 "국민은 꼭 자기 수준에 맞는 지도자를 갖게 되어 있다." 라고 했다. 우리 모두 자신의 수준은 생각하지 않고 지도자 탓만 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문제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리더십(leadership)보다 팔로워십(Followership)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리더십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팔로워십이 뒷받침 되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남을 따르는 법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결코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없다."라고 했다. 좋은 팔로워(follower)가 좋은 리더(leader)가 된다는 말이다. 지금까지 지역과 세대를 관통하여 국민 모두가 진심으로 존경할 수 있는 대통령이 없었던 이유는 어쩌면 누구 탓도 아닌 '내 탓'인지도 모른다. 지금부터라도 훌륭한 지도자를 선택할 수 있도록 국민들 스스로가 안목을 키우고, 그 지도자가 성공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2012년 12월 4일. 필자는 남북청년합창단 '통일하모니'의 멤버로서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콘서트 무대에 섰다. (2012. 12. 24 MBC '통일전망대' 방영) 10월 4일, 6일 오디션을 시작으로 2개월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날이었다. 훌륭한 지휘자 교수님과 새터민 친구들을 포함한 56명의 친구들과 함께한 그 시간을 통해서 참 소중한 것들을 배웠다.

첫째, 리더란 앞에서 팔로워를 끌고 가는 사람이 아니라 뒤에서 팔로워를 밀어주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우리 합창단의 지휘자 교수님은 엄마 같은 따뜻함으로 단원들의 사기를 북돋는데 타고난 능력을 가진 분이셨다. 교수님께서는 당신이 지휘해온 합창단의 수준에서 한참 뒤떨어지는 우리를 지휘하는 것이 답답할 법도 한데, 오히려 우리 합창단에서 가장 좋은 에너지를 받는다며 고마워하셨다.

또한 합창단을 어떻게 이끌겠다고 말씀하지 않고, 함께 하모니를 만들어 가자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더욱 신뢰하고 따를 수 있었다. 둘째,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목소리나 노래 실력이 아니라 '배려와 책임감'이라는 것이다. 내가 노래를 잘 부른다고 해서 혼자 돋보이게 불러서도 안 되고, '나하나 쯤이야.'하고 무책임하게 대충 소리를 내서도 안 된다.

지휘자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 파트 모두가 각자의 영역에서 제 몫을 해낼 때 비로소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룰 수 있다. 우리 합창단에서는 노래를 잘하는 친구들이 못하는 친구들을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도 함께 모여서 즐겁게 연습했다. 자라온 환경, 다니는 학교, 성격, 관심사 등 공통점보다는 차이점이 훨씬 많은 친구들이 오직 '평화통일'을 열망하는 마음으로 하나가 된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처럼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룰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출신지, 연령, 경제력, 학력, 직업 등 국민들 모두가 너무나 다르지만, 국민대통합을 이루기 위한 마음으로 서로서로 배려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한다면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멋진 무대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지금 대한민국은 아이부터 노인까지 모두가 힘들고 아프다고 난리다.

하지만 나만 아프다고 우는 것이 아니라, 나보다 더 아픈 사람들을 위해서 울 수 있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더 이상 비싼 등록금과 기숙사 부족, 생존을 위한 아르바이트가 우리 대학생들만의 눈물이 아니고, 가계부채와 교육비 문제가 부모님들만의 시름이 아니고, 노인의 3대 문제(빈곤, 질병, 고독)가 노인들만의 한숨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 이름 앞에는 여성 첫 대통령, 이공계 출신 첫 대통령, 대통령 직선제 이후 첫 과반 득표, 사상 최다득표 등 다양한 수식어가 붙어 있다. 그만큼 국민들이 기대하는 바도 크다. 국민의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분들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를 지지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대통령'이 되셨으니, 이제는 박 당선자께서 '대통령의 국민'으로 모두를 품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는 안거낙업(安居樂業), 국민들이 근심 걱정 없이 살면서 생업에 즐겁게 종사하는 세상을 이루는 것이 정치하는 이유이자 인생 최고의 목표라고 말했다. 대통령과 온 국민이 협력하여 부디 이 땅에 "안거낙업"이 실현되는 날이 속히 오길 소망하고 기도한다.

김화평(연세대 4년)  forall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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