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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한일건설에 보증보험 연장 논란서울보증보험, 주상복합아파트 거액 임차료 '부당 지급보증' 의혹
  • 박유제 기자
  • 승인 2013.01.24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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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건설의 대표적 아파트 브랜드인 한일유앤아이 이미지.

<박유제 기자> 아파트 ‘유앤아이’와 ‘베라체’ 브랜드로 잘 알려진 한일건설 워크아웃이 한일시멘트의 추가 자금지원 포기로 차질을 빚게 됐다. 이런 가운데 한일건설이 매입한 부산지역 대규모 주상복합아파트에 대해 대법원이 소유권이전등기말소 판결을 내린 뒤에도 한 보증보험회사가 한일건설에 임차료 반환 지급보증을 계속 연장해 온 것으로 드러나 피해가 예상된다.

한일건설 최대주주인 한일시멘트는 최근 열린 채권단회의에서 주채권은행인 국민은행을 통해 한일건설에 추가 자금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국민은행은 지난 22일 각 부채권은행에 한일시멘트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언론은 국민은행이 ‘대주주의 계열사 지원 의사가 없는 상황에서 워크아웃 지속을 위한 방안 마련이 쉽지 않다’는 분석을 함께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신용등급 상향조정 불구 28개월 만에 ‘벼랑 끝’

최근 시공능력평가 49위인 한일건설은 ‘한일유앤아이’ ‘베라체’ 등 아파트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다. 리비아에서 진행하던 해외사업 등이 현지 사정으로 인해 공사가 중지되고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중단이 유동성 악화로 이어지면서 지난 2010년 10월부터 워크아웃에 들어간 상태다.

또 2011년 11월에는 한일건설 주요 주주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회사 주식을 매매한 혐의를 포착한 검찰이 서울 역삼동에 있는 본사와 대주주인 한일시멘트 본사 등 한일시멘트그룹 계열사 7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악재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건설경기 침체 등에도 한일건설은 채무조정과 유상증자 등으로 재무여력이 보완되면서 지난해 7월에는 기업신용등급이 ‘C’에서 'BB'로 상향조정되기도 했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채권금융기관협의회에서 보통주 10주를 1주로 병합하는 감자를 단행키로 결정, 오는 2월 5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이번 감자결정을 승인받을 계획이었다.

이런 가운데 한일시멘트가 추가지원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한일건설은 워크아웃에 들어간 지 28개월 만에 다시 벼랑 끝으로 몰리는 위기를 맞았다.

채권은행단도 출자전환 포기 가능성

대주주의 추가지원 포기에 대해 업계에서는 유상증자 방식을 통해 725억 원을 지원했던 한일시멘트가 한일건설 경영부실의 그룹 전이를 막기 위해 선택한 ‘계열사 꼬리 자르기’가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룹 차원의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기대했던 채권은행들은 상황이 이렇게 되자 대주주인 한일시멘트의 계열사 회생 의지가 없는 만큼, 워크아웃을 접자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대주주 지원이 최종 무산될 경우 자본감소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한일건설 출자전환에 나서지 않을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한일건설은 결국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생존을 위한 마지막 선택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한일건설의 생존을 위협하는 또 다른 악재가 엉뚱한 곳에서 불거졌다. 한일건설이 소유했던 부산의 한 주상복합아파트에 대해 대법원이 등기말소판결을 내리면서 임차료 전액을 돌려줘야 하는 위기에 처한 것이다.

서울보증보험이 소유권을 상실한 한일건설에 임차료 지급보증을 연장해 줘 특혜의혹을 사고 있는 부산시 전포동의 한일유앤아이 주상복합아파트.

불법 부동산 양도계약의 전말

부산시 전포동에 있는 대규모 주상복합아파트인 ‘한일유앤아이’는 시행사인 ‘에스비디’라는 회사가 지난 2006년 10월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친 상태였다.

하지만 이 회사의 전임 대표이사가 두 달 만에 이사회 의결도 거치지 않은 채 ‘한일유앤아이제삼차유한회사’와 부동산 양도계약을 불법 체결했다.

이 사실을 확인한 에스비디는 부산지방법원에 양도계약 무효소송을 제기했고, 이듬해인 2007년 6월 부산지방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매매나 증여는 물론 전세권 저당권 임차권의 설정 등 일체의 처분행위가 금지됐다.

결국 대법원은 2011년 4월 에스디비와 한일유앤아이제삼차유한회사 간의 계약이 무효라며 소유권이전등기말소판결을 내리면서 소유권은 다시 에스디비로 넘어갔다.

문제는 대법원 판결을 받기 전 한일유앤아이제삼차유한회사가 한일건설에 주상복합아파트에 대한 사실상의 운영을 위탁, 한일건설이 제3자와 150세대에 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시작됐다.

보증보험회사의 ‘무리한’ 지급보증 연장

소유권을 둘러싼 법정 공방으로 임대사업이 어려움을 겪게 되자 한일건설은 서울보증보험을 통해 임차료 반환 지급보증서를 임차인에게 발급해 주는 방식으로 임차 희망자를 안심시켰다. 그 결과 148세대의 임대차계약이 성사됐다.

이후 대법원 판결로 소유권을 인정받은 에스비디는 1월 10일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했다. ‘금감원이 관리 감독하는 보증보험회사가 탈법적으로 지급보증증권을 발행, 소유권이 없는 한일건설의 불법 점유를 방조하고 있다’며 철저한 조사와 행정조치를 요구하는 내용이다.

에스비디 이진호 대표는 <시사코리아저널>과의 전화통화에서 “대법원 판결로 소유권을 상실한 한일건설에 서울보증보험이 지급보증증권 유효기간을 계속 연장해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유권 관련 내용을 제대로 알고 있는데도 보증보험사가 증권 유효기간을 연장해 주는 것은 계약 당사자의 책임을 떠넘기려는 일종의 ‘폭탄 돌리기’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반환보증금 압류할 경우 피해 ‘불 보듯’

이와 관련해 당사자인 서울보증보험 강남지점 측은 “세입자들에 대한 임차료 반환 지급보증보험을 계약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한일건설 측이 계약 해지를 하지 않아 자연스럽게 1년 단위로 계약을 연장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사코리아저널이 확보한 서울보증보험의 한일건설 이행(지급)보증보험증권을 보면 보험계약자는 한일건설, 보장내용은 임대차 계약에 따른 임차료 반환 지급보증이며 보험기간은 2008년 4월 24일부터 2010년 4월 23일까지다. 그런데 보증보험회사측이 이 기간을 지금까지 계속 연장해 오고 있다는 것이 에스디비 주장이다.

지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소유권을 상실한 한일건설에 임차료 지급보증을 하게 된 구체적인 경위와 지급보증 규모 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영업기밀이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부산지역 주상복합아파트 시세를 감안하면 반환해야 할 임차료 총액은 적어도 100억 원에서 많게는 250억 원에 달할 수도 있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한편 에스디비 측은 워크아웃조차 위기에 처한 한일건설 측에서 임차료 전액을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서울보증보험을 상대로 한일건설 측의 ‘불법 점용료’ 대신 반환보증금을 압류할 계획이어서 큰 피해가 우려된다.

박유제 기자  forall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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