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저널 이환수 기자] 임기말 이명박 대통령의 비리 친인척·측근 특별사면을 놓고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야당의 비판이 거센데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당장 신 권력인 박근혜 당선자마저 등을 돌리는 모양새여서 진통이 예상된다.
최근 이 대통령은 퇴임 2주를 남기고 친인척 및 측근을 대거 포함한 특별사면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이번 특별사면에 대해 ‘국민 대통합’을 명분으로 내세웠으나 이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과 ‘멘토’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고려대 동기’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김윤옥 여사의 사촌오빠 김재홍 KT&G복지재단 이사장, 신재민 전 문화부 차관 등이 사면대상에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역대 대통령들이 대선 뒤 특사를 단행한 것은 ‘관례’라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그러나 현직 대통령이 임기 중 친인척 및 측근을 직접 사면한 전례는 없다.
더구나 이번 특사가 단행된다면 임기 중 7번째 특사로 ‘사면권 남용’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야권에선 “정권 말 제식구 감싸기용 사면은 국민에 대한 우롱”이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민주통합당 박범계 의원은 “어떤 권한도 사사로이 쓰면 안된다”며 “이 대통령이 친인척과 측근들에 대해 판결문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특사를 하다면, 이는 권력과 권한을 사사로이 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도 “법의 제재를 받은 측근들에 대해 대통령 권한을 사적으로 악용해 사면한다면 국가권력을 사적으로 남용한 최악의 사례로 남을 것”이라며 “이번 사건은 비리사건 연루자들을 위한 맞춤형 특사”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국민 무서운 줄도, 하늘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MB정권의 끼리끼리 ‘셀프 사면’은 이 나라가 법치국가인지 의심하게 하는 일”이라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특별사면에 대해 사전보고를 받았는지, 또 찬성하는 지에 대해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권인 새누리당 내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만만찮게 나오고 있다. 심지어 친이계 의원조차 이 대통령의 설특사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눈치다.
새누리당 이혜훈 최고위원은 “사면권은 법적으로 대통령의 고유권한이긴 하지만 이러한 대통령의 고유권한도 국민들의 상식에 부합하게 행사해야 한다”며 “이 전 의원의 경우 아직 1심 재판이 진행 중인데 사면 얘기가 나오는 것 자체는 상식적으로 납득하지 못하겠다”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형 집행이 확정되어야 특별사면의 대상자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 전 의원은 재판을 서두르고 있고 최 전 위원장과 천 회장, 신 전 차관 등이 무죄주장을 중단하고 상고를 포기했다며 “노림수가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있다”고 지적했다.
친이계인 심재철 새누리당 최고위원도 특별사면 추진에 대해 ‘무리수’라고 평했다.
심재철 최고위원은 11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특별사면에 부정정인 반응을 보였다.
심재철 최고위원은 “(특별사면은)국민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법치주의를 근본적으로 파괴하는 것이고 사법부 독립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재철 의원은 “특별사면을 강행할 경우 박근혜 정부 출범에도 보탬은 되지 않을 것”이라 우려하며 “임기 말에 무리수를 두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직 박 당선인은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한 바가 없다. 그러나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이 지난 9일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가 당선인과 그 문제로 의견을 나눈 바 없다”고 언급한 것이 박 당선인의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박 당선인은 지난해 11월 대선공약을 발표하면서 대기업 지배주주ㆍ경영자의 중대 범죄에 대해 사면권 행사를 제한하겠다고 밝히고, 이에 앞서 “대통령의 사면권을 분명하게 제한해 무분별하게 남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와 배치되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당선인과 가까운 여권 핵심 인사는 시사코리아저널과의 통화에서 “박 당선인은 이명박 대통령이 절대 자신의 형인 이상득 전 의원 등을 사면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상득 전 의원을 특사로 사면하기 위해서는 그 이전에 형량이 최종 확정돼야 하고, 이 대통령이 사면을 실제 추진할 경우 국민적 반발이 거세질 수밖에 없는 만큼 이를 강행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핵심 측근도 “박 당선인은 이 대통령이 직접 이상득 전 의원과 측근들 사면 문제에 대해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상황에서 공개적으로 부적절성을 지적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생각해 일단 침묵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환수 기자 naewoe45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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