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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을 기념하라" 머릿돌에 새겨[취재수첩] 사천시 전시장 군수 흔적 일부러 없애려 해 물의
  • 김용수 기자
  • 승인 2012.11.13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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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코리아저널 김용수 기자.
[시사코리아저널/경남=김용수 기자]경남 전도지사와 전시장군수의 기념 머릿돌을 쓰레기 검불더미에 처박아 물의를 빚는 것에 대해 한 시민은 "돌에 이름을 새기지 말고 사람들의 입, 즉 구승비(口勝碑)에 새겨라"라는 명신보감(明心寶鑑)편의 한 구절을 인용하며,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건축물이나 교량 등 머릿돌에는 기증자나 설계, 감리자 등의 이름이 새겨진 것은 봤는데 시장 이름을 넣은 것은 처음 본다"며 "시민 혈세로 만든 기념비 머릿돌에 시장의 이름을 새겨 넣은 것은 공덕(頌德)이 아니라 악덕(惡德)"이라고 폄훼 했다.

최근 전국에서 퇴임하는 시장군수 중 송덕비를 세워 자신의 업적을 기리려다 세간의 입방에 오른적이 수차례나 있었다. 물론 자신의 이름과 업적을 돌에 새겨 자손만대에 알리고 싶은 마음은 이해가 간다. 송덕비는 옛날 목민관들이 자신의 업적을 영원히 기리기 위해 백성들의 이름으로 세워놓은 기념물을 말한다.

즉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이 전해오는 것을 봐도 이름 석자를 어딘가에 남기고자 하는 욕망은 무척 오래된 인류의 습속(習俗)인 것이다, 명산대천(名山大川)에 까만색까지 칠해가며 이름을 돌에 새기는 것은 명욕(名慾)에 물든 사람들의 마음이 얼마나 졸렬(拙劣)한지를 잘 보여준 것이다.

결국 영원할 것만 같던 돌도 시간이 지나면 풍파에 마모돼 사라지고 만다. 수적천석(水滴穿石)의 뜻은 한방울의 물이 바위를 뜷는다는 이치와 같다. 이번 사천시가 전도지사와 시장군수의 기념 머릿돌 수십개를 쓰레기와 검불더미에 처박은 것도 눈여겨 볼 수 있다.

그래서 뜻있는 조상들은 자신의 이름을 돌에다 새기는 대신 사람들의 입에다 새기는 구승비(口勝碑)를 소중히 여겼다. 돌이나 쇠에 자신의 이름과 업적을 새기는 것보다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이름과 업적이 오르내리는 게 더 영원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명신보감(明心寶鑑) 격양시(擊壤詩)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평생(平生)에 부작추미사(不作皺眉事)하라! 평생에 남의 눈 찡그릴 만한 일 하지 말고 살아라! 세상(世上)에 응무절치인(應無切齒仁)이라! 세상에는 나를 향해 이를 가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대명(大名)을 기유전완석(豈有鐫頑石)이런가? 당신의 이름을 어찌 그 큰돌에 크게 새기려 하는가? 노사행인(路上行人)이 구승비(口勝碑)니라. 길 가는 행인의 입에 당신 이름을 새기는 것이 돌에다 새기는 것보다 훨씬 오래갈 것이다.

구승비, 사람의 입(口)이 돌(碑)보다 더 낫다(勝)는 뜻이다. 결국사람들의 입에 칭찬과 존경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게 돌에다 새겨 넣은 명성보다 훨씬 더 의미가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의 어떤 평가에도 연연하지 않고 스스로 자신을 평가하며, 묵묵히 길을 가는 군자의 모습은 아름답다. 다른 사람이 나를 칭찬한다고 해서 흥분하지 않으며, 남들이 나를 비난한다고 해서 우울해하지 않는 그런 인생철학 말이다.

이와 관련 시민들은 신성(神聖)해야 할 곳에 자신의 재임시기와 치적(治積)을 영원히 남기려는 숨은 의도라고 비난했다. 논어(論語)충고편에 이름을 남기고 가는 것 보다 내 주변 사람의 가슴속에 좋은 사람으로 오랫동안 기억되는 삶이 진정 위대한 인생이란 것을 다시금 새겨 들어야 할 것이다.

김용수 기자  yskim0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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