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저널=박주리 기자] 지난 6일(토) 속초에서 일어난 여성 납치사건은 강제개종교육 목자의 사주를 받은 가족이 강제개종교육을 위해 행선지를 밝히지 않은 채 납치, 폭행, 감금한 사건으로 밝혀졌다.

사건은 피해자 민ㅇㅇ(39세, 속초) 씨가 조카의 돌잔치에 가자는 남편과 가족의 말에 따르면서 시작됐다. 두 대의 차량에 가족이 나눠 타고 서울을 향해 출발했다.

그러나 갑자기 방향을 틀어 양평 쪽으로 향하자 이를 이상하게 여긴 민 씨가 차를 세워줄 것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민 씨는 최근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강제개종교육’을 위해 가는 길임을 직감하고 급히 차 문을 열고 뛰어내렸다.

강제개종교육은 교단, 교파가 다르다는 이유로 가족을 동원해 돈을 받고 개종시키며 인권유린과 가정파괴를 자행하는 불법적인 일이다.

차에서 뛰어내린 민 씨는 가족에게 다시 붙잡혔고 휴대폰도 빼앗겼다. 민 씨가 계속해서 개종교육을 받지 않겠다고 주장하자 가족들은 차 안에서 민 씨의 양손과 다리를 움직이지 못하게 붙잡고 심하게 구타를 했다. 이 과정에서 민 씨는 갈비뼈와 신체에 타박상을 입게 됐다.

개종교육 장소인 양평의 모 펜션에 도착해 개종교육을 강요받으며 4시간 가량 감금 상태로 있던 민 씨는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도망쳤다. 뒤쫓아오는 가족들에게 다시 잡히면 감금된 채 개종교육을 받아야 하는 것이 두려운 나머지 손목이라도 그어 탈출할 수 밖에 없었다.

민 씨의 가족은 치료를 위해 황급히 양평 소재의 병원으로 갔고 다시 서울 영동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게 했다. 그 과정에서도 가족들은 민 씨를 감시했고, 민 씨는 또다시 양평으로 데려갈 것이라는 가족들의 대화 내용을 듣고 두려움에 떨었다.

서울 영동병원 관계자에 의하면 민씨가 감금당했다고 주장하며 간호사에게 속초의 친구들을 불러줄 것을 요구해 전화해주었다고 한다. 속초의 친구들이 경찰을 대동하고 왔지만, 경찰은 ‘진전이 없을 것 같다’며 갔고, 그 후로 계속 실랑이가 벌어져 경찰을 불렀다고 전했다.

민 씨는 “시간이 지나서 동대문 경찰서에서 출동했기에 감금, 폭행 사실을 말했지만 경찰은 가족문제로 치부해 미온적인 대처로 일관했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동대문 경찰서 관계자는 ‘큰 사건이 아니고 종교적 가정문제이고, 사생활 보호차 더 이상 밝히긴 어렵다’고 일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 씨는 “가족과 계속 실랑이를 벌이는 중 병원 밖에 검정색 산타페 차량이 있었는데, 남편이 그 차량 운전자와 이야기하고 온 후에는 행동이 바뀌었다. 경찰도 그 차량 운전자와 계속 이야기를 주고 받았고 그 후에는 태도가 돌변했다”고 증언했다.

강제개종교육자의 사주를 받아 납치사건을 일으켰음이 민 씨 친언니의 납치 경위에 대한 증언을 통해 밝혀졌으며, ‘구리에 있는 개종교육회’에 의한 것임도 알려졌다.

이번 강제개종교육으로 인한 납치사건의 피해자인 민 씨는 “어떤 종교적 문제로든 이런 폭력과 감금을 당하고 싶진 않다. 이 사건의 배후에 강제개종목자가 있음을 안다. 돈 받고 가족을 사주해 이런 사태까지 이르게 한 개종목자를 조사해 줄 것과 엄벌에 처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산하 이단대책위원회에서 주로 하고 있는 강제개종교육은 전국에서 인권유린과 가정 파탄 등의 심각한 피해를 낳고 있으며, 가족을 사주해 일으키는 일이므로 개종사업자에 대한 처벌도 이뤄지지 않고 있어 피해자들만 억울한 상처를 안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최근 정피모(정신병원피해자인권찾기모임) 측이 밝혀낸 결과, 한국기독교 이단상담소협회장 진ㅇㅇ 목사가 개종교육과 이단세미나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이 무려 1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강제개종교육 피해의 심각성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박주리 기자  pjl11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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