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의 흐름은 무소속의 안철수 후보가 당연시될 만큼 압도적이었다. 때문에 민주통합당에서 누가 나와도 사실 안 후보에겐 힘들지 않겠냐는 게 정치권의 시선이었다.

하지만 안 후보가 검증공세에 휘말리면서 잠시 주춤한 사이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는 그 틈새를 비집고 올라와 어느새 안 후보 턱밑까지 치고 나오면서 박빙의 승부가 연출됐다. 바야흐로 야권단일화를 위한 신경전이 시작된 것이다.

제1야당인 민주당을 등에 업은 문재인 후보는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의 야권단일화를 정당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사실상 선전포고를 했다.

문 후보 지난 8일 저녁 원외지역위원장단 간담회에서 “정당 혁신과 새로운 정치는 정당을 통해서만 실현 가능하다”며 밝혔다.

그는 “정당 바깥에서 정치를 바꿔야 한다고 말하기는 쉽지만, 바깥에서 요구한다고 다 실현되지는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두 번의 민주정부를 배출한 민주당의 자부심과 저력에다 자신의 개인적 브랜드를 더하면 반드시 이길 수 있다”며 자신감도 내비쳤다.

정당 정치와 자신의 경쟁력을 강조하면서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앞둔 주도권 선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불편한 심기를 애써 감추며 단일화과 관련, 말을 아꼈다. 대신 안 후보 측 정치혁신포럼 대표를 맡은 김호기 연세대 교수가 이 문제를 끄집어냈다.

김 교수는 기독교방송 CBS와의 인터뷰에서 ‘10월 말부터는 단일화 논의가 필요하지 않으냐’는 질문에, “그 시기부터 단일화에 관한 논의들이 구체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단일화를 지금 그렇게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단일화를 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우선순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순위’에 대해 “정치공학적 접근보다 정치의 태도변화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신의 언급이 안 후보 쪽의 단일화 일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이후 김 교수는 “개인적인 견해”라며 “캠프의 입장과는 무관”하다고 한발 뒤로 물러섰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선 민주당 문재인, 그리고 무소속의 안철수 후보 둘 간의 단일후보 시기가 임박했음을 직감적으로 느끼면서 향후 그들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환수 기자  naewoe4560@hanmail.net

<저작권자 © e시사코리아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