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대선이 코앞에 닥치면서 여야 대선주자들의 대권행보가 날이 갈수록 속도를 내고 있다. 바야흐로 대선정국이다. 올 대선은 새누리당의 박근혜, 민주당의 문재인, 그리고 뒤늦게 합류한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3자구도로 형성됐다. 초반 판세는 장고 끝에 전격 출마를 선언한 안 후보가 이른바 ‘安風’을 일으키면서 주도하는 형국이다. 하지만 헌정사상 최초의 여성대통령을 꿈꾸는 박 후보의 ‘국민대통합’ 광폭 행보가 주효하면서 안 후보와 선두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는 분위기다. 여기다 제 1야당인 민주당에서 13연승을 하며 대선 후보로 선출된 문 후보 역시 호시탐탐 선두자리를 노리고 있어 그야말로 안개정국이 돼버렸다. 시사코리아저널이 조심스레 안개를 걷어 연말 대선정국을 분석해봤다.

안철수, 출마 선언 이후 지지도 급상승…야권단일화, 문재인 10% 격차로 압도
박근혜, 연말 대권 ‘0순위’ 독보적 존재…‘국민대통합’ 광폭 행보에 지지율 UP
문재인, 민주통합당 경선 13연승 상승세…뿌리 호남 발판삼아 패권 쟁취 도전

지난 19일 출마 선언 이후 지지율이 급상승하더니, 어느새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마저 추월해버렸다.

야권단일화 역시 최근 당내 경선에서 13연승을 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는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를 압도했다.

최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안 후보의 출마 선언 이후인 19∼20일 전국 유권자 1천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신뢰도 95%, 오차 ±2.5%포인트)에 따르면 양자대결에서 안 후보는 지지율 49.9%로 44.0%를 기록한 새누리당 박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안 후보는 출마 선언 이후 5% 이상 지지율이 올랐고, 반면 박 후보는 소폭 하락했다. 앞서 안 후보는 출마 선언 전인 17∼18일 여론조사 결과에서 44.5%로 44.7%인 박 후보에게 오차범위 안에서 뒤졌다.

그간 박 후보에게 열세를 보였던 다자대결 구도에서도 안 후보의 상승세는 계속됐다. 안 후보는 다자대결 구도에서 32.6%로 지난주(10∼14일) 평균 지지율(24.7%)보다 5.9% 포인트 올랐다.

이에 반해 박 후보는 35.9%로 지난주(41.0%)보다 5.1% 큰 폭 하락했고,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19.7%로 지난주(19.2%)에 비해 별다른 변동이 없었다.

안 후보는 이 같은 여세를 몰아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열세에 있던 야권단일화 지지율을 뒤집어 문 후보를 압도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안 후보와 문 후보 간 야권 단일후보 대결에서도 안 후보가 44.8%로 34.8%에 그친 문 후보를 무려 10.0% 차로 앞섰다.

17∼18일 조사까지만 해도 문 후보는 44.9%로 안 후보(32.3%)를 12.6% 차로 앞섰다.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는 “출마선언 효과와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메시지, 현충원에서 전직 대통령 묘역을 모두 방문한 것 등이 중도ㆍ무당파층을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선 아직 섣부른 판단은 이르다는 게 일반적인 중론이다.

그간 장고에 장고를 거듭하던 안 후보의 전격적인 출마선언에 일시적 거품현상이 뒤따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검증문제도 남아 있다. 일시적이긴 했지만, 한때 신동아의 ‘안철수 룸살롱’ 보도로 지지율이 추락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정치초년병인 안 후보가 정치 10단의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를 넘어설 수 있느냐는 게 가장 큰 관건이다.

때문에 정치권 안팎에선 초반 일시적 ‘安風’에 박근혜라는 태산이 흔들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초반 판세에서 다소 열세를 보이긴 했지만 박 후보는 여전히 독보적인 존재다. 그간 대선을 이끌어 왔고, 또 여전히 대권 ‘0순위’다.

게다가 집권여당인 새누리당 대선후보로 일찌감치 선출된 이후 그가 걸어온 ‘국민대통합’의 광폭 행보가 주효하면서 국민들 역시 광폭 지지를 보내고 있다.

여기다 야권 내부의 분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무소속의 안철수 후보와 민주당 문재인 후보 간의 단일화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그 내부를 들여다보면 그리 간단하지 많은 않다.

일단 큰 틀에서만 놓고 보더라도 절대 다수 국민들에게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는 안 후보가 민주당이란 틀 속에 들어가 단일화를 위한 경선을 펼칠 리 없다.

반면 당내 경선에서 13연승이라는 압도적 지지로 대선 후보에 올랐지만, 보편적인 지지도에선 안 후보에 비해 절대 열세에 있기 때문에 문재인 후보는 제1야당이라는 민주당을 등에 업어야만 안 후보와의 경쟁이 가능하다.

결코 좁혀지기 힘든 간격을 사이에 한 야권의 두 주자가 이 문제를 어떻게 푸느냐에 연말 대권의 향배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대로 3자구도로 대선이 치러진다면, 제 18대 대선에선 헌정사상 최초의 여성대통령을 기대해도 좋을만한 판세다.

한 예로 최근 출마 선언 이후 안 후보의 지지율이 급반등한 최근의 여론조사를 놓고 보더라도 다자구도에서 만큼은 박 후보는 독보적인 존재다.

앞선 여론조사에선 아예 상대가 되지 않을 만큼 격차가 벌어져 있다. 그간의 여론조사가 말해주듯 야권의 두 주자가 각개전투로 박근혜라는 태산을 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물론 야권의 두 주자가 단일화에 성공한다면 얘기는 달라지겠지만, 그래도 박 후보가 밀리리라고 보는 시각은 그리 많지 않다.

정치경험이 비천한 두 야권 주자와는 비교자체가 어려울 만큼 달인의 경지에 오른 박 후보의 정책이 뒤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연말 대선정국에서 가장 큰 화두가 될 ‘경제민주화’를 핵심공약으로 내세우는 등 이를 먼저 선점한 것과 놓고 보더라도 정책대결에선 박 후보의 절대 우위가 점쳐진다.

박 후보는 야권의 두 주자가 대선 후보로 나서기도 전인 지난 7월10일 대선출마를 선언하면서 첫 과제로 ‘경제민주화’를 제시했다.

이어 ‘경제민주화 전도사’로 불리는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국민행복추진위원장 겸 경제민주화추진단장으로 선임, 아예 야권의 두 주자가 엄두도 못 내도록 멀찌감치 앞서갔다.

한 가지 변수를 꼽자면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조국 근대화를 이끈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는 역대 대통령 가운데 단연 최고다.

하지만 일부 엇갈린 평가 속에서 박 전 대통령의 치부만 들춰내려는 음해 세력의 발목잡기를 어떤 식으로 돌파하느냐가 박 후보에게 남겨진 숙제다.

무소속의 안 후보와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박 후보에 비해 초판 판세가 다소 힘겨워 보이는 민주당의 문 후보는 일단 안 후보라는 산을 넘는 게 최우선 과제다.

당장의 지지도만 놓고 보면 무조건 열세다. 그냥 맞붙어서는 지난 서울시장선거와 같은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절대적이다.

결국 문 후보로서는 제 1야당이라는 당을 뒷배삼아야 한다. 무소속의 안 후보와는 달리 민주당의 조직력은 문 후보로서는 절대적인 무기일 수밖에 없다. 특히 당의 뿌리인 호남에선 화력이 배가된다.

따라서 문 후보로선 어떡해든 안 후보를 민주당이라는 울타리 속으로 끌고 들어와야만 하는데, 지금까지 안 후보의 행보만 놓고 보면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문 후보의 시름이 깊어지는 이유다.

정치권 안팎에선 문 후보의 시름이 어떻게 마무리될지에 따라 제 18대 대권의 향배가 갈릴 것으로 점치는 만큼 야권단일화에 전 국민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환수 기자  naewoe45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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