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저널/경남=김용수 기자］"저에게는 '바다'가 문전옥답이나 다름없는 생활 터전입니다. 태풍 '산바'로 파도에 밀려온 많은 쓰레기를 제때 치우지 않으면 연안을 오염시키고, 바다 생물 조차 살 수 없는 죽음의 바다로 변합니다." "만약 그렇게 되다면 어업인 모두가 살기가 어려워 지니까요"

이 말은 사천시 동금동 소재 대일수산 옥남일(55·사진) 대표가 본지 기자에게 시큰둥한 어조로 던진 일성이다. 옥 대표가 이번 대량의 바다쓰레기를 수거하게 된 동기는 지난 17일 태풍이 휩쓸고 간 다음날(18일) 공장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중 무심코 앞 바다를 보는 순간, 푸른 바다는 간데 없고 온통 밀려온 스티로폼과 나무가지 등 부유물 수백톤이 바다를 뒤덮힌 걸 본 순간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어찌 할바를 모를 정도로 쇼크를 받았다는 것.

그래서 옥 대표는 "내 삶의 터전을 이렇게 방치할 수 없다. 내가 해야 겠다"는 생각이 떠올라 바다쓰레기를 수거하게 된 동기라고 밝혔다. 옥 대표는 사비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해 쓰레기를 수거했는데 이 과정을 목격한 삼천포수협 수석상무인 한칠용(68·벌리동)씨가 "아름다운 선행을 남몰래 하는 이가 있다"며 "해당 기관에서도 바다쓰레기 수거에 손을 놓을 정도로 피해복구에 여념이 없는데 개인이 사비까지 들여 바다퇴적물을 치우는 것은 생전 처음 본다"고 본지에 알려왔다.

옥 대표는 엄청난량의 바다쓰레기를 수거하기 위해 사비 500만 원이란 거금을 들여 수거인력 20명과 선박 두척, 차량 등을 준비해 지난 18,19일 양일간 노산공원 주변 바다에 널부러져 있던 수백톤의 쓰레기와 바다 밑까지 스쿠버(scuba)를 동원해 말끔히 수거했다. 그리고 수거한 쓰레기는 대형자루까지 구입해 포대에 담아 화물차량으로 쓰레기 적치장으로 보냈다.

이 같은 옥 대표의 선행을 보고 받은 사천시 김길수 해양수산과장과 김용관 연안관리계장은 지난 20일 회사를 찾아 "이번 바다쓰레기를 수거해 준데 대해 너무 감사하다. 시 전역에서 수해복구가 한창, 군·경·관·민이 다 동원돼 구슬땀을 흘리고 있어 바다에까지는 미쳐 손 볼 틈이 사실상 없었는데 이렇게 도와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며 "사천시가 옥 대표에게 어떤 보답을 해 야 할지 모르겠다. 이 선행은 큰 돈을 쾌척해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보다 몇배 해당하는 값진 선행이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옥 대표는 지난 1990년께 동금동 노산공원 자락 남쪽에다 남일수산 공장을 설립해, 수산물 바지락 가공 유통사업을 20여년 째 해오는 성실한 경영인이다. 공장에서 생산된 바지락은 주로 경남 일원 각 학교급식소에 납품하고, 물량이 많을 경우 서울 부산 대도시로 출하 하는 영세 기업인이다.

옥 대표도 이번 태풍 '산바'로 인해 공장에 시설해 놓은 냉장시설과 양수기 및 고무호스 길이 150m 등이 바닷물 만조로 피해를 입었으나 아예 신고조차 않았다. 뿐만아니라 옥 대표는 현재 청심회 회장직을 맡고 있으면서 회원들이 낸 회비와 자신의 사비를 보태 매년 주위 어려운 이웃돕기를 10여년 째 해 오고 있다.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고 있는 청심회 회원들은 모두 40여 명으로, 관내 동서동을 비롯해 동금동, 벌리동 등에 거주하며 생활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수시로 생필품 등을 구입해 동(洞)주민센터를 통해 기탁하는 등 '오른 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를 정도'로 자신들의 선행을 지금껏 숨겨왔다.

특히 소년소녀 가장 청소년들에게는 매년 백만 원의 장학금을 지원해 오고 있는데다 벌리동 임대주공아파트에 거주하는 노인분들에게는 해마다 6월이면 경로잔치에다, 관광까지 시켜 드리는 등 지역사회에서 보기드믄 선행을 해오고 있어도 아직까지 언론에서는 단 한번도 거론 된 적이 없었다.

옥 대표는 "사회에서 얻은 수익금으로 나 혼자만 잘 살면 안되지요. 함께 나누면서 살아야 지요"라며"여력이 되는 대로 사회에 봉사하며 살아 갈 것입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용수 기자  yskim0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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