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저널/이준형기자］포스코 박 태준 회장과 정치 노선을 함께 했다는 이유로 지난 김영삼 정부에서 내가 가진 모든 것 다 빼앗겨, 빈 털털이가 되었지만 지금의 삶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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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갈렙' 처럼 살아가는 성림기업 박성록 전,회장. | ||
무더운 여름 8월의 마지막 날 경북 포항시 북구 두호동에 위치한 ‘마 장지 연못’ 팔각정에서 박 회장을 만났다.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라고 믿기지 않은 ‘청년’ 같은 모습이다. 이날도 마장지에 운동 나온 사람들마다 “정중히 안녕하세요. 라고 먼저 인사를 건넸다. 예전 박 회장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는 1970년 포스 코 협력업체 성림기업을 경영할 당 시 포항에서 잘나가는 ‘기업인 중’ 한사람 이었다.
그의 삶은 완전히 바뀌었다. 지난 1992년 12월 대통령 선거 당시 박 태준 회장이 신한국당 김영삼 후보를 밀지 않고, 통일국민당 정 주영 후보를 지지 했다는 이유로 ‘정치 희생양’으로 성림기업전부가 날아간 것이다.
김영삼 정부가 출범하자 맨 먼저 포항제철 박 태준 회장을 제거 하기위해 부정 축제자로 조사를 시작 하면서 박 성 록 회장이 경영하던 성림기업이 1순위로 퇴출된다.
그 후 박 태준 회장은 일본에서 병원치료와 야인 생활을 하면서 세월을 보낸다, 박 성 록 회장은 그 야말로 아무것도 없는 거지신세다. 그 후 부인도 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암으로 투병하다 세상을 떠났다,
그는 부인마저 잃어버리고 가진 것 없이 며느리에게 밥을 얻어먹는 신세지만 현재 삶이 행복하단다.
그 이유는 지난 7년 전 포항선린병원에서 위장이 아파 수술을 하고 회복하는 기간 입원 병실에 수없는 사람들이 찾아와 예수 믿으라는 전도에 짚 푸라기 라도 잡는 심정으로 예수님을 영접한 것이다.
“그날 이후 세상이 가져다주지 못한 평안함과 한없는 기쁨이 넘쳐 때로는 바보같이 눈물을 흘리면서..., 아~이런 세상도 있구나”.
좀 더 일찍 예수님을 만나지 못한 삶이 어리석고 후회스럽다고 했다.
그는 회사를 경영 할 당시 바쁘게 해외에 나가 수출판로를 개척하느라 예수님이 누군지 생각조차 못했다.
돌이켜 보면 시간이라는 것은 언제나 내가 만들면 시간인 것을 그런 사사로운 일에 바쁘다는 핑계로 예수님을 부인하면서 살아온 것이 불쌍하다고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참 교만했고, 남에게 이런 저런 모진 상처도 주고 했던 것이 얼마나 후회스러운지 늘 눈물로써 기도하고 하나님께 용서를 구한다고 고백했다.
이렇게 살아가는 삶이 전부라고 했다. 나에게 영, 육간에 건강주시고 늘 기쁨과 즐거움 까지 채워 주시니... 아마 이런 일은 “예수 안 믿는 사람은 뭔지 모를 거야”...내가 믿어 보고 체험 해보니 참 감사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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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림기업 박성록 전, 회장. | ||
육군 중사로 부산 모 범죄 수사대 수사관으로 근무 했다. 수사관이란 직업이 범죄자 상대로 심문하고 죄를 다루는데 오히려 내가 죄를 짓는 죄인이라고 했다.
그 사람들에게 범죄사실을 눈감아주고 사례비를 받아 생활하는 것이 양심에 가책을 느껴 마음 한가운데 늘 괴로움이 많았다.
고민 끝에 사표를 쓰기를 결단하고 새사람이 되어 거듭날 것을 다짐했다. 무작정 연고도 없는 포항제철 박태준 사장을 만나려 포항에 왔다.
박 사장을 만나면 새로운 삶이 열릴 것 같아 부인과 핏덩이 아들을 등에 업고 포항에 왔지만, 막상 그분(박태준)을 만나기도 힘들고 전화해도 밑에 사람들이 막아 결국 만나지 못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박 태준 사장 부인이 나를 찾는다기에 반가운 마음으로 그의 집으로 달려가 만났다.
당신은 돈도 없고, 기술도 없으니 어디 취직이나 하시지요? 하는 말에 순간 “내가 취직 할 바엔 왜 여기까지 왔겠나? 하는 생각에 복받치는 감정을 억제하고, 박태준 사장 부인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그곳을 빠져” 나왔다.
갑자기 핏덩이 자식과 집사람 생각이 나면서 ‘눈물이 왈칵 솟아져’ 대문 앞 잔디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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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림기업 박성록전,회장. | ||
그래서 시작한 것이 월부 책장사였다. 그때부터 비바람이 부나 눈이오나 자전거 타고 열심히 책장사를 하던 중, 들려오는 소식에 포항제철 출입증 규격이 어떤 것은 길이가 길고, 또 짧고, 넓어 박태준 사장이 보기가 흉하다며 출입증을 규격화 하라고 지시했다.
이유는 긴 출입증의 경우 공장 콘 베어 벨트에 끼이면 안전사고가 발생 할 수 있다며 모든 출입증은 일관성 있게 규격화 하라는 지시에 전국의 출입증을 다 모아 봐도 쓸 만한 것이 없었다.
그때 조병창에 근무하는 어떤 군속이 포항제철 직원 면회 와서 출입증을 맡겼는데 그 출입증이 얼마나 정교한지 한눈에 속 들어왔다. 때 마침 포항제철 경비과장이 본 것이다.
곧 바로 포항제철 명의로 조병창에다 출입증 견본을 보내 달라는 협조 공문을 보냈다. 조병창 회신에서 우리는 특수한 부대이기에 귀사에 협조해 줄 수가 없다고 했다.
불같은 박태준 사장 지시사항에 경비과장은 몇 날을 고민하다 당신이 “군 수사과에 근무 했으니 누구보다 군 사정을 잘 아니까, 조병창 출입증을 가져 올수 있느냐는 물음에 이때다 싶어 그럼 그 출입증 가져오면 이 사업을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래 출입증만 가져 온다면 출입증 사업을 주겠노라는 약속에 단숨에 달려가 출입증을 가져왔다. 나에게 첫 사업이었다.
그 당시 출입증 한 장에 200원 받았는데 작업인부 들과 직원들이 워낙 많으니 돈이 됐다.
■출입증 사업과 함께 찾아온 또 다른 기회.
78년 포항제철 3고로 준공식 행사에 박정희 대통령이 방문 한다고 했다. 대통령을 맞이하기 위해 공장 내 흩어진 각종 쓰레기와 지저분한 것을 치워야 한다는 정보가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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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림기업 박성록 전,회장. | ||
포항제철 임원들 티 타입에 공문이 회람되었다. 공문내용을 보고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그것도 성림기업이 무상으로 한다고 하니 노정렬 업무이사가 곧바로 박태준 사장께 보고했다.
박태준 사장은 그 회사 누가 하는 것이야? 뭐 하는 회사야? 그리고 책임자는 누구야? 노 이사가 박성록 이라고 보고하자, 참 기특한 사람이구먼..., 이후 전 공장을 깨끗이 청소를 하고 난후 박태준 사장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
원래 박태준 사장은 표창을 잘 주는 사람이 아니라 잘 하면 그냥 잘 하는 구나 정도지 표창에 대해 인색한 분이라고 했다.
청소 공적으로 표창을 받고 난후 선재공장이 완공되고 협력업체를 선정한다는 소식에 더 많은 일을 하기위해 공문 뒤에다 표창을 붙였다.
때 마침 박태준 사장은 해외로 출장을 갔고, 고준식 부사장이 표창 붙은 서류를 보고 선재공장 협력기업으로 지정해 결재했다.
그 후 회사가 점점 발전해 가는 과정에 조말수 부사장이 포항제철 협력 기업인 ‘동양기업’을 매각한다고 하기에 성림기업이 인수하여 합병 시켰다.
그러자 세월도 흐르고 생산량도 많아지니 자연히 직원 수가 1,600명, 중장비 100여대 제법 큰 회사가 되었다.
포항제철 선재공장 생산 공정과정에서 나오는 철사에 앞, 뒤를 자르고 있었다. 성림기업이 자른 철사를 포항제철로부터 공급 받아 다시 못으로 가공했다.
그 공장이 마산 자유수출지역에서 생산하는 ‘드라이 월 스쿨’ 생산 공장이다. 당시 성공적으로 공장을 경영한다는 소문에 박태준 사장이 마산 공장을 방문했다.
박 사장은 공장전체를 둘러보시고 흡족했던지 고개를 끄떡 끄떡 하신 후 포항에 오시면 나를 불러 식사도 같이 하고, 하시는 말씀도 가까이서 듣고, 경영하는 것도 눈으로 보면서 철에 대한 관심을 가지며, 그때부터 친해지기 시작해 20여년을 함께 했다고 한다.
마산에 있는 ‘성림산업’은 날로 발전을 거듭해 200만 500만 1000만 불탑으로 성장했다. 그는 또 다시 사업 확장에 나서 울산에 있는 ‘환경공장’을 인수한다.
울산 공장에 엄청난 금액을 투자해서 경영하던 중, 박태준 회장 부친상가에 내가 박 회장을 부축하고 나타난 것을 김영삼 대통령이 TV뉴스로 본 것이다.
김영삼 대통령이 아들 현철에게 “박태준 옆에 있는 사람 누구야? 현철 씨가 이러한 사람이라고 얘기하자, 당장 포항제철에서 쫒아버려... 95년 5월4일 이틀 만에 400억 넘는 회사”를 고스란히 빼앗겼다.
그 길로 맨손이 됐다. 그 후 부터 살아가기가 무척 힘들고 고통스러운 나날이었다. 그 때 포항제철 임원 한사람이 경주에 부도난 ‘주물 공장’이 있는데 인수하라고 하여 그 사람 말만 믿고 공장을 인수 했다.
나중 알고 보니 주물공장은 3D 업종에다 IMF까지 겹쳐 결국 부도나고 말았다. 이것이 나의 삶이다.
그는 포항 토박이 기업으로 포항제철과 함께 성장 하면서 지역사회 굳은 일도 마다않고 불우한 이웃돕기, 공장 새마을 운동 등 적극 적으로 참여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석류장, 새마을훈장 근면장, 정부와 지방 자치단체, 사회 각 단체에서 받은 표창만 200여개나 된다.
■박태준 회장과는 어떤 관계인가?
박성록은 경남 양산군 장안면 임낭리 밀양 박 씨 집성촌에서 빈농의 아들로 태어났다, 고향에서 중학교를 마치고 당시 6.25전쟁이라 부산에서 어렵게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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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림기업 박성록 전,회장. | ||
박태준 회장과는 13촌이다.
지난 1996년 박태준 회장이 일본에서 돌아와 대검찰청으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39억9천만원 뇌물을 수수 했다며, 박 회장 아들, 딸, 친인척 주변까지 예금 통장을 조사하고 돈이나 수표 준 사람을 추적하고 있었다.
내가 “박 회장 아들이 미국 MIT공대를 졸업 했기에 박 씨 가문의 자랑이라고 여기며, 비자금 조금 있는 것을 용돈 쓰라고 준 것이 문제”가 됐다.
그 사건으로 “대검에서 조사 받는 과정에 조사관이 포항제철 계약 잘 받기 위해 뇌물 쓴 것이라며 윽박질러 그런 것 아니라 그저 순수한 마음이라고 항변” 했다.
대검 조사관과의 실랑이를 벌이면서 나에 대한 탐문 조사가 이루어졌다. 조사과정에서 내가 포항에서 장학 사업을 많이 한다는 진실을 알았다.
그 이후 또 다시 대검에서 한통의 전화 걸려 왔다. 대검으로 오라는 것이다, 포항에서 서울 대검찰청으로 갔다. 저녁 7시경 15층 대기실에 알만한 포항제철 임원들은 거의 다 와서 조사 받기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때 마침 경찰관이 나를 부르기에 그와 함께 12층으로 내려가니 김성호대검 1과장이 어깨를 탁 치며 당신은 ‘입지전적인 인물’이라고 했다.(김성호 법무부장관, 안기부장 역임)
김성호 과장은 우리가 당신을 조사해 보니 박태준 회장 도움 없이 열심히 노력해서 살아온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고 했다.
당시 박태준 회장이 자네 혹시 대검에 아는 사람이 있는가? 아는 사람은 없고 대검에서 조사한 검사는 압니다. 하지만 그렇게 잘 알지는 못합니다.
박 회장은 고개를 좌 우 흔들면서 아니야, 너를 잘 아는 것 같아... 너 칭찬 많이 하더라, 그 사람 찾아 꼭 한번 만나 보게나, 박 회장께 그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다. 기모 수사관이라고 했다.
다음 날 대검에 전화해서 박 회장이 얘기하는 수사관을 다방에서 만났다. 만나보니 모르는 사람이었다. 그 사람이 나에게 대검에서 조사받은 일이 있느냐고 묻기에 그렇다고 말하자, 그럼 나하고 대검으로 같이 가자고하여 가서보니 ‘김 종만 조사관’이었다.
김 종만 조사관은 박태준 회장 조사를 끝내면서 회장님! 수하에 쓸 만한 사람 딱 한사람 있습니다.
박 회장은 그 사람이 대체 누구요? 박 성 록 이란 사람인데 우리가 조사를 해보니 그동안 열심히 살았고 ‘자수성가한 사람’이라고 했다.
그 일이 인연이 되어 김 종만 조사관과는 ‘의형제’를 맺어 지금까지 정을 나눈다고 했다.
그 사건이후 박태준 회장은 만나는 사람들 마다 정말 쓸 놈은 박성록 뿐이라고 했다.
지금은 아무것도 가진 것 없지만, 그는 회사를 경영할 당시 직원들에 대한 사랑은 남달랐다. 포스 코 코크스 공장에서 땀 흘리고 일하는 근로자의 도시락과 회장인 자신의 도시락을 바꿔 먹는가하면, 시내를 지나치다 회사직원을 만나면 답배나 음료를 대접하고, 빈손 빈 입으로 보내지 않고 언제나 따뜻하게 포 응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그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했던 것이 후회뿐이라고 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나를 이토록 사랑하시기에 오늘도 변함없이 주님의 뜻을 구하며 조용히 기도한다.
“내가 기업 잘하고 세상 풍조에 따라 승승장구 했으면 지금처럼 건강한 모습이 아니라, 감옥에 갔던지, 아니면 아마 죽었을지도 몰라”.
그는 이제 부터라도 잘 살아야겠다고 다짐한다. 난 늙었다고 생각해 본적이 없어, 나에게 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지금까지의 풍부한 경험을 살려 어느 누구보다 잘 할 수 있다며 ‘갈 렙’처럼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준형 기자 iptv828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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