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저널 이환수 기자] 지난 7월 20일 울산에서 20대 두 자매를 무참히 찔러 살해하고 달아난 용의자 김홍일(27)이 범행 56일 만에 수염이 길고 초췌한 모습으로 경찰에 붙잡혔다.

은신처는 경찰이 사건 직후 대대적인 수색을 벌였던 곳이었다.

경찰은 김홍일을 상대로 밤늦게까지 범행 경위 등을 조사했다.

14일 경찰조사 결과에 따르면 울산 자매살인 사건의 범인 김 씨는 평소 자신이 좋아했던 박 모 씨 자매 중 언니 (27)가 ‘헤어지자’고 이별을 통보하자 격분해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앞서 김 씨는 체포 직후 기자들에게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말했지만, 경찰은 계획적인 범행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울산 중부경찰서는 전날 오후 10시부터 2시간가량 김 씨를 대상으로 범행 동기와 도피 과정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경찰은 김 씨가 묵비권을 행사하지 않고 담담하게 진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7월 20일 오전 3시 22분쯤 울산 중구 성남동의 2층 다가구주택에 들어가 잠자던 박 씨 자매를 흉기로 살해했다

그는 범행 일주일 전 언니가 ‘헤어지자’는 내용의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를 자신에게 보내자 격분했고, 이튿날 직접 만나 다시 이별을 통보받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그는 울산의 한 가게에서 범행에 사용할 흉기를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동기는 살해한 자매 중 언니가 자신과의 결별을 통보한데 따른 일종의 보복으로 보여진다.

3년 전 자매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가게에서 5개월 정도 아르바이트를 했던 김 씨는 숨진 자매 중 언니를 좋아해 ‘스토커’처럼 따라다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범행 이후 자신이 졸업한 부산 기장군의 한 대학교 뒤 함박산 일대에서 계속 숨어 지냈다고 진술했다. 그는 이곳에서 빵과 음료수를 주워다 먹으며 두 달을 버텼다.

하지만 지난 13일 낮 12시께 김 씨를 발견한 산불 감시원의 신고로 수색 5시간여 만에 검거됐다. 함박산은 사건 직후 김홍일의 승용차와 휴대전화가 발견됐던 곳이다.

경찰은 함박산 일대에서 여러 차례 대대적인 수색을 벌였지만 은신처를 찾지 못해 초기 수색에 허점을 드러냈다.

결국 김홍일을 잡은 건 SNS 등에 제보를 쏟아내며 적극적인 수사를 촉구했던 시민의 힘이었다. 경찰은 김 씨가 범행을 순순히 인정한 만큼 이르면 14일 구속 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검거 소식을 듣고 달려온 피해자 가족은 황망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피해 자매 아버지는 “가슴이 좀 뚫릴지 알았는데 그냥 그대로 꽉 막혀 있다. 내일 우리 애 보고 오면 좀 어떻게 (가슴) 한쪽이라도 뚫릴지 모르겠다”며 울분을 토했다.

이환수 기자  naewoe45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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